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시절 노무현 보면 차기 대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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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정부 시절 노무현 보면 차기 대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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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2의 노무현 프로젝트’ 가동 막전막후

흔들리는 현재권력, 국정 마무리하고 퇴임 후까지 ‘뒤를 부탁해’
수도권 친이계 DJ 열공모드…‘꼴찌의 성공’ 이끌어낸 비결 찾아

이명박 대통령이 험난한 집권 4년차를 맞고 있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남북 관계와 서민 경제는 내내 그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최근 측근 비리가 터지는가 하면 국정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파문으로 국격마저 흔들리고 있다. 반면 대선을 2년여 앞두고 조기 가열된 대권 경쟁으로 차기 대선주자들의 몸값은 날로 뛰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이 점차 힘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이에 친이계 일각에서 박 전 대표의 ‘대항마’를 키우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 친이계 대선주자를 살피는 시선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권력누수 현상을 겪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 운영을 마무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이유에서다.
‘미래 권력’의 힘이 커질수록 ‘현재 권력’의 위상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권력누수 현상을 보이는 현재 권력과 달리 미래 권력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호 주얼리호’ 구출 작전 성공으로 소폭 상승했던 지지율은 지난 2009년 사상 첫 한국형 원전 수출로 주목받았던 UAE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이면계약 논란에 휩싸이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명절을 보내면 항상 상승했던 지지율 패턴도 처음으로 적용되지 않았다.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47.2%로 전 주 대비 1.3%p 상승한 것.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는 ‘대항마’ 찾기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월 셋째 주 실시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9.1%로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과학벨트 논란과 구제역 피해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지방선거 직후 30%대(39.5%)로 하락한 이후 8개월 만에 30%대를 기록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는 48.5%로 나타났다.

반면 차기 대선주자들의 행보 하나하나에 쏠린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중 31.0%로 지지율 선두를 지켰다. 그 뒤를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13.1%), 오세훈 서울시장(9.0%), 손학규 민주당 대표(7.5%), 김문수 경기도지사(6.0%), 한명숙 전 총리(5.7%),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5.5%), 정몽준 전 대표(3.5%),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3.4%)가 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 친이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본선이 되면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참고자료’지만 ‘박근혜 대세론’의 압박이 적지 않은 탓이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이 대통령은 날선 공세 앞에 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정권 재창출을 한다고 해도 ‘박근혜 대세론’이 계속되는 한 그 가능성은 그리 낮아지지 않는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소속이지만 안심할 수 있는 ‘동지’는 아닌 까닭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선주자 경선을 치르는 동안 쌓은 감정이 적지 않다는 것.

정치권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지난해 청와대 회동으로 손을 잡기는 했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의 성격상 정권이 이어져도 회초리를 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친이계 내부의 차기 대선주자를 선택, 박 전 대표와 당내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하고 본선 경쟁력까지 겸비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공부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부 언론을 통해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 김 전 대통령을 정권 재창출의 롤 모델로 연구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와 특임장관실에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믿을 수 있는 ‘내 편’친이계 대선주자 누구?

한나라당이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왔던 김 전 대통령에 새삼 관심을 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민주정부 10년의 정권 재창출 과정과 관련이 깊다는 게 정가의 전언이다. 사실상 유일하게 정권 재창출을 성공시킨 김 전 대통령의 사례에서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 플랜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얻으려 했다는 것.

특히 김 전 대통령이 쟁쟁한 후보들 중 영남 출신의 비주류 인사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정권을 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민주당 후보군 중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이인제 대세론’에 비해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1%도 채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당내 경선뿐 아니라 ‘대세론’을 이끌던 이회창 후보마저 누르고 대통령직에 올랐다. 결국, 친이계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연구를 통해 찾으려 한 것은 노 전 대통령과 그를 대통령직에 올릴 수 있었던 방법인 셈이다.

