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 "민주주의 가치와 원칙 지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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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사퇴 "민주주의 가치와 원칙 지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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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찹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정면 비판 발언…당청관계 '회복불능' 우려도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유승민 사퇴 "민주주의 가치와 원칙 지키고 싶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자신의 거취를 논의했던 의원총회 결과를 수용했다.

13일동안 친박(친 박근혜)계 인사들로부터 사퇴를 종용받아왔던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게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 재의결이 무산돼 자동폐기 수순에 들어가고 자신도 사퇴하는 일련의 사태는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 정의를 부정한 데 따른 것이라는 비판도 빠트리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후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내 던지지 않았던 것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아침 여의도에 오는 길에 지난 16년간 매일 스스로에게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묻던 질문을 또 했다"며 "정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열린 가슴으로 숭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진흙에서 연꽃을 피우듯, 아무리 욕을 먹어도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치라는 신념 하나로 저는 정치를 해왔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유 원내대표가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계기로 자신을 퇴진시킨 행위는 비민주적이고 정의롭지 못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박 대통령이 일방적 힘의 논리를 통해 의원들에 의해 선출된 여당 원내대표에게 사퇴 시그널을 보낸 것은 결국 민주주의의 퇴보를 가져온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유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자신을 겨냥한 '사퇴 압박'이 야기된 이후의 행보에 대해 '본인 소신'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사퇴선언문을 통해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 정의를 구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저는 그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는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과 친박(친 박근혜)계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추후로도 '소신의 정치'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이번 사퇴 기자회견 발언과 불편한 심경을 가감없이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향후 당청 관계는 사실상 회복불능으로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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