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검사 vs 청담동 의사' 진실게임 2라운드

한국뉴스

'에이미 검사 vs 청담동 의사' 진실게임 2라운드

일요시사 0 1277 0 0


구정물 튀긴 막장 치정극 그 끝은?

[일요시사=사회팀] 현직 검사와 연인 관계임을 인정하는 여성 연예인의 인터뷰가 황금시간대 뉴스로 전국에 생중계됐다. 그러나 이들의 열애 소식은 사회부 기사를 통해 대서특필됐다. 검사와 연예인, 유명 성형외과 의사가 연루된 희대의 스캔들은 의사의 형이 전직 경찰청장이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또 다른 논란으로 확대됐다. 또 이들의 연결고리인 병원 여직원은 거꾸로 검사를 협박한 정황이 있는 등 사건은 진실게임으로 비화되고 있다. 얽히고설킨 '해결사 검사' 사건의 전모를 확인했다.


지난 22일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춘천지검 소속 전모(37) 검사를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역사 66년 만에 현직 검사가 공갈 혐의로 기소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검사가 공갈 처음

전 검사는 연예인 에이미(32)를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조사하면서 인연을 맺은 뒤 에이미가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자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에이미는 전 검사에게 성형수술 부작용을 호소했다. 에이미가 수술을 받은 성형외과는 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소개된 서울 강남의 A성형외과였다.

검찰에 따르면 전 검사는 A성형외과 원장 최모(43)씨를 상대로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갖은 협박성 발언을 하고 거액의 금품을 뜯어냈다. 전 검사는 에이미와 함께 직접 병원을 찾아 재수술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압력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 및 연예계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 검사는 지난 2012년 9월 에이미를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구속했다. 같은 해 11월 에이미는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구속 직전 받았던 성형수술의 후유증 때문에 앉기도 힘들 정도로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감옥에 있으면서 사후 관리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전 검사는 자신이 조사했던 피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겪었다. 당시 피의자는 전 검사 앞으로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해당 사건은 검찰 내사 후 전 검사에게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다. 하지만 전 검사는 에이미도 자신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고 한다. 에이미 역시 연예인 생활을 못하게 될까 두려워했다고 한다.

결국 전 검사는 11월 중순 최씨를 상대로 전화를 걸었다. 당시 전 검사는 "내가 에이미를 구속시켰던 검사입니다. 내가 몇몇 병원 압수수색하게 했는데 에이미에게 재수술을 안 해주면 당신 병원도 압수수색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잇따른 민·형사 사건으로 머리를 앓던 최씨는 에이미의 재수술을 해줬다.

하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자 전 검사는 추가 수술을 요구했다. 최씨가 거부하자 전 검사는 "내 손 아니어도 당신 병원 박살내 버리고 당신 구속시킬 테니까, 두고 봅시다. 크게 실수하신 것 같습니다. 각오해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전 검사는 병원으로 직접 찾아가 자살한 연예인 ㄱ씨를 거론하며 "ㄱ씨가 자살할 때 사용했던 압박붕대가 당신 병원 것 아니냐. ㄱ씨가 이 병원에서 프로포폴에 중독된 걸로 안다. 당신 병원 5년치 압수수색하면 ㄱ씨가 이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맞았는지 아닌지 다 알 수 있다. 당신 병원 박살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이에 최씨는 그해 12월까지 세 번에 걸쳐 에이미에게 무료수술을 했다.

협박 과정에서 전 검사는 회유도 병행했다. 전 검사는 "재수술을 해주면 다른 검찰청에서 수사 중인 사건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구슬렸다. 최씨는 프로포폴 불법투여 혐의로 경찰 내사를 받고 있었다. 전 검사는 최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요즘 주위가 어수선한데 많이 걱정 안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저 믿어주셔도 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최씨는 2013년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9차례에 걸쳐 모두 2250만원을 전 검사에게 치료비 명목으로 송금했다. 전 검사는 받은 돈을 에이미의 지인을 통해 에이미에게 전달했다. 전 검사는 에이미가 최씨를 상대로 소송을 해도 돈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뒤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미는 전 검사와 함께 병원을 찾아갔지만 부탁만 했을 뿐 협박 등과 관련해 개입하거나 교사한 사실이 없어 사법처리되지 않았다. 전 검사도 에이미의 공갈교사 혐의를 적극 부인했다고 한다. 때문에 에이미는 전 검사가 최씨를 협박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전 검사가 남자로서 (에이미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협박을) 말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부연했다.

전 검사 측은 "검사 개인의 금전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에이미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 도움을 준 것"이라고 주장한다.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극심한 후유증을 앓던 애인을 지켜만 볼 수 없어 본인이 직접 문제해결을 위해 나섰다는 것이다.

사랑에 눈멀어…뺏고 빼앗긴 '사랑과 전쟁'
수사무마·플리바게닝 있었나…검경 갈등도

전 검사와 에이미는 대검찰청이 사건을 감찰에서 수사로 전환할 때만 해도 서로 연인임을 부정했다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사적인 만남을 인정했다. 특히 에이미는 입장을 유보하던 중 지난 21일 <JTBC> 방송에 전격 출연해 연인관계임을 공개했다. 

검찰은 공식적으로는 전 검사와 에이미의 관계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수사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검찰은 "전 검사가 자신의 행위를 범죄라고 인지하지 않았다"며 "별다른 생각 없이 단지 도와준다는 생각에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전 검사의 구속 기소로 이른바 '해결사 검사' 스캔들은 일단락된 모양새다. 하지만 사건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 병원장 최씨와 그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여직원 김모(37)씨의 소송전이 진실게임 양상을 띠는 까닭이다.

2013년 10월 최씨는 김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러자 최씨는 "김씨와 업무 관계로 만났다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녹취록 등 성폭행을 당한 정황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최씨는 "사귀는 사이였기 때문에 성폭행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재반박했다.

지난 17일 최씨는 김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움츠려 있던 최씨가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새로운 의혹이 고개를 들었다. 첫째는 김씨가 전 검사를 협박해 3000여만원을 뜯어냈다는 의혹, 둘째는 최씨가 경찰에 플리바게닝을 하면서 수사가 무마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먼저 김씨는 최씨를 고소하기 위해 다투던 중 최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 검사와의 돈거래 정황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이를 토대로 김씨는 전 검사에게서 돈을 뜯어냈으며, 현재 전 검사 측은 김씨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 중이란 의혹이다. 김씨는 복수 언론 인터뷰에서 "민감한 부분이라 말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협박 vs 협박

또 뿌리 깊은 검·경 갈등을 축으로 최씨가 '전 검사를 찌르는 대가'로 성폭행 혐의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검찰은 경찰이 전 검사를 수사하려 하자 자체 감찰 2주 만에 전 검사를 구속한 바 있다. 최씨의 형이 전직 경찰청장이란 점과 수사 진척이 더디다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때문에 '한방' 제대로 먹은 검찰이 경찰을 상대로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검사-에이미 연인 맞나?

전 검사는 에이미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일까.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전 검사가 마이너스통장, 담보대출, 카드론 등까지 써가며 에이미에게 지원한 돈이 1억원 남짓"이라고 밝혔다. 1억원의 대가성은 없었으며 전 검사는 에이미가 힘들어하자 "미국에 가서 빵집이라도 차리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고 한다. 한편 검사윤리강령은 검사에게 자신이 처리한 사건의 관계인과 2년 내 만남을 금지하고 있다. <석>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