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탈당'과 문재인의 정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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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철수 탈당'과 문재인의 정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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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창업주' 안철수 의원이 최근 당적을 벗어던졌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자신의 속해 있던 야당의 무능력함과 대표의 무대책을 더 이상 목도할 수 없었던 것으로도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해 '혁신 전당대회 개최'라는 입장을 재차 요구했음에도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최후 통첩 후 사흘 간 칩거에 들어가면서 문 대표의 결정에 '여지'를 남기는 뉘앙스를 풍겼다. 하지만 문 대표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자 지난 13일, 전격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탈당 후 안 의원은 광주와 부산을 각각 찾아 세력의 외연 확장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탈당으로 적잖은 손실을 봤다.

우선 외부적으로는 내홍을 잠재우지 못한 '리더십 부재'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내부적으로는 이 과정에서 최재천 정책위의장, 주승용 최고위원 등이 사퇴했고, 황주홍 등 비주류 호남 의원들로부터 퇴진의 압박을 받는 등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했다.

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불참도 뼈아픈 대목이다.

그가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것은 결국 당 대표의 간판이었다. 일부 호남권 비주류 인사들이 '리더십 부재'로 퇴진을 요구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오히려 문 대표의 주변 인사들이 "문 대표 흔들기는 그만하라"며 방어막을 치느라 바빴다. 문 대표에게는 당장 20대총선이라는 대형 실험대가 기다리고 있다. 만신창이가 돼 있는 당의 전열을 재정비해서 이번20대 총선서 과반석 이상을 확보해 승리로 이끌겠다는 비전은 제1야당의 대표로서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착역이지, 종착역은 아니라는 견해가 크다. 문 대표의 최종 종착역은 '총선 승리'보다는 '대권'에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현재 당내 내분 하나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권은 커녕, 당장 치러야 하는 20대 총선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애석하게도 그는 아직 문제의 핵심포인트를 잘못 짚고 있는 듯하다. 안 의원의 탈당에 발맞춰 잡음이 가라앉지 않자 문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흔들리지 않겠다. 박근혜정권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강한 야당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문단속조차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박근혜정권'을 들먹이고 있다. 게다가 국회 본회의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노동개혁법 등 민생법안 처리에도 계속 어깃장을 놓고 있는 야당이 아닌가. 그러면서 문 대표는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는 어불성설을 내놓고 있다.

'환골탈태' '혁신' '상향식 공천' 등 이날 나온 그의 발언들은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과거 총선이나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에 매번 패할 때마다 들고 나왔던 카드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체적으로 어떤 식의 환골탈태가 이뤄질 것인지, 혁신의 대상과 주체는 누구인지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문 대표는 립서비스 정치가 국민에게 피로감만 주며 이는 선거를 통해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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