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공백 18일째…유유자적 청와대 참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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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리 공백 18일째…유유자적 청와대 참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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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 이후로 박근혜 대통령의 인선작업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이 전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던 날이 지난달 20일이었으니 한달이 다 되어가는데도 박 대통령은 '총리 인선'과 관련해 입도 뻥끗 하지 않고 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도 있듯이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더구나 '국정 2인자'라 불리는 국무총리의 인선이지 않은가.

총리의 공백 장기화로 국정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일 만도 하지만, 박 대통령의 용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 공석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직무 대행을 맡고 있는데, 국정 운영에는 별다른 노드가 걸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장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총리실에서는 안타깝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무총리론'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과거에도 총리 공백에 따른 대행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5월24일, 고건 총리가 물러난 후로 당시 이해찬 총리 후보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될 때까지 한 달 이상 자리가 비어 있었고, 이때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총리직을 대행했다.

2006년에는 이해찬 총리가 '3·1절 골프 파문'으로 사퇴한 후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구 민주당) 의원이 총리로 취임할 때까지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총리직을 수행했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에는 정운찬 총리가 퇴임(8월29일)하고 김황식 총리가 취임하기 전까지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이 총리 직무를 대행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중남미 순방에서 귀국 후 건강 문제로 1주일 간 공식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면서도 참모진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보들이 시원치 않았는지 박 대통령의 장고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총리 후보로 가장 염두하고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도덕성'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업무에 대한 자질이나 능력보다는 통상적으로 병역·투기·탈세 등의 도덕적인 면이 더 부각되고 파헤쳐지곤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임 총리 및 후보자들이 역사관, 전관예우, 자녀 병역의혹 등 다양한 이유로 잇달아 낙마하면서 후임자가 갖춰야 할 자격조건들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청와대 내부 및 정치권에서도 '신상털기식'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당장 황희 정승이 와도 현재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은 없기 마련이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금품수수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한 와중이어서 완벽에 가까운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박 대통령이 '털어도 먼지 안날 사람'을 찾고 있다는 말까지도 나온다.

'칼날검증'의 부담으로 실제 청와대 인사검증위원회 검증을 통과한 인물들이 고사한 케이스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은 상대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적은 법조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추스려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느 인사가 발탁될지 초미의 관심이다.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을 감안할 때 '인물이 없다'는 등의 하소연은 무책임에 가깝다. 그렇다고 '재고 따지지도 않고' 덜컥 총리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

청와대 참모진들도 후보군 압축 및 검증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른바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 교차로 신호등의 고장으로 교통흐름이 아수라장일 때 경찰관이 수신호하는 것처럼 인선이라는 정체 현상 해소에 적극 앞장서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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