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문재인 플랜 가동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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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문재인 플랜 가동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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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는 문재인 의원 <사진=일요시사 DB>

내년 전당대회는 사실상 '문 대표' 즉위식?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내년 전당대회는 사실상 문재인 의원의 당 대표 즉위식으로 끝날 것이다.” 차기 전당대회를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계파갈등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당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친노진영이 내년 전당대회를 사실상 문 의원의 당 대표 즉위식으로 만들려 한다는 것이 비노진영의 불만이다. 왜 이런 불만이 나오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친노진영의 문재인 대표 옹립 플랜 막전막후를 살펴봤다.

“내년 전당대회는 무척 시시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의원의 지지도가 높은데 당 지도부를 장악한 친노(친노무현)계가 자꾸 문 의원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당대회를 끌어가려고 한다. 전당대회가 마치 문 의원을 당 대표로 옹립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변질되고 있는 듯하다.”

플랜 가동
눈 뜨고 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꺼낸 이야기다. 내년 2월8일에 열릴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내부의 계파갈등이 점점 더 심각해져가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의 승자는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쥐락펴락할 강력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 차기 전당대회 승패는 더 나아가 차기 대권경쟁과도 직결되어 있다. 새정치연합 내 모든 의원들의 시선이 차기 전당대회로 쏠리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비노(비노무현)진영에선 이미 차기 전당대회에서 공정한 대결은 불가능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를 장악한 친노진영이 문 의원을 당 대표로 옹립하기 위한 플랜을 가동시켰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치권의 분위기를 반증하듯 지난 18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한 언론사 기자의 “중립이 맞느냐?”는 돌직구 질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해당 기자는 이날 문 위원장에게 “노무현정부에서 비서실장을 했는데,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은근슬쩍 친노 편을 든다는 말이 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중립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문 위원장은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정치권의 평가는 다르다. 실제로 이날 문 위원장은 ‘친노의 패권적 성향이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친노를 배제하려는 것이 또 하나의 계파주의”라며 시종일관 친노를 적극 두둔해 눈길을 끌었다.

문-문 합작, 노골적인 편들기? 
비노계, 분당까지 거론하며 반발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문 위원장의 행보는 누가 봐도 친노 편들기였다. 비대위가 출범하자마자 친노 진영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모바일 투표에 대해 “그것만큼 공정한 게 어디 있냐”며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대권 주자인 문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해선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 당의 당원이라면 누구나 (전당대회에) 나올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노골적인 문재인 편들기 행보로 눈총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문문(문희상-문재인) 합작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문 위원장의 취임 이후 친노진영은 빠르게 당을 장악해 가고 있다. 계파청산은커녕 당내 계파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부족국가냐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나름 계파 안배에 신경을 썼다는 비대위 조차 친노 일색이다. 비노그룹은 비대위의 친노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며 추가 인선을 요구했지만 문 위원장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비노계로 분류되는 정동영 상임고문은 지난 13일 친노계를 겨냥해 “특정 계파가 당을 장악하면 100% 신당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호남의 민심”이라는 폭탄 발언까지 했다.

범친노그룹이 당 지도부를 완벽하게 장악하자 문재인 옹립 플랜에는 더욱 속도가 붙었다. 문 위원장은 문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적극 옹호하며 ‘문재인 호위무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비노진영에선 “차기 대권주자가 당권을 잡을 경우 대선경선을 의식해 자파 인물들을 차기 총선에서 대거 공천하려 할 수 있다”며 문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문 위원장은 “자기가 불리하니까 누구를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은 괜히 일을 만드는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비노계에선 ‘왜 비대위원장이 그런데 깊이 관여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골적인 편들기
“중립 맞아?”

평소 관리형 비대위원장이란 평가를 받아온 문 위원장이 당내 최대의 쟁점인 ‘대권-당권 분리론’ 논란에 대해 이처럼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새정치연합 당헌에는 대권에 도전하는 사람은 대선 1년 전에 당 대표직을 사퇴하게 하는 등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게 하는 조항들이 있는데 문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가장 큰 걸림돌을 제거해 준 셈이다.

