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는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밤늦게 부터 조문이 시작됐는데도 불구하고 탈북자와 북한 관련 단체 회원을 중심으로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임시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은 장례 일정과 절차 등을 논의하며 조문객을 맞느라 분주한 모습 보이고 있다.

특히 장례위원회가 빈소를 아산병원에 차리기로 결정하자 위원회에 참여하는 30여개 북한 관련 단체 대표들은 오후 8시께부터 분향소에 모여 앉아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했다.

분향소 안에서는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이 영정 사진을 놓고 분향과 헌화에 쓰일 각종 장례 도구들을 배치하는가 하면 탈북자 모임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

장례식장 1층 로비에는 황 전 비서의 빈소 위치를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됐고 턱 앞에 두 손을 깍지 낀 모습의 황 전 비서 사진이 대형 전광판 한 켠에 떴다.

빈소 입구 벽면에는 '고인 황장엽, 상주 김숙향'이라고 적힌 흰색 종이가 붙어있다. 김숙향 씨는 황 전 비서의 수양딸이다.

장례위원회가 오후 11시께 조문객을 받기 시작하자 빈소 인근에서 기다리던 탈북자 등 수십 명이 줄지어 분향ㆍ헌화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곧이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지상욱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오후 11시20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박희태 국회의장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조화를 보냈다.

경찰은 분향소를 차리는 동안 빈소 출입구 양쪽에 통제선을 쳐놓고 장례위원회 관계자와 탈북자 등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장례위원회는 이날 밤 회의를 거쳐 김영삼 전 대통령을 명예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 구성과 정확한 장례 절차ㆍ방식 등을 확정해 11일 오전 밝힐 계획이다.

故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죽음과 관련해 경찰은 심장마비로 인한 자연사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과 관련해 각종 의혹들은 쏟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나 그의 죽음이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에 맞추어진 점과 김정은의 후계구도 작업이 본격화된 이후에 일어났다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정부로서는 황 전 비서의 죽음이 타살이든 자살이든 자연사이든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특히 타살로 밝혀지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자연사로 결론 낼 수 없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