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3년 째’ 현대아산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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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3년 째’ 현대아산 손익계산서 <전격공개>

일요시사 0 2351 0 0
지난 2008년 7월11일 새벽 5시, 몇 발의 총성이 북한 금강산관광특구 내 해수욕장에  울려 퍼졌다. 새벽 산책길에 나섰던 남측 여성 관광객 박왕자씨는 북한 경비병의 총에 쓰러졌다. 금강산관광사업을 전격 중단시킨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로부터 꼭 3년이 지난 지금, 관광사업을 주도한 현대아산은 아직도 당시의 악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간 현대아산이 입은 피해는 얼마나 될지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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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사건→독점권 취소→재산정리…현대아산 발만 동동
고 정주영 창업주·고 정몽헌 회장 숙원사업 "포기 못해"

현대그룹의 대북 관광사업은 1998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방북과 ‘금강호’ 출항과 함께 시작됐다. 다음해인 1999년 현대그룹은 대북사업 ‘전담반’으로 현대아산을 창립했다. 현대아산은 2003년 금강산 육로 사업을 착수한 데 이어 2004년 6월에는 개성공업지구 시범단지를 준공했으며 2007년에는 개성 관광사업도 시작했다.

아산 = 대북전담반

그러나 2008년 7월11일 금강산 관광객 고 박왕자씨가 북한 경비병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금강산 관광은 전면 중단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개성 관광도 중단됐다. 주력사업인 금강산 관광에 제동이 걸리자 현대아산은 울상이 됐다. 하루속히 사업이 재개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바람과는 달리 상황은 악화일로로 내달리고 있다.

우선 관광 재개 선결조건으로 우리 정부가 제시한 ‘진상규명’ ‘재발방지’ ‘신변안전보장’ 등 3대 과제는 아직도 미결로 남아있다. 지난해 2월 열린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회담이 열리긴 했지만 남과 북은 서로의 이견만 확인한 채 자리를 떴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 후인 지난해 4월 현대아산의 외금강 주요 시설을 동결하는 조치를 집행했다. 이후 북한은 외금강 관광을 포함한 상품을 중국 여행사를 통해 판매하면서 중국인의 북한 단체관광을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중국에 우리 자산이 있는 금강산 관광지구의 외금강 등을 관광 대상지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중국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금강산 방문은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지난 4월 북한은 현대그룹이 가진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의 효력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을 자체적으로 시작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급기야 최근에 들어 북한은 현대아산 등 남측 기업이 가진 금강산 지구의 부동산, 호텔 등 재산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13일까지 금강산 지역의 재산 정리 방안을 마련해 방북할 것을 통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3년 동안 사업을 못하다 보니 도산하는 협력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어림잡아 500여개의 협력업체가 주저앉았다는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금강산 관광’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잊혀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강산 사업에 많은 공을 들인 현대아산으로선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현대아산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남북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정부의 승인 없이 당사자가 독자적인 움직임을 취할 수 없어서다. 현대아산은 주력사업이 벼랑끝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지켜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현대아산은 다른 기업들이 꺼리는 모험 투자를 했다. 그 결과 기업 경영 차원에서도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해서도 가치가 있는 투자였고 필요한 사업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분명 이런 칭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현대아산에 주어진 건 엄청난 양의 빚이었다. 3년 사이 현대아산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관광 중단으로 작년 말 기준으로 3900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봤다. 이와 별도로 숙박업체와 식음업체 등 협력업체의 누적손실액도 1356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현대아산 측은 분석했다. 직원 수도 수차례 구조조정으로 관광 중단 전(1000여명)과 비교해 70%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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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도 70% 줄어

하지만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을 접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단 한명이 북측 관광지를 찾더라도 대북사업을 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시아버지인 창업주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의 숙원사업일 뿐만 아니라 정부차원에서도 대북사업은 중요 통일 정책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현대아산 측 관계자는 “정부와 수시로 접촉해 금강산 재산 정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이 하루 속해 재개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가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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