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싱크탱크 비교해보니…‘억’소리 나게 돈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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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싱크탱크 비교해보니…‘억’소리 나게 돈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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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김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여야3당은 각각 싱크탱크를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의 싱크탱크는 각각 민주연구원, 여의도연구원, 국민정책연구원으로 불린다. 각 싱크탱크는 정책을 발굴하고 각종 토론회와 세미나를 개최해 각 진영의 담론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싱크탱크가 본연의 임무서 벗어나 특정 계파 및 정치인의 사적 이익 기구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싱크탱크의 역사는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여의도연구원(이하 여의도연구원)이 가장 깊다.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외무부로부터 재단설립 허가를 받고 세워진 여연은 최초의 정당 정책 연구원이다. 2013년에는 여의도연구소서 여의도연구원으로 승격됐다.

이명희 초대 소장을 시작으로 2017년 현재는 추경호 의원이 19대 소장을 맡고 여연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이사장의 경우 당 대표가 맡는 당연직으로 현재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직무대행이 맡고 있다. 

뭐하나 보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2008년 8월27일 설립됐다. 국가전략연구소, 열린정책연구원, 한반도전략연구원이 민주연구원의 전신이다. 설립 당시 민주정책연구원으로 시작됐고 2016년 11월4일 민주연구원으로 안착했다. 김민석 전 의원이 현재 민주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이사장은 당 대표인 추미애 대표가 맡고 있다.

국민의당의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은 지난해 3월2일 설립돼 1년을 갓 넘겼다. 초대 이사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맡았고 초기에는 조우현 숭실대 명예교수가 원장을 맡아 국민정책연구원을 이끌었다. 현재는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오세정 의원이 원장으로서 국민정책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각 당의 싱크탱크는 본연의 임무인 정책 발굴, 세미나 등을 활발히 하고 있다. 올해 2월 공개한 지난해 각 당 활동실적을 살펴보면 여연은 190건의 연구·개발 실적을 기록했다. 토론회 및 세미나는 총 73회 열렸다. 정책홍보는 총 138회 이뤄졌다. 

민주연구원은 지난 한 해 동안 107건의 연구·개발 실적을 기록했다. 토론회 및 세미나는 106회 개최했다. 정책홍보는 단 24건에 그쳤다. 한국당과 단순 수치만 놓고 비교해보면 정책홍보 보다는 토론회와 세미나에 집중한 모양새다.

국민정책연구원은 98건의 연구 개발 실적을 기록했다. 토론회 및 간담회는 17회 열었고, 정책홍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6회 실시했다. 연구 개발은 분야별로 이뤄지는데 민생 및 안보와 관련된 주제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일자리, 양극화를 비롯해 북한 관련 이슈들이 주요 논점 대상이 됐다. 실제로 싱크탱크에 서 나온 연구 실적들은 실제 법안으로 발의되거나 당정의 정책수립에 활용되기도 한다. 

각 당의 조직 규모를 살펴보면 여연의 경우 박사급 12명, 석사급 27명, 기타 39명으로 총 78명의 연구원이 포진해 있다. 민주연구원은 박사급 20명, 석사급 13명, 기타 42명으로 총 75명의 연구원이 있다. 
 


국민의당은 박사급 14명, 석사급 10명, 기타 11명 총 35명으로 구성됐다. 각 당의 규모에 비례해 싱크탱크가 구성된 모습이다. 지난해 활동경비서도 차이를 보였다.

주업무 정책 개발·토론회…석박사 포진
끊이지 않는 논란…원장 선임 두고 뒷말

여연은 지난 한 해 동안 정당지원금으로 60여억원을 받고, 기타수입 84여만원, 전년도 이월금 14여억원을 합쳐 총 74여억원의 수입을 거뒀다. 이 중 61여억원이 여연의 각종 운영비로 쓰였다. 민주연구원은 정당지원금 53여억원, 기타수입 5800여만원, 전년도 이월금 17여억원을 합쳐 총 72여억원의 수입을 얻고 52여억원을 썼다.

국민정책연구원은 정당지원금 24여억원, 기타수입 194만원을 합쳐 총 24여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한 해 동안 경비는 9여억원을 지출했다. 활동경비도 조직 구성과 마찬가지로 당의 규모에 비례한 모습이다.  

이처럼 정책을 만들고 수권정당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만들어진 싱크탱크는 당내 정치 함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각 정당의 싱크탱크 원장 선임에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당의 싱크탱크로서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당 계파 및 특정 인물과의 연관성이 부각되기도 한다. 지난 3월에 자유한국당 추경호 원장 임명을 두고도 정가에서는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 친박(친 박근혜) 인사로 꼽히는 추 원장의 임명이 한국당 내 친박계의 부상과 무관치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당시 추 원장 내정을 두고 한국당 한 관계자는 “추 의원의 여의도연구원 원장 발탁은 순수하게 보면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더 깊게 바라보면 지방선거를 통해 완전히 당의 지배력을 쟁취하려는 친박들의 생각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민주연구원 김민석 원장 인선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당초 김 원장은 당 사무총장에 임명될 것으로 내다봤다. 논란이 일자 추 대표는 김 원장을 민주연구원장에 앉혔다. 김 원장은 2002년 대선과정서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자 정몽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후 친노(친 노무현), 친문(친 문재인)계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며 정치적 부침을 겪었다. 원외 민주당을 이끌던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면서 주류정치에 편입됐다. 민주연구원장으로 선임되면서 완벽히 정치 1선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다만, 김 원장 선임을 두고도 당내 잡음은 남아 있다. 

측근 세우기

한 최고위원은 “민주연구원은 당 예산의 30% 정도를 사용하는 당내 가장 큰 독립기구”라며 “추 대표가 왜 그렇게 김 전 의원을 챙기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일각에선 추 대표의 김 원장 임명은 내년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란 평가다. 최 측근을 당 요직에 배치해 내년 선거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신통방통’ 여의도연구원 조사 

여론조사 관계자들 사이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는 매우 정확한 데이터 결과로 정평이 나 있다. 선거 시즌에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캠프에 제공해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운다. 

지난해 4·13총선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는 거의 모든 여론조사 기관과 반대로 자유한국당의 패배를 예측했다. 당초 여론조사 업체들은 자유한국당이 최소 157석에서 최대 175석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여의도연구원은 130∼140석에 그칠 것이라 내다봤다.

당시 새누리당 권성동 전략본부장은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를 놓고 "언론 여론조사는 다 착시다. 수도권의 경우 우리 당 후보의 실제 지지율은 15∼20% 낮게 나와 최악에는 135석으로 쪼그라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 여의도연구원이 선거 막판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도 최종 결과와 2∼3% 차이밖에 나지 않아 다시 한 번 이름값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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