새정치연합 내부 경선 때마다 문제가 됐던 모바일투표제 도입 논란에 불을 붙인 것도 문 위원장이었다. 문 위원장은 지난 9월 비대위가 출범하자마자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바일투표제 재도입 가능성을 시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모바일투표는 대리투표 등 각종 잡음을 일으키면서 지난해 초 문 위원장의 비대위 1기 시절 당헌·당규에서 삭제됐었다. 본인이 이끌던 비대위에서 없애버렸던 모바일투표제를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다시 들고 나왔으니 비노진영에선 문 위원장의 친노 편들기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사진=일요시사 DB>

모바일투표는 일반적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친노진영 후보들에게 유리하고, 당내 기반이 탄탄한 호남계 인사들에게 불리하다. 모바일투표는 지난 2012년 민주당 6·9전당대회 때 도입됐는데, 당시 김한길 의원은 대의원투표에서 1위를 하고도 모바일투표에서 친노계 이해찬 의원에게 져 전당대회에서 패했다. 

비노진영의 반발이 거세지자 문 위원장이 한 발 물러서긴 했지만 친노진영에선 여전히 모바일투표제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어 향후 전당대회 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정면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문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추진하고 있는 ‘온·오프라인 전당원배가운동’에 대한 뒷말도 무성하다. 기본적인 권리당원 확보는 정당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비노진영에서도 표면적으로는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비노진영에서는 모바일투표 도입이 어려워지자 친노진영이 모바일투표를 포기하고 전당원배가운동을 통해 조직에서 우위를 점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문 위원장의 전당원배가운동 언급 이후 대표적인 친노인사인 문성근 국민의명령 상임운영위원장이 당원 가입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기울어진 운동장
해보나 마나?

문성근 위원장은 국민의명령 홈페이지에 차기 전당대회를 겨냥해 “‘시민참여형 네트워크 정당으로의 진화’를 주장하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투표권을 가지려면 입당하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권리당원의 의결권이 일반당원보다 클 테니 당비를 내면 더 좋다. 권리당원 자격은 대개 ‘3개월 이상 당비를 낸 당원’이었다”고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문 의원은 지난 9월 국회에서 문성근 위원장과 ‘튼튼한 당, 국민네트워크정당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었다.

비노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전당대회를 겨냥한 ‘당원 급조하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비노계에선 벌써부터 이번에 모집되는 권리당원에게는 전당대회 투표권을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권 차지해야 대선경선까지 유리 
친노-범친노 연대 가능성도 부상

또 문희상 위원장은 비노계가 요구하고 있는 원트랙 경선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당대회 경선 방식은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한 번에 뽑는 원트랙 방식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나뉜다.

현재 새정치연합은 투트랙 경선 방식을 택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원트랙 경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한꺼번에 뽑는 원트랙 방식은 계파 간 이합집산이 상대적으로 쉬워져 비주류들이 힘을 모아 최대 계파를 견제하는데 좀 더 유리하다. 비노계가 원트랙 경선을 요구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문 위원장은 “대체로 한번 만들어진 룰은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원트랙 방식을 반대하고 있다. 비노계 입장에선 문 위원장의 친노 편들기는 아닌지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대표
이미 대세?

게다가 최근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문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친노계와 범친노계가 연대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어 비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당권주자 빅3 중 두 사람인 친노계 문 의원과 범친노계 정세균 의원이 연대한다면 문 의원의 전당대회 승리는 거의 확실시 된다.

정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당의장, 산업자원부장관을 지낸 인사다. 당권 도전론 부각 이후 문 의원의 지지율은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다보니 최근 새정치연합 내에선 막상 전당대회가 시작되면 비노계 의원들이 모두 후보직을 사퇴해 문 의원 혼자 출마할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질 것이 뻔한 승부에 누가 나서려고 하겠냐”며 “불공정한 전당대회 과정에 불만을 품고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고 총선을 1년 남짓 남겨두고 친노계에 밉보일까 봐 다들 안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 위원장이 취임할 때부터 이미 문재인 당대표 만들기 작전은 시작됐던 셈”이라며 “전당대회에서 친노진영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물밑에서 야금야금 준비하고 있었는데 비노진영이 이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다. 이미 대세를 돌이키기엔 늦었다. 분당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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