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허그방’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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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르포> 요즘 뜨는 ‘허그방’ 가보니…

일요시사 0 8571 0 0

변태만 출입한다고? 외로운 기러기아빠들 “만져주세요”

 

[일요시사=사회팀] ‘키스방’ ‘유리방’ ‘귀청소방’ 등 경찰의 성매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정체불명의 간판을 내걸고 유사성행위를 하는 업소들이다. 이러한 신변종 유해업소들은 단속망과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며 여전히 성행 중이다. 최근에는 ‘허그방’이 외로운 남자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허그방’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남자들이 외로움을 달래는 곳으로 알려진다. 경기도 일대에서 성업해 점차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방 이름 그대로 주 스킨십은 포옹이다. 이 같은 유사성행위 업소는 불법 성매매가 이뤄지는 현장을 적발하지 않는 이상 처벌이 어렵다. 그래서인지 대낮부터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낮부터 새벽까지, 허그방 안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외로운 사람들이
자주 찾는 ‘힐링박스’

키스방은 과거부터 성행해 익히 들었지만 허그방은 조금 생소했다. 그렇지만 키스방이 키스만 하지 않듯이, 허그방도 포옹만 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그 실태를 알아보고자 미리 예약을 하고 지난 23일 인천에 있는 허그방을 찾았다. 인근 지하철역에 도착해 업주에게 전화해 자세한 위치를 물었다. 업주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길을 걸어 도착해보니 즐비한 술집들 사이에 수줍게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 건물 4층으로 올라갔다.

허그방 문 앞에는 ‘벨을 눌러주세요’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었다. 문구에 따라 순순히 벨을 눌렀다. 그러자 한 남성이 응답했다. “저번에 전화하고 오신 분이죠? 추우니까 어서 들어오세요.” 벨을 누르고 입구에 들어서자 슬리퍼 여러 켤레가 정돈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허그방 업주는 신발장 앞까지 나와 손을 내밀어 반갑게 맞이해줬다. 업주는 헬스장 트레이너처럼 몸이 건장했다. 순간 헬스장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포스가 남달랐다.

“금방 잘 찾아오셨네요. 신발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으세요. 가격은 말씀드렸다시피 30분에 4만원이고요. 선불이에요. 시간 추가 시 미리 말씀해주세요.” 안내에 따라 신발을 슬리퍼로 갈아 신고 의자에 앉아 대기했다. 서 있는 업주 뒤에는 ‘사업자등록증’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찬찬히 둘러본 결과 낯선 여성과 포옹이 이루어지는 방은 총 8개였다. 이른 저녁에 찾아간 탓일까.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다.

허그방 아가씨가 준비될 찰나에 업주는 기자를 방으로 인도했다. 방의 크기는 2평 남짓했다.

“여기서 편하게 기다리시면 됩니다. 아가씨가 들어오면 알람시계를 누를 거예요. 그때부터 30분 동안 스킨십 하시면 됩니다. 아참, 아가씨 오기 전에 옆에서 양치질 해주세요.”

업주는 방을 안내함과 동시에 양치질을 요구했다. ‘키스도 가능한가?’ 역시나 포옹만 이루어지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양치를 위해 화장실로 이동했다. 화장실에는 일회용 칫솔이 가득했다. 밑에 있는 휴지통을 내려다보니 칫솔 포장지로 꽉 차 있었다. 그만큼 많은 손님이 다녀갔다는 방증이었다. 이내 양치를 하고 방으로 향했다.

경기 일대서 성업 점차 전국으로 확산
30분 4만원…낮부터 손님 끊이지 않아

방 안은 어두컴컴했다. 야릇한 핑크빛 조명 외에는 빛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작은 공간 안에는 성인 2인이 누울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인 2인용 소파와 큰 물티슈가 놓인 탁자가 있었다. 방 내부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소파에 앉은 지 5분 정도 지났을까. 20대 초반, 키가 170cm는 족히 돼 보이는 날씬한 여성이 들어왔다. 푹 파인 주황빛 원피스 사이로 육감적인 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허그녀의 자태는 남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친절한 말투로 환하게 인사하며 들어온 그녀는 조그마한 알람시계를 탁자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이내 버튼을 눌렀다.

그녀가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어두운 공간은 외로움을 달래주는 ‘힐링박스’로 변했다. 남성들이 낯선 여체를 느낄 시간은 단 30분.

“오빠 손이 차네요. 추운가봐?”

허그녀는 따뜻한 녹차 한 잔을 건네며 기자의 손을 잡았다.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허그방에 처음 왔다는 것을 밝히고, 정해진 시간 동안 궁금증을 풀어내고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이 방에서 어디까지 가능하죠?”

허그녀는 피식 웃으며 “허그방이니까 껴안으면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녀는 생각보다 도발적으로 다가왔다. 순간 당황했지만 기자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요즘 너무 외롭다. 스킨십보단 편안한 대화로 외로움을 씻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허그녀는 소리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꽉 안아 줄게요”
또 하나의 변태 업소

그녀에 따르면 허그방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이어진다. 허그방 아가씨들은 주간조와 야간조로 나뉘어 외로운 남자들을 달래준다. 이들의 나이는 보통 20∼27세로 꽤 젊은 편이었다. 기자가 만난 허그녀 또한 23살로 어린 편에 속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궁금한 건 스킨십의 정도였다. 허그녀는 “옷 위로 가슴을 만지는 것까지는 가능하다”며 “가슴, 허리, 엉덩이, 다리를 만지는 건 기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흥분한 나머지 허그녀의 가슴을 옷 밖으로 꺼내 원피스와 브레지어를 벗기고 애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팬티를 벗기고 강제로 만지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더 나아가 허그녀 앞에서 바지를 내린 채 자위를 하며 그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요구하거나, 성기를 잡고 오랄을 해달라고 조르는 남성도 있다고 한다. 이렇듯 허그방 내 포옹은 그저 명분에 불과했다. 약간 변태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삽입 없이 자극적인 스킨십을 즐기기 위해 찾는 것으로 보였다.

