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째 꿀 먹은 대한민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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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의 세상돋보기> 71년째 꿀 먹은 대한민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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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일본 총리는 “수천 명의 여성을 성노예로 만드는 일에 일본정부가 직접 관여한 것을 부인하느냐”란 하버드대 학생의 질문에 “고노담화의 연장선에 있다”며 정확한 표현을 회피했다. 또한 이러한 입장에서 위안부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말로 에둘러 답변했다.

87세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아베 총리의 사과를 듣고자 노구를 이끌고 미국의 하버드대학까지 날아갔다. 열여섯 살의 꽃다운 자신의 삶을 망쳐버리고 역사를 왜곡하는 일본의 맹랑함 앞에 직접 산증인으로서 역사를 말해 주고자, 또한 이 때문에 일그러진 자신의 한 맺힌 삶에 사과를 받아내고자 혼신의 힘을 모아 학생들과 간담회도 하고 침묵시위도 했다. 이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 있는지라 마지막까지 억울함을 풀어내고자 혼신을 다했다. 

위안부라 불리며 노예처럼 인권을 유린당한 할머니의 절절한 염원을 아베 총리는 깐죽거리듯 이들을 인신매매 피해자라 일컬으며 유감을 표명하며 일본은 성폭력 등을 없애고 여성의 인권 향상을 위해 기금을 출연하고 있다는 말로 겉치레를 해댔다. 성폭력이 아닌 성노예였고 일본정부가 직접 관여한 것임에도 아베 총리는 당당했다.

우리 정부는 어디에 있는 건지, 일본에 의해 강제로 동원된 성범죄로 이미 유엔도 공식 확인한 문제인데, 이를 두고 인신매매라는 발상이, 또한 성폭력 여성 등을 위한 기금을 출연하고 있다며 그들의 당당함을 주장하는 데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지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 족속이다.

지구상에서 본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인구 중의 하나가 일본인일 것이다. 겉으로는 친절과 예의를 다하고 미소를 짓고 있지만 막상 그 속내를 잘 알지 못하여 뒤통수를 맞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지정학적인 위치 탓에 서로 얽히고설킨 과거 때문에 우리는 나름 그들을 너무도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아직도 그들을 다루는 것이 익숙지 못하다.

온갖 어려움을 뒤로 하고 과감히 미국까지 날아가 자신의 입장을 적극 표명하는 할머니에게 우리 정부는 무어라 할 것인가. 그녀가 16세 때에도, 87세 때에도 정부는 그녀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언제까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지켜보기만 할 것인가.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한심한 대한민국 정부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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