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진전 없는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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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공약 점검> ④진전 없는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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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큰소리만 떵떵…이번 정권도 답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하반기 국정 운영을 시작했다. <일요시사>는 지난 2월1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박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대선공약이행평가’를 토대로 그로부터 현재까지 얼마나 공약이 이행됐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총 4주에 걸쳐 복지·안보·경제·정치 분야로 나눠서 다룰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정치 분야를 점검해봤다.

여의도에서는 정치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에서는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새누리당은 오픈프라이머리 등 총선 룰 결정에 당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정의당 등 야권에서는 비례대표를 늘이는 방안에 대해 모색 중이다.

정치 개혁
20대 총선

이렇듯 최근 정가에서는 개혁의 일환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항들이 많다. 그러나 모두 내년 4월경에 있을 20대 총선을 겨냥한 개혁안뿐이다. 때문에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국민들에게까지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도 결국 취업·육아·주거 등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정치권이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선거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의 구조적 문제라고 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 한곳으로 집중되는 대한민국의 권력 구조상 대통령만이 정치권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집 ‘세상을 바꾸는 약속’에 제시된 정치 및 제도 개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공약은 크게 3가지, ‘정치쇄신’ ‘검찰개혁’ ‘정부개혁’ 분야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부개혁이 27건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며, 그 다음이 검찰개혁 분야로 19건, 정치쇄신이 17건으로 가장 적은 수를 차지한다. 이들을 합치면 총 63건의 공약이 정치·정부와 관련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지난 2월16일 박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맞아 이들 공약의 이행도를 진단한 결과, 전체 63개 세부공약 중 완전이행이 10개(정치쇄신 1개, 검찰개혁 3개, 정부개혁 6개)로 전체의 15.9%를 기록했다.

후퇴이행은 22개(정치쇄신 4개, 검찰개혁 6개, 정부개혁 12개)로 34.9%를 차지했다. 완전이행된 공약보다 후퇴이행된 공약이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미이행은 31개(정치쇄신 12개, 검찰개혁 10개, 정부개혁 9개)로 49.2%를 기록했다. 근 절반에 가까운 정치·제도 개혁 공약이 이행되지 않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쇄신 분야
미이행 12→9

6개월의 시간이 흐른 상황에서 공약을 다시 진단해보면 이행률에서 약간의 변화가 나타났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우선 정치쇄신의 경우 기존 미이행 상태였던 12개 공약 중 1개 공약은 완전이행됐으며, 2개 공약이 후퇴이행됐다.

완전이행된 1개 공약은 선거구 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선거구 획정의 자의성을 방지하기 위해 획정위를 운영할 시 100% 외부인사로만 구성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 결과 독립기구로서의 획정위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출범하는 등 공약이 이행됐다.

그러나 획정위가 계속해서 독립성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국회 정개특위와의 충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획정위는 지난 8월경 정개특위에게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하라고 통보했지만, 정개특위는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 황교안 국무총리

총선 룰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으로 선거구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못한 탓이다. 이에 획정위는 획정안의 국회 제출 법정기한(10월13일)을 지키기 위해 정개특위와는 별도로 획정기준 등을 설정하고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내놓은 상태다. 정치권과의 마찰이 예상되는 가운데 획정위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제한하고 불 체포 특권을 폐지한다는 공약은 후퇴이행으로 전진했다.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소속 박기춘 의원(새정치민주연합 탈당)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서 미이행에서 후퇴이행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해당 특권이 명시된 헌법 제44조·제45조에 대한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지난 2014년 9월3일 ‘철도비리’에 연루된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었다는 점 등을 비추어 완전이행이 아닌 후퇴이행으로 분류된다.

공약 이행률 점검해보니…
정가 여전히 ‘변화없음’

공무원의 직무수행과 관련된 사익추구를 금지한다는 공약도 미이행에서 후퇴이행으로 변한 부분이다. 지난 3월3일 정무위원장의 제안으로 발의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이 국회에서 원안가결됨으로써 기본 법제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의원들의 특권 제한 공약처럼 완전히 이행됐다고 보기 힘든 부분이 있다. 김영란법을 기반으로 한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정치권과 사회각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추석 명절을 앞두고 농어촌민들은 김영란법 시행령에 의한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만약 국민권익위원회와 한국법제연구원이 제시한 선물 가액 5만~7만원 선으로 처벌 기준이 설정된다면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고 관련 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농·축·수산물을 김영란법 적용 범위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법률안(새누리당 김종태 의원 대표발의)이 지난달 17일 발의된 상태다.

검찰개혁 분야에서는 그동안 이행된 공약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10개의 미이행 공약 중 4개가 포함돼 있는 검·경의 수사권 조정 영역은 변화된 바 없이 현 상태를 유지했다. 검·경이 서로 감시한다는 안, 검찰의 직접 수사기능을 축소한다는 안, 경찰수사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방식의 수사권 배분 안 등은 제도적으로 마련되지 못했다.

