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3D TV 기술 논쟁 ‘점입가경’

한국뉴스


 

삼성 vs LG, 3D TV 기술 논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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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말로 때운다”… LG전자, “이성 잃었다”



3D TV 기술을 놓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논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대방 기술을 깎아내리는 소모적 논쟁보다 소비자들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김현석 전무는 전날인 8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열린 ‘화요포럼’에서 LG전자의 3D TV 방식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삼성전자 3D TV 핵심 기술 소개’가 주제였지만, 삼성의 셔터안경 방식 3D TV 기술을 소개하기보다는 FPR 방식 비난이 사실상 주를 이뤘다.

 

김 전무는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기술이 없으니까 말로 때운다”고 주장하면서 LG전자를 맹비난했다. 그는 “LG전자가 편광방식 3D TV가 셔터글라스 방식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모두 3D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3D 구현 방식은 크게 셔터 글라스 방식과 필름패턴 편광안경 방식으로 나뉜다.

 

삼성전자의 셔터 글래스 방식(액티브 방식)은 TV에서 좌안, 우안 영상이 번갈아 나오고 이에 전자적으로 반응하는 안경도 이에 맞춰 빠르게 열렸다 닫히면서 뇌에서 3D로 인식하게 되는 방식이다.

 

셔터 글라스 방식은 좌·우 분리된 화면을 쪼개서 출력하지 않아 화질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번갈아가며 열리는 안경의 특성 상 깜박거림이 심해 눈의 피로를 증가시키며 센서의 부착으로 안경 자체의 무게가 늘어 착용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부담스러운 가격도 문제였다. 통상 3D 셔터글라스 가격은 100달러 수준으로, 4인 가족이 안경을 구입할 경우 40만원의 비용이 든다.

 

LG전자의 필름패턴 편광안경 방식(패시브 방식)은 TV의 한 화면에서 두 가지 영상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을 편광안경을 통해 인식해 입체감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장점은 눈의 피로도가 셔터글라스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적고, 안경이 가볍고 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화면에 좌·우안 화면을 분할해 출력하기 때문에 화질과 해상도가 떨어지며, 디스플레이에 편광판을 부착하기 때문에 2D 화질까지 동시에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FPR 패널을 적용한 ‘시네마 3D TV’가 풀HD급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전무는 LG전자 시네마 3D TV의 시야각과 해상도 등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그는 “모든 문헌을 찾아봤지만 패시브 방식이 풀HD라고 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한 화면에 왼쪽과 오른쪽 화면을 다 넣기 때문에 풀HD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LG연구소 연구원들의 논문도 무더기로 인용, “심지어 이 회사 연구원이 낸 논문에도 해상도가 반으로 떨어진다고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무안경 3D TV에 대해서도 “상용화가 불가한 수준”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또 “패시브 방식 TV는 시야각이 너무 좁다”며 “그런데도 자유롭게 보라는 이상한 선전을 한다. 구조적으로 안 되는 제품을 갖고, 도저히 엔지니어로서 용납할 수 없는 언어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전자측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쟁사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것은 이성을 잃은 태도”라며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FPR이 풀HD 해상도를 구현한다는 세계적인 기관의 테스트 결과는 근거없이 부정하면서, FPR이 개발되기 전의 오래된 문헌들을 인용하는 자체가 설득력이 없다”며 “패시브 방식 기술을 진화시켜 풀HD를 구현하는 자체가 FPR의 앞선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또, “누워서 3D TV를 볼 때 회전하는 것은 TV가 아니라 안경이므로, 삼성이 비교 시연할 당시 TV를 90도 회전한 것은 대응할 만한 가치가 없는 넌센스”라며 “세계 어느 제조사도 세로로 볼 때 최고의 화질을 구현하는 3D TV는 생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국내 업체 간의 흠집내기 양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TV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소모적 기술 논쟁은 한국 TV산업 발전만 저해할 뿐”이라고 지적하며 “결국 판단은 국내외에서 이들 제품을 쓰게 될 소비자들의 몫이다”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가 오는 10일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3D TV 비교시연회를 열기로 하는 등 3D 기술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10일 행사에는 LG전자 관계자들이 공식적으로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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