 

허그녀의 말을 듣다보니 2차의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그녀는 2차 여부에 대해 “언니들 마다 다르다”며 “돈을 더 주거나 기분이 좋으면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외로운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오니 한편으로는 절제를 못하는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허그방을 찾는 사람들은 포옹뿐만이 아니라 키스와 가슴애무 등 다양한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골들의 연령대는 4∼50대 중년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주로 오전이나 낮에 찾아와 주간조 아가씨들과 몸을 섞는다고 한다. 꾸준히 얼굴을 비치는 단골도 많다고. 물론 젊은이들도 허그방을 즐겨 찾는다. 2∼30대도 분명 단골이 있다고 한다. 보통 인근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이곳 문을 두드린다고 한다.

허그녀는 “아무래도 주변에 술집이 많다보니 술에 취한 사람들이 많이 온다”며 “친구들끼리 몰려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술에 취해 가끔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야간조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깽판을 부리면 오빠(업주)가 컨트롤 한다”고 덧붙였다.

허그방 아가씨들은 업주가 앉아있는 카운터 뒤에 있는 조그마한 방에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리고 호출되면 방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방마다 번호가 붙어있다. 기자는 그녀의 수입이 궁금했다.

“얼마 벌 것 같아요?”

“글쎄….”

“한 번 맞춰 봐”

“이걸로만 벌진 않겠죠? 투잡이죠?”

“오빠 나 이것만 해.”(웃음)

웃음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다. ‘쫌 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녀는 거침없이 자신의 수입을 공개했다.

“한 달에 최소 300은 찍어요. 솔직히 300은 벌어야 이 짓 하죠. 그래도 삽입 없이 이정도면 깔끔하고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저 포옹만? 대딸에 2차도 가능
진상 손님은? 허그녀 몸에 침 질질

300이라는 수입에 조금 놀랐다. 그리고 그녀는 매우 솔직했다. 하나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녀에 따르면 허그방은 주 5일제다. 주말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 조금 의아했다. 주말에 손님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반대였다. 오히려 평일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주 수익원이었던 것이다.

주말에는 일반 직장인들처럼 쉬기 때문에 허그 업무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허그녀를 만난 날은 23일. 다음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이브와 크리스마스 날 영업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틀은 쉬어야죠”라며 “내일은 친구들과 함께 스키장에 놀러간다”며 밝게 웃었다. 영락없는 20대 초반의 아가씨였다.

그렇다면 허그녀는 왜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걸까. 우회적으로 질문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허그방을 통해 모은 돈으로 성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오빠 나 어디 고치면 이쁠까?” “어려 보여 나이 들어 보여?” 이런 식의 질문을 쏟으며 자신의 외모를 평가해달라고 부탁했다.

키스방 능가하는
야릇한 욕구해소

그런데 실제로 스킨십은 하지 않고 순수하게 대화만 하고 가는 손님도 존재했다. 그녀에 따르면 허그방을 찾는 4∼50대 중년 중에는 기러기아빠가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육체적 욕구를 푸는 것을 원하지만, 단골의 경우 어깨에 손을 얹고 대화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허그방의 표면적인 정체성이 지켜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한편으로는 ‘외로운 사람들이 참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울한 기분이 엄습했다.
정신없이 대화를 하다가 문득 알람시계를 봤더니 그녀와 헤어지기 5분 전이었다. 알람시계를 의식한 탓이었을까. 그녀가 말했다.

“오빠 이대로 가기 아쉬운 거야? 바지 벗어봐 흔들어서 물 빼줄게요.”

그녀는 자위를 대신 해주려고 시도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냥 가냐는 것이었다. 그녀의 호의(?)를 거절하고 짧고도 길었던 30분의 시간을 마감했다. 그리고 서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신발을 갈아 신고 나가는 순간까지 허그녀와 업주는 친절했다.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오세요.”

대낮에 찾아오는
중년의 손길…

성매매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유사성행위 업소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허그방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신종 유사성행위 업소는 도심 곳곳에 우후죽순 늘어나 외로운 남자들을 어루만지고 있다. 키스에 이어 허그로 시작하는 ‘힐링박스’ 허그방은 키스방과 비슷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이상의 자극이 있는 곳이다.

허그방에 단골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육체적인 욕구를 풀기 위해 찾는 사람이 다수인 게 사실이지만, 허그방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진짜 포옹만 하면서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말벗이 필요해 4만원을 지불하고 30분 동안 속 얘기를 털어놓는 중년들이 많다고 한다. 한편으로 매우 씁쓸한 이야기다. 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의 근원은 무엇일까.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 때문에 끊임없이 낯선 여성을 마주하는 사람들. 이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외롭다. 그리고 변태업소들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용환 기자 <cyh@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소프트’ 간판 보고 가보니…

감옥, 또는 병실…변태 테마룸

지난 30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도심 빌딩 사무실을 임대해 변태적 성매매업소를 운영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전씨의 업소에서 일한 20대 여종업원 2명, 성매수를 한 남성 1명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회사 위장 유사성행위
단골만 대상으로 영업

전씨는 지난달부터 광주시 서구 쌍촌동 한 건물 7층에서 유사성행위를 하는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며 여종업원과 남성간 성매매를 알선해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소프트’로 업소를 위장해 감옥, 교실, 병원, 한국방, 중국방, 일본방 등 변태적 테마의 방을 차려 영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과거 자신의 업소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남성들만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영업하고, 유사성행위 알선 대가로 받은 돈을 여종업과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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