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이혜훈 '빅딜설'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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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이혜훈 '빅딜설'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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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김황식 전 총리·이혜훈 최고위원

'박심' 업은 김황식 대항 위해 뭉치나?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의 6·4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군 윤곽이 드러났다. 일찍이 출마 의사를 밝힌 이혜훈 최고위원과 차출론이 거론됐던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국무총리 간 3파전 구도가 가시화된 것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친박 주류가 김황식 전 총리를 지원한다"는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비주류인 '정몽준-이혜훈'이 손을 잡을 것이라는 얘기가 당내 일각에서 조심스레 흘러나오고 있다.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은 이미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기울었다."
새누리당 차기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해 지도부의 적극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가에서 공공연하게 떠도는 얘기다. 이와 함께 차기 대권주자로도 거론되는 정몽준 의원이 '소통령'이라 불리는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그를 중심으로 권력이 쏠릴 것을 우려한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 주류가 김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박심'은 김황식?

 

그러나 실제로 현재까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유력인사는 이혜훈 최고위원뿐이다.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막강한 경쟁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하기 위해 차출론의 대상으로 거론됐던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최근에야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박심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지자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이 최고위원은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심 마케팅은 대통령을 욕되게 하고 선거 필패를 가져오는 행위"라며 "권력자의 낙점을 바라고 권력자의 입맛에 맞게 행동하는 후보는 자격이 없다"고 김 전 총리를 겨냥해 비판을 가했다.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그는 "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패배주의를 버려야 한다"며 "당내 후보로는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후보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형적 패배주의이자 아군 발목잡기"라고 주장했다. 이는 친박 주류가 장악한 당 지도부가 원외의 김 전 총리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도 이 최고위원의 출마 기자회견에 참석, 박심 논란에 대해 "청와대를 얘기하며 호가호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청와대에도 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이 최고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앞서 그는 지난 1월20일 열린 이 최고위원의 출판기념회에서는 "이 최고위원 정도면 내가 (서울시장에) 나서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권 한 관계자는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굳힌 정 의원이 이 최고위원에게 도와달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며 "친박 주류가 김 전 총리를 띄우기 위해 정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 상황에서 정 의원은 이 최고위원과 느슨하게라도 연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최고위원의 도움으로 정 의원이 후보로 확정될 경우 비게 되는 서울 동작을 지역 7월 재·보궐선거에 정 의원이 이 최고위원을 미는 방식의 거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구체적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정몽준·이혜훈 빅딜'로 주류 대 비주류 구도로 서울시장 후보경선이 펼쳐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이 손을 잡더라도 친박 주류를 등에 업은 김 전 총리에게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차기 대권에 대한 열망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정 의원은 외부인사인 김 전 총리에 밀려 당내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떨어질 경우 정치적 생명이 사실상 끝날 가능성이 높아 동원할 수 있는 세력은 최대한 끌어 모아 가능성을 최대한 높인 뒤 출마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최고위원이 한때는 '원조 친박'으로 불리며 지난 대선까지 중용됐지만 눈치를 보지 않는 잇단 '소신 발언'으로 박 대통령의 눈에서 멀어져 현재는 친박 비주류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 의원 측이 구애를 보내기도 한결 수월한 상황이다.

 

끊이지 않는 '김황식=박심설'
정몽준·이혜훈 빅딜로 맞불?

 

하지만 이 최고위원은 "완주하지 않을 거라면 출마하지도 않았다"며 완주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따라 서로의 눈치를 살피던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는 일단 지난 19일 동시에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재시사하며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나도 이제 (공식 입장 발표를 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20~23일) 중국에 갔다 와서 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한국법센터 설립 자문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김 전 총리는 이날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 (출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적어도 한 달은 있으면서 센터 일을 돕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 달 뒤에는 출마 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가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이미 출마를 선언한 이 최고위원까지 포함해 3자 대결 경선구도가 확정된다. 경선 도중 후보직 사퇴는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이 커 실제로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이 손잡을 가능성은 낮아졌다. 다만 경선이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에는 친박 주류를 등에 업은 김 전 총리와 비주류인 정몽준·이혜훈 간의 대결구도가 형성될 여지는 남아 있다.

 

주류 대 비주류?

 

한편 <한국경제>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5일 1000명의 서울시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정몽준 의원이 33.5%로 1위를 차지했고, 김황식 전 총리는 25.1%를 얻어 2위, 이혜훈 최고위원은 12.7%를 얻어 3위에 그쳤다(표본오차-95%신뢰수준에±3.1%p).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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