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후디스, 분유 독점공급 리베이트 파문

한국뉴스


 

일동후디스, 분유 독점공급 리베이트 파문

일요시사 0 2512 0 0

첫 분유 고를 권리 빼앗고 ‘가격’ 더하고…

일동후디스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산부인과 리베이트와 관련, 공정위의 과장금 철퇴를 얻어 맞아서다. 하늘은 노랗고 정신은 혼미하다. 하지만 정신을 추스를 새도 없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엄마’들의 눈총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총액 해당 병원들 분유 매출액 300% 초과
아기 입맛 사로잡고 산모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일동후디스가 최근 공정위로부터 3100만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자사 제품 분유를 독점 공급하기 위해 일선 산부인과에 각종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그래서 비쌌나”

공정위에 따르면 일동후디스는 지난 2006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산부인과에 리베이트를 제공, 자사의 조제분유 제품을 독점 공급해 왔다.
리베이트 방법은 다양했다. 병원 증축, 의료 장비 구입 등으로 자금이 필요한 5개 병원에 3% 저리로 돈을 빌려줬다. 8개 산부인과에 약 1억2000만원 상당의 컴퓨터와 TV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현금도 오갔다. 28개 산부인과에 약 6억4000만원의 현금을 직접 제공했다.

여기서 충격적인 사실은 4년여에 걸쳐 일동후디스가 산부인과에 지급한 리베이트 총액이 해당 병원에서 발생한 분유 매출액의 300%를 초과한다는 점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기이한 리베이트가 이뤄진 까닭은 뭘까. 이유는 간단하다. 신생아가 산부인과에서 어떤 분유를 처음으로 접하느냐가 아이의 입맛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아기들은 유아기 내내 산부인과에서 먹은 분유를 찾게 된다. 결국 산부인과는 분유 회사에 있어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인 셈이다.

산부인과로서도 출산율 저하로 위기감이 고조되어 있는 데다 처벌 규정이 없어 리베이트를 거절할 이유가 없다. 때문에 분유업체와 일부 병원간의 유착 관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게 공정위 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과징금 처분을 내린 이유에 대해 공정위 측 관계자는 “시장 3위 업체인 일동후디스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른 업체들에 비해 무리하게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며 “특히 현금을 제공한 것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분유 시장은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연간 약 37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등 3개사가 전체의 93.1%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과점 시장이다. 이 중 일동후디스의 점유율은 2009년 기준 17.9%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2006년 기준 19.5%에서 1.6% 감소했다. 물불 가릴 처지가 아닌 상황이다. 일동후디스가 공정위의 말대로‘무리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전국의 ‘엄마’들은 단단히 뿔이 난 모습이다. 내 아기의 ‘첫 분유’를 고를 권리를 박탈당한 때문이다. 한 인터넷 육아 사이트를 통해 이들은 “산부인과에서 주는 거라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속았다” “분해도 이제 와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답답하다” 등 불만의 목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분유 값에 리베이트 비용이 전가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동후디스가 내놓은 고가의 분유 ‘산양분유 프리미엄 1단계’의 가격은 4만~5만원 선이다. 갓난아이가 한 달에 4통 이상의 분유를 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생아를 둔 가구는 분유 값으로만 한 달에 약 20만원을 지출하게 되는 셈이다.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하지만 이번에 일동후디스의 리베이트가 적발됨에 따라 ‘엄마’들 사이에선 가격이 인하되리란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가격 인하 없다”

기대와 달리 일동후디스는 가격 인하는 없을 것이란 뜻을 밝혀왔다. 일동후디스 측 관계자는 “리베이트 비용 때문에 가격이 인상됐다는 건 사실무근”이라며 “원유가 상승 등으로 오히려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그러질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분유업계 1위와 2위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지난해 11월 같은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4000만원씩을 부과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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