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말뿐인 경제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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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공약 점검> ③말뿐인 경제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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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지금도 대통령만 아는 ‘창조경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하반기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일요시사>는 지난 2월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대선공약이행평가’를 토대로 그로부터 현재까지 얼마나 공약이 이행됐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총 4주에 걸쳐 복지·안보·경제·정치 분야로 나눠서 다룰 예정이다. 그 세 번째로 경제 분야를 점검해봤다.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시점에 맞춰 복수의 언론은 절반의 국정운영기간 동안 보여준 박근혜정부의 성과를 평가했다. 보수·진보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각론에선 차이가 났지만 총론에선 외교·복지 분야에서는 발전했다는 의견이 많다. 반면 경제·정치 분야에서는 정체·퇴보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핵심 공약 사항이었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취임 1년 만에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정책 평가
여야 대척점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 여부를 평가해온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 연설문을 분석한 결과 ‘경제민주화’란 단어는 2013년 11월18일 이후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다.

야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에 경제민주화 종료 선언을 했다”며 “경제정책이 방향을 잃고, 구시대 유물로 전락한 ‘낙수효과’로 경제정책이 회귀한 결과 국가경제의 리스크가 커져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같은 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년 반을 돌아보면 정부의 경제 활성화 조치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은 “부자를 더 부유하게, 가난한 사람을 더 궁핍하게 만드는 정책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민주화 법안을 대거 처리했고, 특히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대기업의 소유 지배구조 관련 경제민주화 입법이 완료됐다”며 “경제적 약자의 권리강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들도 대부분 입법 완료됐다”고 봤다.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3주차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34%로 9주째 답보상태를 보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은 56%를 기록했다.

눈여겨 볼 점은 응답자 564명 중 73명이 부정 평가를 내린 이유로 ‘경제 정책’을 꼽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전체 13%를 차지하는 수치로써 항목 중 2위에 해당된다(소통 미흡이 20%로 1위).

경제민주화 분야
1개 공약 이행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1·2주차 때까지만 해도 5%대를 유지하던 수치가 3주차에서 9%, 4주차에서 12%까지 상승했다. 5주차에선 2%포인트 하락한 10%를 기록했지만, 8월 1·2주차 들어서는 다시 11%로 상승, 3주차 들어서는 13%로 최소치를 기록했다. 즉 박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8월 4주차 결과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이 확실시되지만, 이는 안보 이슈가 대두됐기 때문이지 경제정책에서 활로를 찾은 결과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권영철의 Why뉴스>에서는 임기반환점을 앞두고 박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대해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라기보다는 안보 이슈가 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라고 내다봤다.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양승함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는 지난 25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이 대선 공약이었고, 1년 지나 경제혁신 3개 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지금은 4대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식 경제정책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제 공약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해 왔을까. 대선 공약집 <세상을 바꾸는 약속>에 수록된 내용 중 경제 공약은 ‘경제민주화(18개)’ ‘힘찬경제(51개)’ ‘창의산업(14개)’으로 3개 분야, 총 83개 세부 공약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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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지난 2월16일 박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맞아 공약 이행도를 진단한 결과 전체 83개 세부공약 중 완전이행이 27개(경제민주화 5개, 힘찬경제 21개, 창의산업 1개)로 전체의 32.5%, 후퇴이행이 34개(경제민주화 4개, 힘찬경제 19개, 창의산업 11개)로 41.0%, 미이행은 22개(경제민주화 9개, 힘찬경제 11개, 창의산업 2개)로 26.5%를 차지했다.

6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경제민주화 분야에서는 미이행 공약 9개 중 단 1개의 공약만 후퇴 이행 됐고 나머지는 아직 미이행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힘찬경제 분야는 전체 11개 중 2개는 완전이행, 2개는 후퇴이행으로 변경됐다. 미이행된 창의산업 분야 공약 2개는 변함없이 미이행 상태로 남아있다.

종합해보면 2015년 전반기 동안 경제관련 공약 완전이행은 기존 27개에서 29개로(32.5%→34.9%), 후퇴공약은 34개에서 37개(41.0%→44.6%)로 상승, 미이행은 22개에서 17개(26.5%→20.5%)로 감소했다.

변화된 내역을 보면, 경제민주화 분야에서 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시행되는 대주주 적격성 유지심사를 모든 금융회사에 도입한다는 공약이 미이행에서 후퇴이행으로 바뀌었다. 경실련이 조사할 때까지만 해도 계류 중이던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격성 심사대상을 최다출자자로 한정하는가 하면, 배임·횡령 등 일부 비리에 대한 심사 내용이 빠져있어 당초 취지에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변화가 많았던 힘찬경제 분야에서는 총 4개의 공약(완전이행 2개, 후퇴이행 2개)이 이행됐다. 특히 대부업을 금융감독망에 포함하여 소비자 보호기능을 강화한다는 영역에 포함된 3개 공약이 모두 완전·후퇴이행으로 전환됐다.

