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인물들’ 정치 진입 장벽 제거 공식

한국뉴스


 

‘제3의 인물들’ 정치 진입 장벽 제거 공식

일요시사 0 2078 0 0
 ‘처음엔 거부해주는 것이 예의다.’ 나오란다고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면 모양 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민심의 요구’라는 명분으로 전면에 등장하기 일쑤다. 관행처럼 되풀이되는 비(非)정치권 인사들의 정계 발 담그기 순서를 말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이 한발짝 다가오자 또다시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하나 둘 거론되고 있다. 여야에서도 앞 다퉈 그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들은 과연 어느 타이밍에 정치권 전면으로 등장하게 될까.

선거철이 내년으로 바짝 다가오자 정치권의 움직임은 어김없이 분주한 모양새다.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인재영입은 필수다. 때문에 현재 유명인사들에게 여야를 막론하고 애정공세가 쏟아지고 있다.

정치경험이 전무한 점은 문제 삼을 것도 없다. ‘민심’이라는 약발 좋은 만병통치제가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요구하고 민심이 요청한다는 대의명분 하나면 정치권 어디에나 에둘러 표현하기 안성맞춤이다.

오히려 국민들도 권모술수 없고 비교적 깨끗한 비정치권 인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정계 전면에 자연스럽게 입문할 수 있다.

정치권 진입장벽
통과하려 민심강조

정계 안팎으로 가장 거세게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인사는 단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전파와 지면을 타고 그야말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급부상중이다.

문 이사장이 정치할 생각 없다고 손사래 치면 칠수록 ‘대망론’이 거세게 불며 지지율은 솟구치고 있다. 그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대선후보 지지율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합을 벌일 정도다. 게다가 ‘문사모’ ‘젠틀재인’ 등 팬카페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군 문제에 민감한 한국사회에서 그의 특전사 복무 시절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민심 사로잡기에 한몫했다.

그가 맡고 있는 노무현재단 회원도 최근 20만명을 돌파했다. 정기 후원금을 내는 회원도 3만명이 넘어 작년에는 43억원이 모였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비록 재단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조직이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선거국면에서는 문 이사장의 지지세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처음에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겠다던 그의 목소리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자신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 출판을 기념하여 ‘북콘서트’를 열어 직접 무대의 주연으로 등장했다. 그보다 전에 그는 ‘승리 2012 원탁회의’에도 참석하며 야권의 최대쟁점인 통합에 힘을 보태겠다며 공공연히 ‘통합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정치행보에 발 담그겠다는 간접적 고백이 이어진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문 이사장은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내년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의 흥행을 이끌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울산을 포함해 부산‧경남지역의 절반가량(20여석)을 얻는 것이 목표라는 야심도 드러냈다.

아울러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리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언급도 있었다. 문 이사장의 대외행보 보폭에 점차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야권 판 키워
흥행몰이 기대

문 이사장은 여전히 대선출마에는 묵묵부답이지만 이미 현실정치엔 발을 담근 상황이다. 때문에 내년 총선 선대위원장으로 활약해 야권의 승리를 이끈다면 지지율은 한 단계 더 상승하고 자연스레 대선 레이스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 이사장과 손 대표가 경쟁하며 야권의 판을 키우면 흥행몰이에 도움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렇듯 그의 역할론에 대한 기대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강남좌파’ 조국에 대한 야권 관심 뜨거워 러브콜 
안철수‧박경철 “정치 관심 없다” 부정적 입장 피력

여기 목소리의 변화가 뚜렷한 또 한 사람이 있다. 야권통합을 위해 ‘백만민란’의 주동자로 나선 문성근 대표다. 그는 정권교체를 단단히 벼르며 야권통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MB정부’의 역주행을 견제하고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기득권을 갖고 있는 상층부들의 협상으로는 야권을 통합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따라서 국민 100만명의 입장을 받아 국민적 압박으로 정치판도를 변화시키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그는 이미 ‘노풍(盧風)’의 주역으로 활약한 바 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많은 사람들은 그를 정계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민주정부 재창출에 반대급부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요지였다. 그리고는 영화계로 돌아갔다.

그는 이번에도 백만민란은 2012년 민주진보정수 수립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일 뿐 정계에 발을 담글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도 달라졌다. 문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다짐해 총선 출마 가능성을 암시했다. 때문에 내년 4월이면 거리에서 지지를 부탁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분야 종사자
젊은 인사들 부각

정치권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박경철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등의 비정치권 인사들에도 주목하고 있다.

여야 모두 대중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사들을 끌어 들여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심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전문직 종사자들인 이들은 지적이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이미 SNS계의 스타이기도 하다.

한나라당에서는 ‘안철수·박경철’ 카드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앞선 두 사람에 이어 조 교수에까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사무총장 시절 “그들(안철수‧박경철)이 와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이사장은 자신의 북 콘서트에서 “안철수 원장과 조국 교수가 힘을 써준다면 PK(부산‧경남)지역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안 원장, 조 교수는 모두 부산 태생인 점을 고려한 발언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정치 입문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조 교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출마할 생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변인도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공·사석에서 “나는 정치인 체질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는 또 “청년들 대상의 외부 강연에만 집중할 생각”이라며 정계 입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문재인發 ‘운명풍’
그들에게 미칠까?

문 이사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노무현)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끝마쳤다.

친노의 좌장격인 그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고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석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직접 정치에 뛰어들지 않겠다던 문 이사장은 한 발 한 발 현실정치권내로 진입했다.

때문에 조 교수, 안 원장, 박 대변인 세 사람 모두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은 모두 한사코 정치권에 발 담그기를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철이 다가오고 정치권 안팎의 참여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경우 어떤 타이밍에 등장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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