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운명 걸린 재보선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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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운명 걸린 재보선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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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들에게 4·29재보선은 리더십과 함께 '대권 전초전' 성격의 정치적 명운마저 걸려 있다.

단 4석 걸린 미니선거 '차기 대권 흔든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4·29재보선은 고작 4석이 걸려있는 초미니 선거다. 당선된다 해도 임기는 채 1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야 모두 이번 선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이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야 당대표가 모두 차기 대권주자라는 점도 이번 재보선을 더욱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재보선의 결과는 그들의 대권운명과도 직결된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재보선 결과별 시나리오를 <일요시사>가 예측해봤다.

4·29재보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 초반 야권의 분열로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판세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불거진 이후 요동치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고작 4석이 걸려있는 초미니 선거지만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은 180도 달라진다.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여야 당 대표가 모두 차기 대권주자라는 점은 이번 재보선에 더욱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재보선의 결과가 그들의 대권운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권운명 직결

우선 새누리당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도 불구하고 3곳 이상에서 승리하게 되면 향후 정국 주도권을 완벽하게 틀어쥐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차 과제로 제시한 4대 부문 개혁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게 된다. 현재 10%대에 머물고 있는 김 대표의 차기 대선 지지율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로서는 치명타다. 문 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선 가장 큰 명분 중 하나가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취임 후 처음 치러진 선거에서 완패한다면 문 대표의 리더십에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다.

당장 1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총선을 문 대표 체제로 치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분출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재보선이 치러진 4곳 중 3곳은 야당 성향이 강한 곳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텃밭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는 당 대표가 차기 총선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민주당과 합당 후 4개월 만에 치러진 재보선에서 11대4로 참패하면서 당대표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물론 전당대회를 치러 정식으로 선출된 문 대표와 합당으로 대표에 오르게 된 안 전 공동대표를 단순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현재 새정치연합으로서는 문 대표를 대신할 인물도 마땅히 없는 상태다. 어찌됐든 차기 총선을 앞두고 주요 당직에서 친노(친노무현)가 제외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당 공천 방식에 대한 불만은 본격적으로 제기될 것이 확실하다.

당내 비노(비노무현)세력은 “친노는 경선에서는 이기고 본선에서는 진다”며 현재 당 공천 방식에 대해 오래전부터 불만을 제기해왔다. 특히 국민여론조사의 경우 친노는 비율확대를 요구해온 반면 비노는 역투표로 인해 민의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며 비율축소를 주장해왔다. 그동안 친노는 각종 경선에서 당원투표에서는 패하고도 국민여론조사에서 크게 승리해 결과를 뒤집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친노진영이 비노진영의 문제제기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새정치연합 내 분당 움직임이 총선 전에 본격화 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패하고 나면 비노진영에선 당장 이것저것 바꾸자는 말이 나올 텐데 친노진영이 이를 무시할 경우 비노계의 탈당 러시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무성-문재인 둘 중 한명은 꼭 죽는다
김문수, 오세훈, 안철수도 재보선 직격탄

반면 새정치연합이 선거에서 압승을 거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치명타를 맞게 된다. 집권 3년차에 레임덕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친박(친박근혜)계의 와해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무성 대표로서는 선거 패배의 원인을 청와대와 친박계에 돌리려 할 가능성이 크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포함된 대부분의 인사들이 친박계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선거 패배 원인을 놓고 다투기 시작하면 박 대통령이 집권 3년 차 과제로 제시한 4대 부문 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재보선 패배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큰 폭의 개각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현재도 압도적인 차이로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대세론은 더욱 견고해진다. 당 안팎에서 시도됐던 분당 움직임도 일단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세론이 견고해지면 새누리당에서는 ‘반기문 대망론’이 다시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 어차피 기존의 후보들로는 문 대표와의 대결에서 승산이 없으니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여권 대선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의 경우 4곳 중 3곳에서 승리를 거두더라도 광주 서구을에서 패한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가 장악한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의 불만이 폭발 직전인 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를 꺾고 승리한다면 ‘호남신당론’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이미 광주에서는 새정치연합 현역 시의원들이 무소속 천정배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이 인구수를 중심으로 대의원 수를 배정하다 보니 영남의 대의원 수가 호남보다 많아 당내에서 호남 출신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도 호남신당의 창당 명분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당원 수는 호남이 영남보다 많다.

이번 재보선에선 제3당, 무소속의 돌풍도 지켜봐야 한다.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구을에 각각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당선된다면 전혀 새로운 전개가 펼쳐질 수도 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인 만큼 여야가 적극적인 정치혁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3당 창당에 탄력이 붙으면서 내년에 치러진 총선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판 커진 선거

다만 일각에서는 무소속으로 나선 천정배 후보나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의 경우 새정치연합보다 이념적으로 더 좌클릭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정국주도권을 잡기 시작하면 여야 간 대치가 더욱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여야의 승패를 떠나 각 선거구별로 지원에 나섰던 대권잠룡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관악을 선거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 경기 성남중원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다.

마지막으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 각각 2석을 차지하며 황금분할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재보선 결과의 여파는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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