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내 아내가 "괜찮다"고 하는 비상금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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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통계]내 아내가 "괜찮다"고 하는 비상금은 얼마?

일요시사 0 2489 0 0

"50만원 정도면 눈감아 줄 수 있죠"

예나 지금이나 직장에 다니는 대부분의 남편들의 지상과제 중 하나는 비상금 숨기기다. 신발 깔창이나 넥타이 안쪽, 집안 액자 뒤나 장롱 밑에 숨기는 고전적인 방법은 물론, 최근에는 휴대전화 배터리 틈 사이에 구겨 넣기도 하고 아예 적금이나 펀드를 들어 비상금 모으기 장기전에 돌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내에게 비상금을 들킬까 노심초사 하는 남편들의 생각과는 달리 절반 이상의 기혼여성은 남편의 비상금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내가 인정하는 남편의 비상금은 과연 얼마일까.


기혼여성 10명 중 8명은 남편 비상금에 긍정적 시각 
'집안 보관(14.9%)'보다 '재테크(85.1%)' 통한 관리 낫다


여성 포털 사이트 '마이민트'가 20대 이상 기혼여성 323명을 대상으로 '남편의 비상금'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혼여성의 절반 이상이 남편의 개인 용도를 위해 비상금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 비자금 필요성 '인정'

'남편이 따로 비상금을 만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응답자의 52.6%는 '배우자의 개인 용도를 위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이어 35.6%는 '가족을 위한 대비책으로 활용하기를 바란다'며 '제한적 비상금'을 허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기혼 여성의 88.2%는 배우자의 비상금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반면 '비상금이 따로 없길 바란다'는 의견은 11.8%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유모(30·여)씨는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지만 허니문 베이비로 바로 출산을 하는 바람에 결혼과 동시에 돈 들어갈 일이 많아졌다"면서 "맞벌이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서로 비상금에 대해서는 모르는 척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비상금을 따로 모으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서로 가족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아내들이 용인하는 남편의 비상금 액수를 얼마일까.

'50만원 미만' 정도면 용인할 수 있다는 응답이 36.5%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만 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 25.1%로 2위를 차지했다. 16.4%는 '100만 원 이상 20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했으며, '200만 원 이상 3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9%를 차지했다.

이어 '500만 원 이상'이 7.4%, '400만 원 이상 500만원 미만' 3.7%, '300만 원 이상 400만원 미만' 1.9%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비상금은 '책상 서랍 같은 집안 보관(14.9%)' 보다 '예금, 적금 등의 재테크(85.1%)'를 통한 관리가 낫다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상금의 액수가 적으면 집안 곳곳에 숨겨놔도 무방하지만 액수가 크거나 비상금 모으기 장기전에 돌입할 경우, 예금이나 적금을 통해 모으는 것이 훨씬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은행에서는 배우자에게 들키지 않고 비상금을 모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계좌 숨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은행 인터넷 조회 화면에 등록한 특정 계좌를 보이지 않게 하는 서비스로 계좌를 개설한 본인만 그 존재를 알 수 있으며, 보통예금부터 정기예금·적금, 펀드까지 대부분의 통장을 숨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좌 숨겨 비상금 ‘척척’

당초 이 서비스는 직장인들의 비상금을 감추기 위해서라기보다 개인사업자들을 위해 제공됐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개인적인 통장은 물론 사업용 통장도 본인 이름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직원이 온라인 뱅킹 등을 이용하면서 개인통장의 정보까지 새는 것을 막아달라는 고객의 요청이 들어왔던 것.

하지만 계좌 숨김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인터넷 등으로 계좌조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연히 인터넷뱅킹이나 폰뱅킹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계좌 숨김을 해 놓은 계좌에서 출금을 하거나 잔액조회, 계좌 송금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신분증을 갖고 은행 지점을 찾아야 가능하다.

한편, '남편이 비상금을 어떻게 활용했을 때 가장 감동하겠느냐"는 질문에 기혼여성 38.7%는 '나에게 깜짝 선물을 해줄 때'라고 응답했다. 이어 29.4%는 '양가 부모님 용돈으로 드릴 때'라고 답했으며, '생활비로 줄 때(25.7%)' '기타(6.2%)' 순으로 이어졌다.

결혼 3년차 진모(29·여)씨는 "장인, 장모님과 유독 허물없이 잘 지내는 우리 남편은 비상금을 모으면 부모님께 많이 쓰는 편"이라면서 "부부동반으로 여행이라도 가시면 커플티를 사다주는 센스 있는 남편이다"고 말했다. 

이웃나라 일본 부부들의 비상금 사정을 살펴보니 이색적인 결과가 나왔다. 경제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에서 남편의 비상금은 줄어든 반면, 부인의 비상금을 늘어난 것.

20세 이상 59세 미만 일본 기혼남녀 1084명을 대상으로 '비상금 사정'에 대해 조사한 결과, 45.3%가 '배우자 몰래 딴 주머니를 차고 있다'고 답했다.

평균 금액은 아내의 경우 98만6291엔(한화 약 1330만원)에 달했고, 남편은 34만8244엔(한화 약 470만원)으로 아내가 남편의 3배에 이르는 '비상금'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와 엄청난 스케일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매달 평균 용돈을 살펴보니 남편은 3만3833엔(한화 약 45만6000원)이었고, 아내는 2만42엔(한화 약 3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일본의 한 생명보험사 측은 "경기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가운데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더 민감하게 느끼는 아내들이 비상금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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