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부실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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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부실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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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자금 돌려막기 ‘적신호’


[일요시사=경제1팀]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의 개인회사 3곳이 수상쩍다. 아노텐금산과 에이치투더블유티이, 아노텐더블유티이는 조 사장이 주요 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 이들 사이에서의 차입금 거래가 증가하면서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운영자금지원이 목적이라지만, 적자가 누적된 부실계열사를 지원하고 있어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지적이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사장은 그룹 내 비주력계열사 몇 곳을 소유하고 있다. 이 중 증기 냉온수 및 공기조절 공급업체인 아노텐 금산과 기계장비 중개업체인 에이치투더블유티이는 기계장비 중개업체인 아노텐더블유티이로부터 운영자금을 빌려 회사를 꾸려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차입규모가 2배 이상으로 증가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본잠식서 자금대여

최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출자총액제한을 받는 51개 그룹 중 지난해 신규 진입한 한솔과 아모레퍼시픽을 제외한 49개 그룹의 계열사간 자금 차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국타이어그룹은 아노텐금산과 에이치투더블유티이가 올 상반기에 계열사로부터 50억3600만원을 차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3억6800만원에 비해 113%나 증가한 금액이다.

두 회사의 전체 차입금은 223억7600만원으로 이 가운데 계열사간 차입금은 2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보다 5%p 오른 수치로, 이는 49개 기업집단의 평균치인 1.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계열사간 차입에 관여한 3개 회사 모두 조 사장이 최대주주 혹은 주요 주주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자금을 빌려간 두 회사는 모두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상태다. 이에 운영 자금을 목적으로 계열사 간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아노텐더블유티이는 조 사장이 63.3%, 남매지간인 조희경 씨가 20.9%의 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아노텐금산은 조 사장이 최대주주(97.1%)로 있는 회사로 올 상반기 그룹 계열사인 아노텐더블유티이로부터 49억 원을 차입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23억원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전체 차입금 중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4%p 상승한 23%에 달했다.

아노텐금산은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열에너지인 증기를 생산하는 업체로 2010년 7월에 설립돼 그룹으로 편입됐다.

조현식 사장 개인회사 3곳 수상쩍은 차입거래
매년 수십억 쏟아붓지만…갈수록 적자폭 커져

지난해 매출은 11억1292만원으로 100%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영업 손실이 지속되며 2011년 33억468만원, 2012년은 42억8820만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는 -55억1373억원으로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에이치투더블유티이 역시 아노텐더블유티이로부터 올 상반기 1억3600만원을 차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0% 증가한 것으로 전체 차입금 중 차지하는 비중은 9%로 나타났다. 아노텐금산에 비해 낮지만 49개 기업집단 평균인 1.2%보다 높다.

2009년 11월 기계장비업으로 설립된 이 회사 역시 조 사장이 27.3%의 지분을 보유, 대표로 있는 김형태 최대주주(45.5%)에 이어 주요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500만원으로 모두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지난해 1억500만원의 영업 손실과 함께 자본총계도 -6억1400만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
상황이 이렇자 이들에게 자금을 수혈해주고 있는 아노텐더블유티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아노텐더블유티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 같은 차입 거래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없다”고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수 있는 자금거래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본잠식에 빠진 대기업 계열사가 낮은 이자로 계열사들에게 돈을 빌려 유동성을 해결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금감원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상반기까지 이뤄진 대기업 비상장 계열사들이 다른 계열사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2조3000억원이 넘었다. 이중 1조300억원가량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부실 계열사들의 거래였다.

또 완전 자본잠식 계열사가 국세청이 고시하는 당좌대출 평균금리보다 낮은 이자로 다른 계열사 자금을 끌어다 쓴 경우도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부실 계열사들이 돈을 빌릴 수 없는 은행권 대신 좋은 조건으로 우량 계열사에게 손을 벌리고 있는 셈이다.

황태자 뒤봐주기?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부실 계열사가 성장성이 있는 중소기업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시장이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며 “무분별한 대기업 계열사간 자금거래는 부실 계열사에 대한 시장 퇴출을 가로막아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만큼 부당 내부거래 기준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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