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관광, '다케시마' 지도 배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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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관광, '다케시마' 지도 배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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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

'멍하니' 일본 꼭두각시 노릇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지난 12일 ‘땅콩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항공보안법상 항공기 항로변경’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번에는 조 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한진관광이 ‘일본해’, ‘다케시마’가 표기된 한국어판 일본여행지도를 여행사 이용 고객에게 무단 배포한 사실이 공개돼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진관광이 ‘동해’ 대신 ‘일본해’, ‘독도’ 대신 ‘다케시마’로 표기된 한국어판 일본여행지도를 여행사 이용 고객에게 무단 배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조 전 부사장이 한진관광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지 두 달만이다. 이 지도는 조 전 부사장이 한진관광의 등기이사(2009년)와 대표이사(2014년)로 재직 중일 때도 계속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각 지역의 관광명소 및 숙박시설 등이 친절하게 안내된 이 일본여행지도의 뒷면에는 ‘Japan National Tourism Organization’이라는 글자가 인쇄돼 있다. 한진관광이 아닌 일본정부관광국에서 제작한 지도라는 것이다. 한국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제작된 이 지도가 일본의 정치적 속내를 드러낸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할 대목이다.

최근 2년 동안 일본여행을 3번이나 다녀왔다는 강원석(33, 회사원)씨는 “무심결에 지도를 봐온 터라 일본관광지도에 이러한 일본의 숨은 메시지가 담겨있을지는 생각도 못했다”며 “일본 정부 기관에서 제작했다니 일본정부관광국을 문제 삼기가 애매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 관광객을 위해 제작되는 지도인 만큼 동해와 독도의 표기 사항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일본 정부의 음흉한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무단 배포한 한진관광은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한진관광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직접 제작한 지도를 무료로 제공 받아 사용한 것뿐 한진관광이 제작한 지도가 아니다”며 “예민한 사항이라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회피했다.

지난 2005년 5월8일, 사이버민간외교사절단 반크는 일본정부가 ‘일본해’, ‘다케시마’가 표기된 일본관광지도를 대량으로 인쇄․배포한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지도의 하단에는 ‘대한민국에서 인쇄함’이라는 문구가 인쇄돼 마치 우리나라가 독도를 다케시마로 인정하는 듯한 인상을 남겨 국제적 이슈를 낳았다.


 

논란이 거세지자 일본정부관광국은 ‘대한민국에서 인쇄함’이라는 문구를 삭제했지만 ‘일본해’와 ‘다케시마’ 표기는 10년 동안 그대로 유지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일본여행지도 논란과 함께 문제로 제기된 일본정부관광국 홈페이지상 일본 상세지도를 보면 ‘다케시마’를 자국의 영토로 간주한 영해권 표시와 ‘다케시마’ 표시가 현재까지 수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문제에 대해 묻자 한진관광 관계자는 “모르고 있었다”며 “지난해부터 한진관광에서는 이 지도를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일본관광지도 논란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한 SBS 보도에 따르면 한진관광 대리점에서 이 지도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보도에서 SBS는 “한진관광의 다른 지점을 찾아 문제의 지도를 달라고 부탁하자 직원은 캐비닛에 쌓여있는 일본여행지도를 바로 내주더라”고 밝혔다.

동해·독도 뺀 일본관광국 책자 구비
아무런 생각없이…여행 문의시 제공

대구대 독도영토학연구소 최장근 소장(일본어일본학과 교수)은 “일본 정부는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날’을 지정한 지난 2005년부터 전 세계 각국에 ‘일본해’와 ‘다케시마’가 표기된 세계지도 및 일본지도를 대량 배포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의 계열사 대한항공이 태극 마크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한진관광이 우리 국민에게 이 지도를 배포했다는 것은 국가적 배신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정치적 의도가 담긴 이 지도를 사용한 한진관광이 단순히 영업 이익을 높이기 위해 일본정부관광국에 제작한 무료 지도를 받아온 것인지, 아니면 일본의 의도를 알고도 이를 자행한 것인지 의심해 봐야 할 문제다”고 덧붙였다.

박의태(21, 직장인)씨는 “독도 영유권 분쟁으로 양국이 대립 관계에 놓인 지 10년이 넘었는데, 어떻게 한진관광이 우리 국민들에게 그 지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배포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은 딸 조현아의 ‘땅콩회항’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4일, 일왕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주한일본대사관이 주최한 ‘내셔널 데이리셉션’ 행사의 참석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 눈초리를 샀다.

일본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을 국경일(내셔널 데이)로 정하고 전 세계 주요인사와 외교사절을 초대해 나라간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자리로 ‘내셔널 데이리셉션’을 매년 개최한다. 조회장은 지난 2010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화환을 보내온 사실도 뒤늦게 밝혀져 논란을 샀다.

일왕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주한일본대사관이 주최한 ‘내셔널 데이리셉션’ 행사에 지난 2010년과 지난해에 화환을 보낸 사실이 밝혀져 한진그룹의 위상이 추락했다. 도마 위에 올랐다. 조 회장은 지난 2010년 일본의 아키히토 일왕의 77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내셔널 데이리셉션’에 자리에 눈에 띄지 않도록 영문으로 된 화환을 보냈다. 이어 조 회장은 딸 조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4일 일왕의 생일파티 사전 축하행사 참석자 명단에 기재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화환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요시사>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정부관광국은 2005년부터 ‘일본해’, ‘다케시마’가 표기된 지도를 한진관광뿐만 아니라 국내 일본 전문 여행사에 무료로 배포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전문 골프투어 여행사 ‘일본XX’의 김모 사장은 “국내에서 제작된 일본 지도가 없다보니 유료로 주문 제작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독도 영유권만을 두고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일본의 자행을 막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vernur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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