힘찬경제 분야
4개 공약 이행

대부업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의 공적 감독대상으로 편입하고, 자격에 기준을 둔다는 공약은 지난 2014년 12월29일에 발의된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완전이행으로 바뀌었다. 새로 신설된 대부업 관련법 제3조의5 등록조건을 보면 ▲1000만원 이상의 자기자본이 있는 자 ▲관련 교육 이수를 받은 자 ▲고정사업장이 있는 자 ▲만약 대표자·임원이 벌금형 등 관련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그로부터 5년 이상이 지난 자로 기준을 확정·공표했다.

부업 자율규제 기구를 지정하고, 금감원 업무를 분담한다는 공약과 중소 대부업체의 대형화를 유도하여 소형업체 난립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인다는 공약은 지난 2013년 3월22일 발의된 ‘대부업등의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이 대안반영되면서 각각 완전이행과 후퇴이행됐다. 그러나 법이 통과됐음에도 대부업 신용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완전이행이라 평가하기 힘들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을 빼가는 횡포를 막겠다는 공약은 미이행에서 후퇴이행으로 진전됐다.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 산하에 기술인력 유출 신고센터를 마련해 접수를 받는가 하면 중소기업청에서 핵심인력성과보상금(내일채움공제) 제도를 내놔 지난 2월경보다 제도적으로 나아갔다는 평가다.

 

그러나 동반위가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 기구로써 신고가 접수된다 해도 인력을 빼간 대기업에게 가할 법적 제재 수단이 전무한 상태다. 무엇보다 개인이 가진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기 힘들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힘찬경제’11개 중 4개만 이행
‘창의산업’전무…창조센터로 끝?

반면 최근까지 미이행으로 남아 있는 공약 중 눈에 띄는 것들도 있다. 경제민주화 분야에서 국민정서를 고려해 사면권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공약은 광복절에 맞춰 최태원 SK회장 등 대기업 경영권자들을 사면함으로써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행할 수 없는 공약이 됐다.

또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에 대한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형량을 강화한다는 공약은 지난 2013년 11월29일 개정법안(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됐음에도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의 내용을 보면 재벌가에서 공식처럼 활용되는 ‘횡령·배임→형기의 2분의1까지 감경해 집행유예 선고→대통령의 특별사면’ 공식을 깨고자 형량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횡령·배임 등으로 재산이득액이 30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

힘찬경제 분야에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한다는 공약 3개가 아직 답보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 보호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법안들이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6일 정부가 발의한 ‘금융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안’은 지금까지 계류 중이다. 법안심사소위에 9번이나 상정됐음에도 통과되지 못한 이 법은 이로써 9월 정기국회 중 10번째 상정을 바라보게 됐다.

창의산업 분야
공약 이행 0건

창의산업 분야에서는 과학기술인의 대우와 관련된 법안이 아직 미이행 상태다. 과학기술인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종합지원 한다는 안은 지난 2014년 4월25일에 발의된 관련 개정법(새정치연합 전병헌 의원 대표발의)이 통과되지 않아 법적근거가 취약한 상태다.

과학기술 유공자에 대해 사기 진작책을 내놓는다는 안 또한 관련 법안들이 모두 계류·철회되고 있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치권, 재벌가 겨눈다

최근 여의도 정가가 ‘재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지난 27일 재벌개혁특위(이하 재벌특위)를 본격 가동했다. 새누리당은 신동빈 롯데 회장 등 핵심 재벌 총수에 대한 증인 소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특위는 지난 27일 첫 전체회의를 열어 공식 활동에 착수했다. 위원장을 맡은 박영선 의원은 “2년 전 8월28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총수와 회동한 날이자 박근혜정권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실종된 날”이라며 국회 차원의 재벌특위 구성을 새누리당에 제안했다.

‘여’ 롯데 겨냥, ‘야’ 재벌특위 구성

전체회의에서 나온 내용에 따르면 재벌특위는 ▲소유구조 개혁 ▲상법 개혁 ▲행태 개혁 ▲특혜 개혁 등 4가지 분야를 설정하여 관련 분과위를 설치해 활동하기로 결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사면·조세감면은 물론 일감몰아주기 등의 편법에 대한 금지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도 재벌과의 전쟁을 위한 물밑작업에 있다. 새누리당 내에도 신동주-신동빈 형제를 증인으로 채택하길 원하는 의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에서 여당의 한 의원의 입을 빌려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받은 국감 증인 신청 결과, 여·야 의원 상당수가 신동주-신동빈 형제를 증인으로 요청했다. 덧붙여 여·야는 두 사람의 증인 채택 여부를 사실상 합의했다고 소식을 전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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