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호령했던 거물들 “나 아직 죽지 않았어”

한국뉴스


 

정가 호령했던 거물들 “나 아직 죽지 않았어”

일요시사 0 2416 0 0
부활 날개 펴는 ‘황혼의 정치’

차기 총선·대선 앞두고 정치시계 되돌리는 이들
“정계 은퇴했다” 선 긋거나 은근슬쩍 정년 연장

정가를 호령했던 늙은 호랑이들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을 겪은 후 여의도에 발길을 끊거나 차츰 뒤안길로 발걸음을 옮기나 싶었던 이들이 정치 시계를 되돌리고 있다.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도 정치 생명을 이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들의 정치 나이는 이미 황혼에 와 있지만 재기의 움직임에는 활기만이 느껴질 뿐이다.

정가 한편에서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는 이들이 있다. 4월 재보선,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가 노정객들의 이름이 조심스럽게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정가에 쟁쟁한 정치 경력을 가진 정객들의 복귀 가능성이 전해졌다. 4·27 강원도지사 재보선에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급부상하더니 역사상 가장 센 여당 사무총장으로 불렸던 ‘강총’ 강삼재 전 신한국당 사무총장의 정계 복귀설이 여의도를 진동시킨 것.

다시 들리는 ‘올드보이 송’

그러나 그들은 정계 복귀설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 전 총리는 일부 언론을 통해 “국가 발전과 국익을 위해 국내 정치나 행정을 떠나 UN 등 국제 무대에서 할 일이 많다”며 “이젠 젊은 후배들이 할 때”라고 해 도지사 출마설을 일축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강 전 사무총장도 마찬가지다. 2009년 7월부터 재직해왔던 대경대 총장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며 그의 거취에 시선이 모아졌지만, 강 전 총장은 “거취를 심사숙고 중”이라면서도 “지금 정치에 복귀할 생각은 없다”고 거리를 뒀다.

이어 지난달 11일 총장 사임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경대 총장을 사임한 후에도 교육 현장을 지키고 싶다”며 “다음 학기에 수도권 대학교에 출강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는 근황을 전했다.

이처럼 이왕 뗀 걸음, 다시 정치로 고개를 시선을 돌리지 않고 나아가는 이들이 있는 반면, ‘올드보이’라는 지적에도 정계 복귀 의사를 전하는 이들도 있다. 정계 복귀를 시도하고 있는 한 정치인은 ‘올드보이’라는 지적에 “난 올드보이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재보선을 통해 정계 복귀를 한 이들 대부분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치에 대한 미련은 현역으로 활동하는 있는 정치인이라고 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18대 국회 최다선 의원인 7선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의 뒤를 따르려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19대 총선 출마자 명단에 오르내리는 박희태 국회의장이 이 경우다. 박 의장은 지난 1월25일 차기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분간 그 문제는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지역구 출마는 아직까지 1년도 더 남은 일”이라며 “지금 내가 단정적으로 말하면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연말은 돼야…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정가 인사들에게는 사실상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정치인들이 국회의장을 마친 뒤에는 정계 은퇴 수순을 밟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정치 활동도 최근 정가 호사가들의 입에 올랐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2일 국회 본회의장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3년 만에 국가의 기본을 5공, 유신 시절로 후퇴시켰다”며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형님’을 정계 은퇴시켜야 한다”고 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것.

박 원내대표는 “국민이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 서민 경제, 남북 관계, 국가 재정은 위기에 빠져 있다. 언론 자유의 후퇴와 국가인권위원회의 퇴행은 용납할 수 없는 지경”이라면서 “이런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그동안 영일대군, 만사형통으로 불리며 국정의 곳곳에서 대부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였나”라고 이 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에게 ‘형님을 정계 은퇴 시켜 줄 것’을, 이 의원을 향해서는 “대통령과 나라의 성공을 위해 스스로 용퇴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자신에 대한 정계 은퇴 주문에 “어이가 없고, 이걸 자꾸 대꾸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19대 총선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이 의원도 자연스레 정계 은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이 의원이 현 정부 출범 후 ‘동생은 동생, 나는 나’라고 강조해 왔던 만큼 계속 정치 활동을 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19대 총선에 대한 의지를 은연중 드러내 오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자신의 19대 총선 불출마 주장과 관련, “출마 여부는 지역구 주민들의 뜻에 달린 것인 만큼 지역민들이 그만하라면 그만할 거지만, 그들(일부 소장파 의원)이 그만두라고 떼쓰고 압력 넣는다고 그만두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어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민들이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차기 총선 출마 의지를 내비쳐 7선 출마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치권은 “이 의원은 ‘형님 예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구에 많은 관심을 쏟았고, 차기 총선이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치러지는 만큼 출마 가능성이 상당하지 않겠냐”면서도 “이 의원이 총선에 출마할 경우 그의 ‘총선 불출마’ 여부를 놓고 18대 총선에서와 같이 일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는 못 끊어!

한편,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행보도 차기 총선과 관련이 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를 압박하려 한다는 지적과 함께 ‘현실 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살려 19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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