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VS 친노잠룡 '친노 내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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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VS 친노잠룡 '친노 내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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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독주에 불만 "우리도 있다"

[일요시사=정치팀] 친노가 진격하고 있다. 진격을 넘어선 '분노의 질주'다. 친노의 광폭행보에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비노계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진영까지 연이어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하지만 친노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적이 더 늘었다. 바로 친노 내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이다.


대선 패배 이후 정치전면에서 물러났던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차기 대권 재도전 시사를 계기로 급속하게 재결집하고 있다. 친노는 민주당 내 최대계파다. 친노 그룹은 재작년 총선에서 최대계파로 성장했고, 지난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문제 등을 거치며 세를 더욱 더 확장했다.

대선 재도전
쉽진 않을 걸?

현재 대략 40~50명 가량이 민주당 내에서 '친노' 또는 '범친노'로 분류된다. 문 의원은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2년 대선의 꿈이 2017년으로 미뤄졌다. 반드시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면서 "제가 꼭 (대선 후보를) 해야 한다고 집착하지는 않지만 회피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대선이 끝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또 불과 열흘 뒤엔 <1219 끝이 시작이다>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대선회고록을 통해 "광범위한 관권 부정선거로 얼룩진 지난 대선에 대해 일말의 미안함도 표시하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미국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시발은 도청사건이 아니라 거짓말"이라고 박 대통령과 날을 세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대선 1주년인 지난해 12월19일에는 공교롭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변호사 활동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이 개봉하며 친노진영이 다시 한 번 정치 전면에 나서려는 분위기다. 영화 <변호인>은 현재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며 개봉 14일 만에 관객수 600만을 넘어섰다.

친노 뭉치자 커진 견제세력
지방선거 앞두고 내전 임박

영화의 흥행과 함께 그동안 잔뜩 움츠려있던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도 최근에는 강연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활동의 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02년 대선, 2003년 탄핵, 퇴임 후 검찰 수사 등 중요 국면마다 감성코드는 친노 지지층을 결집시켰었다.

하지만 친노의 재결집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곱지 않다. 새누리당은 공식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문 의원이) '친노의 좌장'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안달'하는 모습은 매우 안쓰럽다"며 "'세'를 잃지 않으려는 집착정치를 지양해야 한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도 등 돌려
외로운 친노

민주당 내부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계의 핵심인사인 신학용 의원은 문 의원의 행보에 대해 "국민은 떡 줄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노계인 조경태 의원은 친노의 세몰이에 대해 "본인들이 모임을 하는 건 자유지만 자기들끼리 세력화 하겠다고 한다면 자기들끼리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분당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쏟아냈다.

당 지도부도 친노의 세결집을 탐탁지 않게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친노가 재부상한 이후로는 중요한 시점마다 문 의원과 친노를 향한 여권의 파상공세로 대여전선이 흐트러지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문 의원의 행보에 대해 "당보다 개인과 진영 이해관계만 앞세운 행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당 지도부의 인식을 방증하듯 지난해 12월 열린 문 의원의 북콘서트는 당 안팎의 친노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마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지만, 당 지도부는 전병헌 원내대표를 제외하고는 전원 불참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도 견제에 나섰다. 안철수신당 소속으로 내년 전북도지사 출마를 검토 중인 조배숙 전 의원은 "지방선거나 끝나고 입장정리를 해서 (대선출마를) 얘기한다면 모를까 지금 이렇게 얘기한 것은 다분히 안철수신당이 창당됨으로써 민심이 거기에 쏠리는 것을 좀 어떻게든지 막아보자 하는 조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전략이라 생각한다"며 "안철수신당을 견제하거나 김 빼기 위한 전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을 중심으로 친노가 재결집하면서 정치권 전체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모양새다. 게다가 문 의원이 광폭행보를 펼쳐나가면서 최근에는 친노 내부에서조차 분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치 전면에 나설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친노 차기 대권주자들은 문 의원의 행보를 이대로 지켜보기만 한다면 '친노 차기 대권주자는 문재인'이라는 공식이 기정사실화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미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정신적으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잇는 장자(長子)라는 자부심이 있다. 집안을 이어나가는 맏이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다"며 사실상 차기 대권도전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는 현재 노 전 대통령을 후광을 독차지하고 있는 문 의원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도 하다. 안 지사의 '장자론'은 더 이상 "삼촌(문재인)에게 장자(안희정)가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때문에 당장 두 사람이 노 전 대통령의 적통 자리를 두고 격돌할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노의 분화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특히 문 의원은 대여전선에 적극 개입하며 세 결집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안 지사는 실용 입장을 견지하며 대중적 지지를 앞세우는 방식의 행보를 펼치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벌써 이를 '친노 강경파'(문재인)와 '친노 실용파'(안희정)로 분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문 의원이 명실상부 친노의 수장이지만 친노진영 내에서도 너무 강경한 기류에 불만을 가져온 이들이 있는 만큼 향후 안 지사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친노 성향의 잠룡은 안 지사뿐만이 아니다. 자천타천으로 송영길 인천시장, 김두관 전 경남지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꾸준히 거론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권 초반에는 차기 대선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정치권의 불문율이었는데 문 의원이 그 룰을 깨고 치고 나갔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친노의 수장으로 군림하려 했다. 다른 친노 잠룡들은 위기감과 동시에 불쾌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문 의원이 현재와 같은 행보를 계속한다면 차기 대권을 꿈꾸는 친노 잠룡들도 지방선거 전에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얼마나 당선시키느냐에 따라 당내 입지가 달라지고 차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의원이 차기 대선까지 4년이나 남아 있던 지난해 벌써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야권 공멸 위기
친노가 문제?

현재 민주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계파는 친노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인사들은 당내 공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친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친노에 줄을 대려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이들이 범친노로 규합되면 문 의원의 대권플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야권 대권주자들의 조기등판이 야권 전체를 공멸로 몰고 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일각에선 친노 측 대권주자들의 조기등판이 야권 지지율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친노와 비노 간의 계파 대결로 시끄러운 민주당이 더욱 소란스러워지면서 사분오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친노 적통은 누구? 자리싸움
고립무원 문재인, 외로운 선두

민주당의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잠룡들이 각자의 세 불리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국 다가오는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고, 지방선거에서 대패하게 되면 그 책임은 당장 문 의원을 비롯한 야권 잠룡들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야권의 수장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대권은 결코 차지할 수 없다.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실제로 최근 모 언론사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우리나라의 계파정치가 심각하다고 느낀다고 대답했으며 '국민과 정당에 심각한 폐해를 주는 계파'로 친노계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꾸준히 비판해온 친박계는 2위에 머물렀다. 친노계로서는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문재인의 승부수
결국엔 오판?

문 의원 개인으로서도 오판을 한 것이란 지적도 있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뒤 전국을 돌며 세몰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겠지만 문 의원의 행보가 빨라질수록 당 안팎으로 문 의원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 될 것이란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현재 문 의원과 친노는 차기 대권만을 준비한다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졌다. 이는 두고두고 문 의원과 친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임박한 친노 내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쇄신과 이미지 변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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