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말의 향연, 그 끝은?

한국뉴스


 

<황천우의 시사펀치> 김무성의 말의 향연, 그 끝은?

일요시사 0 848 0 0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지난해 새누리당 대표 선출을 위해 실시됐던 전당대회를 돌아보자. 대회 시작 전부터 서청원, 김무성 의원 간 양자대결로 굳어지리라는 일반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서청원 의원이 압도적으로 당선되리라 보았다.

두 사람의 정치 역정과 더불어 역량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이 부분에서 김무성 의원은 서청원 의원에게 속된 말로 ‘쨉도 되지 않는’ 그런 상대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두 사람은 격, 즉 차원이 달랐다.

외관상 드러난 경력은 물론이고 자력으로 정치판에 뿌리 내리고 한 시대의 질고를 온 몸으로 겪었던 서 의원과 YS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신데렐라처럼 등장했던 김 의원은 근본적으로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그런데 대회가 진행되는 과정에 돌발변수 아니, ‘사(詐)’가 끼기 시작했다. 이전까지의 관리형 대표가 아니라 20대 총선에서의 공천권 나아가 차기 대선과 연결되면서 관리가 아닌 권력의 문제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서 의원의 압승이 아니라 패배를 감지했고, 결과 역시 그대로 나타났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와 관련하여 한때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그 쪽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 독자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하도록 하겠다. 여러 사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했던 두 가지만 들겠다.

먼저, 이 땅의 정치를 좀 먹는 지역주의가 새누리당에는 더욱 치열하게 현실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야기를 돌리면, 서 의원이 충청도가 아니라 경상도 출신이었다면 당연하게 서 의원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는 이야기다.

새누리당의 당원 특히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다수가 경상도 출신이다. 그런데 거기에 더하여 경상도 출신 인사들은 다른 지역 출신들보다도 권력에 강한 집착력을 보이고 있다.

결국 당시 전당대회는 개인 서청원과 김무성이 아닌 경상도와 충청도의 지역대결로 변질되었고, 당원들의 출신지 분포에 따라 득표하기에 이른다. 물론 현재 새누리당 당원의 출신지별 분포에 대해 정확하다 말할 수 없지만 필자가 한나라당에 적을 두고 있을 당시의 비율을 살피면 거의 일치한다.

다음은 김무성 대표가 그리도 강력하게 부르짖는 오픈프라이머리의 문제다. 서청원 의원은 ‘친박’, 즉 박근혜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를 확고히 하고 있었다.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을 때 박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 또한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김무성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결국 서 의원은 경상도 출신이 아니라는 점, 아울러 박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로 인해 정치적으로 상대도 되지 않는 김 의원에게 치욕스런 결과를 맞이하고 만다. 김무성의 새누리당 대표 당선은 새누리당이 지닌 고질의 결과였다고 정의 내릴 수 있다.

그렇게 당선된 김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흡사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라도 하듯 혁신을 내걸었다. 혁신의 사전적 정의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을 의미한다.

이 혁신을 썩어 문드러진 현실 정치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정치의 본질을 살피고 원칙에 충실히 하는 게 그 요체다. 그런데 김 대표는 현실정치를 ‘깽판’으로 만든 요인 중 하나인 오픈프라이머리를 자신의 전유물인 양 외쳐대고 한걸음 나아가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되도 않는 말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김무성이 또다시 말의 향연을 벌였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혁적 보수의 길을 걷겠다”면서 ‘포용적 보수’ ‘서민적 보수’ ‘도덕적 보수’ ‘책임지는 보수’를 당의 정치적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한마디로 가관이다. 아마도 좋은 것만 몽땅 취하겠다는 의미로 보이는데……. 그건 정치, 민주정치가 아닌 독재다.

여하튼 김 대표의 행적을 바라보면 한 인간이 생각난다. ‘새정치’ ‘큰정치’를 외치면서 공갈·협박과 사기로 일관했던 그 인간 말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