비리검사 퇴출 영역에 있는 2가지 공약 사항도 당분간 미이행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의 검찰청법이 아직 개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검사의 적격검사기간을 7년에서 4년으로 단축시킨다는 공약은 5년으로 변경돼 입법예고 중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13년 3월23일 이후로 개정되지 않고 있다.

검찰개혁 분야
6개월 간 0건

합리적인 검찰 인사제도를 확립한다는 영역 또한 경실련이 조사한 지난 2월16일 이후 변화된 것이 없다. ‘검찰인사위원회’에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한다는 공약은 관련 규정이 지난 2011년 12월28일 이후 변화된 것이 없어 이행됐다고 보기 힘들다.

검사의 법무부 및 외부기관 파견을 제한한다는 안도 진전이 없었다. 따라서 ‘청와대 파견’ 등 검찰을 편법으로 파견하는 행위를 제도적으로 막는 일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에 검찰을 편법 파견하는 문제는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김현웅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때 “이미 6명의 검사가 청와대 파견 금지에도 사표를 써서 파견됐고, 5명이 그대로 검찰에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 김진태 전 검찰총장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개선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검찰의 청와대 파견에 대해 ‘직업선택의 자유’라고 발언해 공약 이행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야권에서 나온 바 있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후보자 당시 청문회 과정에서 “검사직을 사직하고 청와대 비서실 근무를 제한하는 것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검찰 관련 0%…개혁의지 없나
정부개혁 2건…전시행정 빈축

정부개혁 영역에서는 총 9개의 미이행 공약 중 단 2개의 공약만이 완전이행됐다. 국민대타협기구를 통해 조세 수준을 결정한다는 안은 지난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할 당시 이행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2일, 9월 정기국회 개회를 맞아 가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대타협기구는 정부, 공무원노조, 여당, 야당, 전문가, 시민단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결론을 도출해내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당시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타결된 지난 5월4일 “국민대타협기구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우리 사회의 갈등해결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완전이행이 언제 후퇴이행으로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 최근 발생하고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노동개혁을 진행하는 가운데 곳곳에 뇌관이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교섭단체연설에서 김 대표가 특정 노조를 두고 ‘귀족노조’라고 말한데 대해 민주노총 측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이와 관련해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청년·비정규직 일자리 해결을 위해 정규직 노동자는 ‘시간’을 양보하고, 대기업은 ‘이익’을 양보해달라”며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국회 내 사회적 기구 설치를 제안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이 이 원내대표의 안을 받아들여 대타협 기구를 설치한다면 갈등을 봉합하고 지난 공무원 연금개혁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당 분야의 나머지 공약들은 미이행 상태를 유지했다. 공공부문 투명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안은 기획재정부 소속 재정정보과에서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 300억원이 투자되는 이번 시스템 구축이 마무리 된다면 국고보조금의 중복·부정 수급을 방지해 재원이 왜곡 배분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무회의 강화 영역에 있는 총 4개 공약 중 3개 공약이 미이행 상태다. 국무회의의 집단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안과 ‘책임장관제’에 대한 안, 정부조직 개편 시 전문가와 공무원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안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으로 이행되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부개혁 분야
완전이행 2건

지난 2월16일부터 최근까지 이행된 공약은 총 5건, 정치쇄신 분야에서 3건이 완전·후퇴이행됐고 정부개혁 분야에서 2건이 완전이행됐다. 이를 종합해보면 정치·제도 개혁과 관련된 총 63개 공약 중 완전이행된 것이 13개(정치쇄신 2개, 검찰개혁 3개, 정부개혁 8개), 후퇴이행이 24개(정치쇄신 6개, 검찰개혁 6개, 정부개혁 12개), 미이행이 26개(정치쇄신 9개, 검찰개혁 10개, 정부개혁 7개)로 바뀌었다. 항목별 변화 비율은 다음과 같다. (완전이행 15.9%→20.6%, 후퇴이행 34.9%→38.1%, 미이행 49.2%→41.3%)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중 열병식’ 국제사회 반응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두고 국제사회의 반응이 비판적이다. 미국을 포함한 친미·반중 성향의 국가들은 중국의 열병식 퍼레이드를 보고 ‘시대착오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지난 3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열병식을 개최한 데 대해 서방국가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피터 쿡 미 국무부 대변인은 행사에 대해 “미군은 세계 최강의 군대이며 사람들은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미국의 힘, 우리 군대의 힘을 알고 있으며 우리가 퍼레이드를 통해 우리의 능력이 어떻다는 것을 굳이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몽드>는 “중국 전승절 열병식이 제2차 세계대전(독일·이탈리아·일본) 주축국에 대항해 싸운 국가에서도 만장일치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스가 히데요시 일 관방장관은 “화해의 요소는 없다”고 못 박았다.

박 대통령의 참석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반응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에 대해 “북한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중국을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중국과 지나치게 가까워져 오바마 정권이 이를 우려하기도 한다. 10월 방미 때 충분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포브스>는 “‘반일’이라는 공감대로 참관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렀다. 오히려 북한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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