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신준호 동병상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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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신준호 동병상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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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준호 푸르밀 회장 <사진=뉴시스>












해외서 추락사…아들 가슴에 묻다

[일요시사=경제1팀] 김성수 기자 =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신준호 푸르밀 회장. 각자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이 회자되고 있다. 주 회장의 아들이 해외에서 추락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거 같은 아픔을 겪은 신 회장의 비운 스토리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들을 먼저 보낸 이들의 가슴 찡한 사연을 담아봤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아들이 러시아 한 호텔에서 추락사했다. 주 회장의 차남인 제홍씨는 러시아로 출장을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 회장과 그의 가족들은 제홍씨의 사망 소식에 큰 충격을 받고 곧바로 현지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 갔다가…

사조그룹은 일본 원전과 경기침체 등으로 참치 수요가 주춤하자 참치 등 수산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러시아 등으로 활로를 모색해 왔다. 또 주력 분야인 명태, 다랑어 등 어족 자원 확보를 위해 러시아 근해 등에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최대 수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러시아 수산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사조그룹에 따르면 제홍씨는 지난 24일 판로개척을 목적으로 출장을 떠나 러시아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 있는 한 호텔 9층 객실에 투숙했다. 그는 이날 새벽 0시께(현지시간) 호텔 식당에서 출장 동료, 현지 지사 직원 등과 식사 이후 객실로 들어간 뒤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현지에선 제홍씨가 객실 창문을 여는 과정에서 몸의 균형을 읽으면서 추락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지 수사당국도 사고 당일 저녁 자리에서 술잔이 오갔고, 이후 술에 취한 제홍씨가 객실 창문을 열려다 균형을 잃어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사건 조사를 맡은 연해주 수사당국이 '현재로선 단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 측 역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실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타살 등 다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술에 취해 추락했다는 얘기가 있지만 확실한 사인을 파악하고 있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도 없어 현재 사인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회장 차남 러시아 호텔서 떨어져 사망
신 회장 장남 태국 아파트서 의문의 죽음

주 회장은 부인 윤성애씨와 사이에 두 아들(지홍-제홍)을 뒀다. 올해 37세(1977년생)인 장남 지홍씨는 연세대 사회학과와 미국 미시건주립대 MBA 과정을 마치고 외국계 컨설팅업체인 베어링포인트에 재직하다 2012년 사조해표·사조대림 기획팀장(부장)으로 입사해 근무 중이다. 기존 사조산업 기획팀에서 전담했던 M&A 등 그룹의 미래 신성장 사업을 맡아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에 들어갔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차남 제홍씨는 33세(1981년생)로 연세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왔다. 평소 남자답고 적극적인 성격이라 주 회장의 애정이 각별했다고 한다. 해병대 출신으로 수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제홍씨의 정확한 입사 시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회사일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제홍씨는 지분 53.3%를 갖고 있는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다. 1982년 10월 설립된 이 회사는 사무실, 상가 등 비주거용 건물 임대업체다. 용역경비업과 전산업무 용역서비스업 등의 사업도 하고 있다. 주로 사조그룹 계열사에 경비·위탁관리 용역을 제공한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오양의 최대주주(22.47%)여서 제홍씨가 실질적인 사조오양 최대주주인 셈이다. 이외에 ▲사조산업(1.97%) ▲사조해표(3.64%) ▲캐슬렉스제주(20.5%) 등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제홍씨는 사조산업(0.01%), 사조오양(0.74%), 사조해표(3.69%) 지분도 있다. 현재 사조시스템즈 등기이사와 사조오양 기타 비상무이사(등기임원), 사조해표 이사직을 겸직 중이다.

자살이냐 타살이냐
아니면 단순 사고?

제홍씨의 사고는 롯데일가의 가슴 아픈 사연와 오버랩 된다. 두 사건은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나이대가 비슷한 재벌가 자녀가 일 때문에 나간 해외에서 갑자기 추락사했다는 점이 그렇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넷째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장남 동학씨가 사망한 가슴 저린 사연을 갖고 있다. 동학씨는 2005년 태국 방콕공항 인근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7세.

그는 후배 한 명과 태국에 입국한 이후 사업차 필리핀으로 출국을 앞두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정확한 사인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를 당한 동학씨는 롯데에서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았다. 신 회장은 한순용 전 한대산업 회장의 딸 한일랑씨와 결혼, 2남1녀(동학-동식-경아)를 뒀다.

사실 동학씨는 '롯데가 악동'으로 소문난 인물이다. 1994년 운전 중 다른 차량의 운전자를 폭행한 이른바 '프라이드 폭력 사건'을 시작으로, 2년 뒤인 1996년 동거녀와 함께 대마초와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사업차 갔다가…

1999년 롯데가문 선영 도굴범들의 현장검증 때 용의자들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데 이어 2000년엔 음주운전을 하다 추돌사고를 낸 뒤 경찰관을 매달고 질주해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동학씨는 해외에서 주로 생활하다 변을 당했다.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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