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무면허’ 논란

한국뉴스


 

강만수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무면허’ 논란

일요시사 0 3607 0 0
낙하산 타고 온 회장님 “산으로 고속주행?”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낙하산 인사 의혹 제기
금융권 경험 전무…경영 전문성 의심 목소리도

무면허 운전은 살인미수에 버금가는 중죄다.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경험 없이 ‘무면허’로 거대 산은호의 핸들을 잡은 강만수 회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위태로운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산은금융은 물론 우리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만수 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KDB산은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강 회장은 지난 10일 차기 산은지주 회장에 내정됐다. 당시 대통령 최종승인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였으나, 강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임명은 거의 확정적인 분위기였다. 결국 이 대통령의 승인이 떨어졌고 강 회장은 지난달 14일 취임식을 가지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감독 사각지대 우려

강 회장의 금융권 이동설은 이전부터 있었다.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도 상당 기간 거론돼 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관치금융의 부활’ ‘보은인사’ 논란에 휩싸여 좌절해야 했다.

두 번의 좌절에도 강 회장은 끊임없이 금융권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 회장은 민유성 회장에 이어 산업금융지주의 2대 회장직을 꿰차게 됐다.

하지만 강 회장의 임명과 동시에 MB식 ‘회전문 인사’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강 회장은 MB 대선 캠프 이전부터 ‘경제교사’로, 그리고 MB노믹스의 설계자로서 현 정권의 한 축을 맡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강 회장의 부적합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강 회장을 ‘무면허 운전자’에 비유했다. 한 번도 금융회사 관련 업무를 접해보지 못한 행정 관료에게 금융회사의 경영을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강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옛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일하다 IMF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MB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무리한 고환율과 감세 정책으로 ‘국가경제를 만신창이로 만든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경영 전문성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재무부 재직 시의 업적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획재정부장관으로 금융시장 안정 및 경제위기 극복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을 들며 강 회장을 산은금융을 책임질 적임자로 평가했다. 하지만 경제부처 관료와 금융회사 CEO의 역할은 전혀 다르다는 게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이다.

실제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공무원 사회와 금융권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때문에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로는 성공한 경영자가 되기 어렵다. 하지만 강 회장은 강한 신념과 소신 때문에 ‘강고집’으로 불리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강 회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했지만 잘 지켜질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자진 사퇴 촉구

경제개혁연대는 또 강 회장으로 인해 산은금융은 금융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했다. 강 회장은 이른바 ‘최고위 실세 장관’으로 분류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나 김종창 금융감독원장보다 행정관료로서도 선배인데다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까지 행사할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이 산은금융을 상대로 제대로 된 감독권을 행사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무면허 운전자에 대해 교통경찰이 단속도 할 수 없는 형국이다. 제대로 된 감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산은금융이다. 경영 투명성에 타격이 불가피한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산은금융의 경영 안정성이 저하되리란 우려도 나왔다. 강 회장은 2년 후 정권이 바뀌면 임기도 못 채우고 교체대상이 되리란 게 금융권의 공통된 견해다. 금융회사 CEO가 장기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소 5~6년 이상의 재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강 회장은 향후 CEO 리스크를 불러올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짙다. 이는 민영화를 준비 중인 산은금융에게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강만수 회장은 산은금융지주 CEO로 적절한 인사가 아니다”라며 강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강 회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0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무부 보험국장과 이재국장,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 주미대사관 재무관, 관세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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