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웨딩홀 강남 벨라지움 ‘간큰 장사’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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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호화 웨딩홀 강남 벨라지움 ‘간큰 장사’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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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벨라지움 2층에 위치한 600석의 사브리나 홀


영업정지 시한폭탄 안고 ‘배짱영업’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결혼식 예약을 잡아 놓은 웨딩홀이 영업정지를 당한다면?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성이 있는 데도 아무렇지 않게 예약을 받고 있는 웨딩홀이 있다. 김준현, 홍록기, 손시헌, 최진행 등 유명 스타들이 백년가약을 올려 화제가 된 웨딩홀 '컨벤션 벨라지움'이다.

  

인륜지대사. 사람에게 있어 가장 큰 일이라는 뜻인데 보통 사람들의 축복과 격려 속에서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고 가정을 꾸리는 결혼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만큼 준비가 중요하다. 웨딩업체들은 웨딩샵, 웨딩촬영, 허니문, 혼수, 웨딩홀 등 결혼을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웨딩홀 선택을 꼽는다. 웨딩홀 선택만 잘 해도 결혼 준비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위반건축물"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웨딩홀이 영업정지 위험성을 안고 있으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웨딩홀 예약을 받고 있어 예비 신랑·신부들 사이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대치동에 있는 벨라지움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 확인을 위해 지난 22일 벨라지움을 직접 찾았다. 벨라지움은 한 마디로 고급 그 자체였다.

벨라지움은 개그맨 김준현·노우진·한민관, 방송인 안재모·홍록기·이현경, 야구선수 손시헌·최진행·고영민, 가수 조덕배 등 유명 스타들이 백년가약 장소로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도 남성 보컬그룹 V.O.S 멤버 최현준이 벨라지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발표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 동시에 700~1000명의 하객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강남 벨라지움 3층의 그랜드볼룸

지상 4개 층 중 1∼3층을 홀로 사용하고 있으며 각각의 층에서 식사와 예식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동시 예식이 가능하다. 가장 큰 홀인 3층 그랜드볼룸 홀은 700석의 좌석수를, 2층 사브리나 홀과 1층 플로리아 홀은 각각 700석과 400석의 좌석수를 자랑했다. 2층과 3층 홀의 단상은 하객들이 어느 곳에서도 결혼식을 관람할 수 있도록 360도 회전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식사 메뉴는 뷔페가 아닌 코스로 가격은 5만∼12만원대다. 그만큼 가격은 비쌌다. 기자가 내년 1월11일 일요일 오후 12시 예식에 하객 700명 기준으로 상담을 받아 본 결과 총 예식비용은 4200만원이라는 견적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결혼 비수기로 알려진 1월과 그 중에서도 일요일 예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가지만 벨라지움 상담실장의 말에 따르면 비수기, 성수기 가릴 것 없이 예약은 활발한 상태다.

일반음식점 허가 받은 후
예식장으로 무단용도 변경

문제는 벨라지움과 강남구청이 다투고 있다는 점이다. 벨라지움은 강남구청을 상대로 2건의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건축과가 부과한 이행강제금과 위생과의 영업정지처분에 불복한 것이다. 벨라지움은 지난 2009년 9월 준공승인을 받은 뒤 두 달 만에 위반건축물로 지정된 후 해제·지정을 반복했다. 위반내용은 일반음식점으로 허가가 난 지상 1층과 3층을 무단용도변경해 문화집회시설(예식장)로 사용했다는 것.

강남구청 건축과는 위반건축물 지정 후 수차례에 걸쳐 벨라지움 건물주에게 시정명령을 내렸고 일부만 시정되는데 그쳐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이에 건물주는 지난해 3월 강남구청을 상대로 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이와 별도로 강남구청 위생과는 벨라지움 2층은 예식 및 음식의 제조판매가 전혀 불가능한 기타전시장으로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예식시설과 장비, 주방시설을 설치해 영업을 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벨라지움은 이에 불복, 지난해 12월 강남구청을 상대로 영업정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 강남 벨라지움 건물 전경

현재 2개의 소송은 서울행정법원에서 사건이 진행 중이다. 물론 이행강제금부과처분취소 소송은 결과가 어찌되든 예식장 영업에는 차질이 없다. 문제는 영업정지처분취소소송이다. 이 소송에서 벨라지움이 패소할 경우 강남구청은 기존 방침대로 영업정지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이럴 경우 영업정지 기간 내 예식장 예약을 한 예비 신랑·신부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 결혼을 눈앞에 두고 다른 예식장을 알아봐야 하거나 심하면 결혼 날짜를 미루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영업정지처분 내려지자
행정소송으로 시간끌기

사정이 이런대도 벨라지움은 예식장 예약을 했거나 할 예정인 예비 신랑·신부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있다. 기자가 예비 신랑을 가장해 상담을 받으면서 "벨라지움이 강남구청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만에 하나 소송에서 패소하면 결혼식을 못 하게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음에도 벨라지움 측은 "걱정할 것 하나 없다. 만약 그럴 위험성이 있다면 우리가 예약을 받고 있겠느냐"며 기자를 안심시켰다.

벨라지움 경영진도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에게 욕설이 포함된 막말을 했다. 이모 벨라지움 회장은 "우리가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왜 고지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에 "소송 결과에 따라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기자가 별 걱정을 다한다"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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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영업정지 기간에는 예약한 손님이 없다"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벨라지움 측이 영업정지 기간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소송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르고 또 그 결과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영업정지를 내릴지는 강남구청 소관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영업정지 기간에 예약 손님이 있다면 구청에 요청에서 영업정지 기간 변경 요청을 할 수 있다"며 "손님이 예정된 날짜에 정상적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데 아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업정지 기간 변경 요청 또한 구청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손님들 상황 모르고 예약"

이 회장은 "일요시사 기자라고? 그 회사가 어디 있느냐?"고 물은 뒤 "그 내용에 대해서 누구 청탁 받고 움직이는 거냐. 청탁이 아니면 왜 손님인 척 가장해서 상담을 받았냐. 에이 ○○놈아 너 누구한테 저기(청탁)받고 하는 거야. 내가 일요시사에 갈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벨라지움도 할 말이 있다는 입장이다. <일요시사>를 찾은 연모 벨라지움 홍보이사는 "웨딩홀을 운영하던 전임 운영자가 웨딩홀 내 꽃집, 사진관 등 임대업자들에게 100억원이 넘는 사기를 친 혐의로 현재 수감되어 있다"고 밝힌 뒤 "벨라지움은 채권단이 잃어버린 돈을 조금이나마 찾아보고자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 막말에 욕설

연 이사는 "웨딩홀 내 불법 증축이나 용도 변경은 전임 운영자 때 시작된 것으로 벨라지움은 강남구청에서 시정명령이 내려와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며 "웨딩홀을 운영 중인 상황에서 수많은 불법 사항을 하루아침에 시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임 운영자의 친인척들이 말도 안 되는 민원을 구청에 넣고 그로 인해 벨라지움이 겪고 있는 피해가 막심하다"며 "끊임없는 방해에 예식장 영업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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