대권에 바짝 다가와 있던 ‘이회창 대세론’을 이기고 무사히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김 전 대통령과 당 안팎에서 ‘대세론’을 형성했던 후보들을 누르고 대권을 차지한 노 전 대통령의 발자취에서 이 대통령과 친이계가 가야 할 길을 찾고자 한 것.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역대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전직 대통령들은 적잖은 고초를 겪어왔다”면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던 김 전 대통령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는데, 박 전 대표로 정권 재창출이 이뤄진다면 이 대통령도 이제까지의 과거를 고스란히 되밟을 수 있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영남은 기본, +α인물 찾아라

이어 “김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노 전 대통령에게 이어졌듯, 이 대통령도 자신의 국정 철학이 이어질 수 있는 후보를 원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최선의 조건을 가진 이는 아니라고 해도 ‘원칙’의 칼날로 자신을 벨 수 있는 박 전 대표보다 가까운 인사에게 시선이 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노무현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 노 전 대통령이 비주류에서 성공한 것과는 반대로 비주류인 박 전 대표 앞에 설 이는 주류인 친이계다.

또한 ‘비영남권’ 인사여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영남 인사로 ‘영·호남의 화합’ ‘지역 갈등 해소’의 명분과 함께 2곳의 지지 기반을 한번에 얻었다.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나서면서 전통적인 지지층인 호남의 지지를 업었고, 동시에 ‘바보 노무현’이라 불리며 다져온 영남에서의 지지도 흡수했던 것.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의 지지율을 당이 모을 수 있다고 계산했을 때 수도권이나 충청 등 그 외의 지역에서 인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는 지지층 확대뿐 아니라 비영남권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권 동안 “검찰, 국정원, 국세청, 경찰 등 4대 권력기관의 주요 보직 39개 가운데 절반인 19명이 영남 출신”이며 “참여정부 말기에 영남 38.9%, 호남 21.7%였던 기관장 비율이 이달 현재 영남 43.9%, 호남 11%로 그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호남의 경우 10%가 떨어졌다. 절반으로 줄었다”는 야당의 지적이 나올 정도로 인사가 영남권에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즉, 비영남권은 상대적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충청권만 해도 세종시 수정 논란, 과학벨트 백지화 논란으로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비영남권 인사를 택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
박 전 대표와 친박계를 제외한 보수계 유력 주자군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원희룡 사무총장, 홍준표 최고위원, 남경필 의원 등이다. 예비 주자군에는 안상수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나경원·정두언 최고위원, 주호영 여의도연구소장, 조윤선 의원 등이 꼽힌다.

이 중 영남 출신에 영남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주호영 소장을 제외하는 것으로 후보군을 다소 정리할 수 있다.
오세훈 시장, 나경원 최고위원, 조윤선 의원은 서울 출신으로 수도권을 주 활동 무대로 하고 있고, 진수희·정병국 장관, 원희룡 사무총장, 정두언 최고위원은 각각 충청, 경기도, 제주, 광주 출신이지만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이 지역구다.

영남 출신이지만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다. 김문수 지사와 안상수 대표, 남경필 의원이 그렇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정몽준 전 대표, 홍준표 최고위원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 장관은 최근 포털 사이트에 고향을 경북 영양에서 강원도 동해로 바꿔 그 배경에 시선이 쏠렸다.

‘노무현 프로젝트’와 관련, 정가 일각에서는 “단순히 비영남권에 타 지역의 지지율을 더할 수 있는 인사라는 것만으로 노 전 대통령을 벤치마킹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은 나름대로의 정치적 역량을 키워 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두 차례나 대세론을 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 강해진 대세론 친이계 연합작전 이뤄지나

특히 몇몇 인사들은 “당시 정치적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면서 “대선 2년 전부터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박근혜 대세론’은 ‘이인제 대세론’, ‘이회창 대세론’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영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충청과 호남 지지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가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친이계가 몇몇 유력 후보들을 중심으로 다른 후보들이 지원을 하는 연합 작전을 계획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두 사람의 ‘반짝카드’로는 박 전 대표를 견제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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