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하루 앞둔 홍준표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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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소환 하루 앞둔 홍준표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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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릅니다. 제가 말씀드릴 부분이 아닙니다."

7일,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홍준표 경남도지사 정장수 비서실장이 취재진의 홍 지사 거취 질문에 "오늘 하루 연가를 냈다"며 이같이 답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홍 지사는 이날 오전 7시 반께 자신에게 직접 전화해서 휴가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휴가를 내게 된 배경이나 현재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 실장은 이 같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제가 말씀드릴 부분이 아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이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는 하나는 곧 홍 지사가 정 실장에게는 현재의 거취나 일정, 급작스럽게 휴가를 내게 된 배경 등에 대해 말을 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정 실장의 워딩 그대로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정황상 후자보다는 전자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게 사실이다. 홍 지사가 정 실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하더라도 말할 수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홍 지사는 이번 휴가로 인해 이날 오후 예정돼 있던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도 불참케 됐다. 정 실장은 홍 지사가 임시회 본회의 불참에 대해 의회에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석연치 않다. 지방자치단체장이라고 해서 비서실장에게 통보한 뒤, 의회에 이해와 협조를 구하겠다는 발상 자체부터가 위험하다. 순서상 의회에 먼저 협조를 구한 뒤 비서실장에게 알리는 것이 일반적지만, 홍 지사는 정반대의 모션을 취했다.

그의 휴가가 더욱 석연치 않은 점은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금품수수를 둘러싼 검찰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상황이라는 부분이다.

물론,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홍 지사가 돌연 조사 준비를 위해 휴가를 낸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실제로 경남도 관계자는 "검찰 소환을 하루 앞뒀는데 변호인과 함께 소환 조사에 대비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 지사는 오전에 이미 자택을 떠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 조사를 위해 급히 서울로 상경해 변호인과 함께 법률적인 자문을 구하고 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공무원 복무규정에 반하지 않는 선에서 휴가를 내고 재충전을 하거나 개인업무를 보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이라고 해서 적절한 절차가 생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공직기강의 문제로 연결될 수도 있는 부분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우두머리로서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겠다.

경남도는 결코 홍 지사의 전유물이 아니며, 이유불문 여하를 막론하고 정해진 절차가 무시되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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