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율 날개 없는 추락 이유

한국뉴스


 

박근혜 지지율 날개 없는 추락 이유

일요시사 0 761 0 0
▲ 최근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한 박근혜 대통령

(고집)불통의 리더십이 날개 잘랐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지지율은 전쟁에 비유하자면 길게 이어져 있는 전선과 같다. 그리고 전쟁에서 절대 무너지면 안 되는 마지노선이 있는 것처럼 지지율도 더 이상 떨어지면 안 되는 지점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지 3년차 되는 시점에 그 지점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그동안 철옹성이라 자부했던 50대 TK지역 지지율의 하락이 눈에 띄어 조기 레임덕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갤럽조사연구소(이하 갤럽)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전까지 40%대를 유지하던 지지율이 35%로 하락했다. 그리고 부정평가는 55%를 기록했다. 하락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난 23일 35%를 기록하던 지지율이 다시 30%로, 부정평가는 55%를 나타내던 것이 60%로 각각 변동됐다.

L자형 급락세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이하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수치를 통해서는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26~27일 양일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9.7%를 기록,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했다. 지지율이 40%대에서 20%대로 떨어지는 데 보름도 걸리지 않은 것이다. 또한 부정평가는 전날보다 0.6%포인트 높아진 62.6%를 나타내 결국 60%를 넘기고 말았다. 위아래로 마지노선이 무너진 것이다.

하락세를 주도한 핵심 계층이 그동안 지속적인 지지를 보내온 50대 TK지역 사람들이라는 점이 드러나면서 청와대가 느끼는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집권 후 꾸준히 50~60%대를 유지해온 지지율이 갤럽의 조사 결과 38%로 하락하고 부정평가가 처음으로 50%를 넘는 역전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지난 대선의 핵심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지지율 역전이 일어난 또 다른 곳이 있다. 바로 새누리당과의 역전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29.7%의 지지율을 기록할 시점에 새누리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5.4%로 나타나 당?청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결국 당·청 간 권력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간으로 봤을 때 박 대통령 지지율은 연말정산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15일을 기점으로 새누리당에 추월당한 후 2주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당의 지지율 탄력성보다 대통령 지지율의 탄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곧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올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당·청 지지율 역전 현상이 역대 정권에서 잘 보이지 않던 이례적인 상황이라 당내에서도 다음 총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갤럽의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수행능력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소통 미흡’이 17%를 기록, 1순위로 꼽혔다. 최근 논란이 된 ‘세재개편안·증세’가 15%로 그 뒤를 이었으며 그밖에 ‘경제 정책(13%)’ ‘복지·서민 정책 미흡(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지율 마지노선 붕괴, 레임덕 우려
중요한건 국정 아젠다가 아닌 소통

결국 집권 초기부터 지적되어 온 소통의 부재라는 원인에 연말정산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금의 하락세를 보이게 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신년 기자회견 후 여론의 반응을 봐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열면 새로운 한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지율이 상승한데 반해 이례적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신년 기자회견 후 더욱 하락하고 있다.


 



 ▲ 시정연설차 국회 본회의장 찾은 박근혜 대통령

이는 지난해 정윤회 문건 파동 및 문고리 3인방 등 산적해 있던 논란에 대한 유감의 표시와 쇄신의 의지가 결여된 듯한 연설에 국민이 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또한 이번 연말정산이 중산층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실질적 증세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가속화됐다. 결국 정부가 발표한 다른 국정 아젠다들이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인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청와대가 내놓을 수 있는 반등카드는 무엇일까. 우선 첫 번째 카드인 인적쇄신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최근 정홍원 총리를 대신할 새로운 총리로 이완구 원내대표를 지명, 항명파동 이후 김영한 민정수석의 사표로 공석이 된 자리에는 우병우 전 민정비서관을 승진시켰다. 그러나 이완구 원내대표는 각종 의혹이 불거지고 있으며 우병우 신임 민정수석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던 주임검사라는 점에서 오히려 레임덕을 앞당기는 카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외교와 북한 문제에 눈길을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갤럽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노력한다(22%)’ ‘주관과 소신이 있다(17%)’ ‘외교·국제 관계(10%)’ 등이 꼽혔다. 결국 이러한 이유들이 국민의 요구사항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좀 더 객관적인 외교·국제 관계(10%)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기업인을 억류할 수 있도록 시행세칙을 변경한 사실과 김정은이 직접 계획한 도하훈련을 실시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는 등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3월로 예정된 한·미합동군사훈련에서 북한은 어떤 형태로든 도발을 할 것으로 보여 박 대통령의 대응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반등카드 필요

또한 김정은이 5월에 러시아를 직접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박 대통령의 방문 여부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러시아로 떠난다면 두 지도자가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가 돼 큰 화제를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청와대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가운데 티모닌 신임 러시아 대사가 박 대통령의 방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르면 지지율 변화가 과거에는 완만하게 하락하는 ‘하향계단형’인데 반해 최근에는 ‘L자형’으로 급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공직자에 대해 엄중한 평가를 내리고자 하는 국민정서가 저변에 깔린 결과다. 이는 반대로 생각하면 몇 가지 기준점에 따라서 이후의 작은 변화가 큰 폭의 변화를 가져올 여지가 있다는 의미에서 박 대통령이 내놓을 반등카드가 기대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시 목소리 높이는 김무성 대표

“당·청은 한 몸…지지율 하락은 마이너스 게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지지율 하락은 누군가가 반사이익을 얻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미래로 나아가기 힘들게 하는 마이너스 게임임을 절실히 인식해야 한다”며 “당·청은 한 몸이라는 사실에 입각해서 더욱 막중한 부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정 과업이 떨어지는 지지율로 인해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할까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대표는 “현 정부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정과업 개혁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지율이 하락해서 국정운영 추진 동력이 약해지게 되면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없고 이는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서도 결코 좋지 않은 일이다”라고 현 상황을 우려했다. <목>

<저작권자 ©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