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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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우의 시사펀치> 개헌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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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개헌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급기야 모 언론에서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231명이 4년 중임제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31명이라면 의결정족수 200명을 상회하는 숫자로 개헌에 별 문제 없어 보인다. 

그런데 개헌에 적극적인 국회와 달리 박근혜 대통령은 논의 자체가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마치 이에 대한 반발인 듯 일부 의원들의 목소리가 한층 올라가고 있고, 이는 흡사 청와대와 국회 간 일전을 치르기라도 할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아연한 생각이 일어난다. 먼저 개헌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반대 의견에 대해서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와 관련하여 특별법 제정 문제가 불거졌을 때 분명하게 삼권분립 원칙을 강조하며 모르쇠로 일관했었다. 그런 그녀가 역시 입법부 소관인 개헌에 대해 강력하게 자신의 주장을 편 일은 왠지 모르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이번에는 개헌을 주장하는 국회의원들을 살펴보자. 나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이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 아울러 5년 단임제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고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한 개헌이 우선순위를 차지해야 하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헛웃음이 흘러나온다. 아울러 이 사람들이 정말 뻔뻔한 건지 아니면 그야말로 머리가 비어 있는지 헛갈린다.

내가 살필 때 시급한 개헌 조항은 권력구조 개편이 아니라 국회 관련 조항이 되어야 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국회의원의 특권을 나열한 헌법 제3장 44조와 제45조 조항을 즉각 삭제하고 국회의원의 자격 여건 등 지금 우리 국회가 안고 있는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조항을 신설하여야 한다.

하여 국회가 먼저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 연후에 권력구조 개헌에 임해야 한다. 그런데 이건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라는 것도 아니고 제 허물은 보지 못하고 딴 소리나 하고 있다. 그러니 국민들이 백해무익한 국회에 대해 더 이상 기대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 그리고 국회의 몰염치한 처사, 이래저래 국민은 피곤하다.



황천우 소설가  |  cleanerc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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