지칠 줄 모르는 노장 투혼 “나 아직 안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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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줄 모르는 노장 투혼 “나 아직 안 죽었어”

일요시사 0 2917 0 0

새해가 되면 정치권의 시선이 ‘세배정치’에 쏠리곤 한다. 전직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들은 측근 인사들과 한해의 시작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유력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이 건재함을 대내외에 알리고 막강한 세를 과시했다. 최근 정가의 ‘세배정치’는 예전의 그것만 못하지만 정치권 인사들의 새해 인사에 ‘정치 훈수’를 세뱃돈으로 내어주는 모습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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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에서 새해 인사를 받는 ‘어르신’은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재 정도다. 그리고 이중에는 아직까지 수많은 현역 정치인들에게 둘러싸여 새해를 맞이하는 이들이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새해 아침을 날고 기는 정가 인사들과 함께 했다. 서울 상도동 자택으로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영삼 정부’ 때 재임했던 고건·이수성 전 총리, 신경식 전 정무제1장관, 외무장관을 지냈던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이 찾아온 것.

새해부터 문전성시

이재오 특임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맹형규 행정안전부·진수희 보건복지부·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과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 홍사덕·김영선·권영세·안경률·이군현·이성헌·장광근·김선동·김성회·박영아·여상규·이종혁·정옥임 의원 등 현역 정치인들도 모여들었다. 

여기에 상도동계 인사인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와 김혜성 미래희망연대 의원, 무소속 이인제 의원도 자리를 함께 하는 등 정치인들과 각계각층의 하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은 이들에게 “정치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정의로워야 한다”며 ‘정자정야(政者正也·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를 새해 휘호로 제시했다. 이어 ‘정치 훈수’로 새해 덕담을 대신했다. 

하지만 정가의 이목을 상도동으로 모은 것은 두차례 ‘폭탄 발언’에서였다. 김 전 대통령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새해 인사를 받은 자리에서 “죽으면 끝나는 것이고 영원히 못산다”며 ‘전 재산 사회 환원’ 계획을 밝혔다. 

이후 정치인들이 연달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거나 재산 사회 환원 일화가 전해지는 등 ‘기부 릴레이’라는 기분 좋은 파장을 일으켰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정치권에 ‘덕담’을 건네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월20일 상도동계 인사 모임인 ‘민주동지회’ 신년인사회에서 독설을 퍼부었다. 

김 전 대통령은 “새해에는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무엇보다 안보가 중대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된다”면서 ‘정치인들의 애국심과 자중’을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의 독설이 날을 드러낸 것은 ‘군사독재’를 말하면서부터다. 그는 “18년간 장기독재를 한 박정희가 이 나라 군사독재 정권의 원흉”이라며 “수많은 국민이 유신독재의 무자비한 탄압과 고문에 의해 비명에 죽어 갔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 취임 직후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해 한국 민주주의의 암 덩어리를 전광석화처럼 잘라냈다”면서 “그래서 이 나라에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군사 쿠데타는 최대의 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김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 이미지를 강조, 박 전 대통령의 딸이자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김 전 대통령이 “2년이나 남은 대통령 선거가 조기에 과열되는 것은 나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정치인들의 애국심과 자중을 당부한다”고 한 것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새해 덕담 대신 정치 훈수를 건네는 것은 김 전 대통령만이 아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새해 첫날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이재오 특임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한나라당 안경률·이군현·황진하 의원,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 등 450여 명의 하례객을 맞았다. 

전 전 대통령은 이재오 특임장관 일행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을 거론하며 “한미 합동훈련 등 정부가 대응을 잘했다”며 “저쪽(북한)에 얕보이면 안 되므로 강하게 할 때는 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월3일 박희태 국회의장의 예방을 받았을 때는 “국가 안보에 관해 국민의 걱정이 많다”는 박 의장의 말에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해 겁을 낸다거나 준비를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정치보다는 건강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들도 있다.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건강이 악화된 노태우 전 대통령과 2008년 뇌졸중 증세로 한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김종필 전 총재가 그렇다. 

노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시끌벅적하게 하례객을 맞는 대신 강원도 용평에서 조용히 새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은 많이 좋아졌으나 요양을 위해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았다고.

김 전 총재의 건강 상태도 이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재는 새해 박희태 국회의장,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과 이재오 특임장관,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 안경률·이군현 의원, 이한동 전 국무총리 등의 방문을 받았다. 

건강부터 챙기고…

지난 1월6일에는 안상수 대표의 예방을 받기도 했다. 김 전 총재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들었다”는 안 대표의 인사에 “좋지 않다. 겉으로 보면 지금 하나도 변함이 없는 것 같은데 속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안 대표가 새해 덕담을 청하자 “금년이 토끼해인데, 토끼가 조용하지만 지혜로운 동물이다. 거북이와 경쟁하다가 졌지만, (사실은) 져 준 것이다. 금년에 여러 가지 잘 될 것이다. 소신껏 추진하고 결과를 국민들에게 나누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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