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교민사회의 숨은 공로자들 오클랜드 한인학생회(AKSA)
오클랜드 한인학생회(AKSA)
“많은 교민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최근 교민지에서는 뉴질랜드 정부의 코로나 관련 브리핑이 실시간 한국어로 번역되고 있다. 영어로 발표되는 정부지침을 일일이 찾아보고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은 교민들에게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클랜드 한인학생회(AKSA) 임원들은 이 같은 교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인지하고 도움을 주고자 번역 활동에 나섰다. 쉴 틈 없이 공부해야 하는 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코로나로 가물었던 교민사회에 단비를 내려주고 있다. 인터뷰는 오클랜드 한인학생회(AKSA) 소속 최은솔, 이승환, 김민엽, 이예광 등 4명의 학생들과 서면으로 진행됐다.
최은솔
오클랜드 한인학생회(AKSA) 회장. 컴퓨터 공학, 인포메이션 시스템, 마케팅을 공부하고 있으며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승환
오클랜드 한인학생회(AKSA) 부회장. 현재 2학년에 재학중이며 인포메이션 시스템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
김민엽
오클랜드 한인학생회(AKSA) 부회장. 공대 1학년 재학 중이다.
이예광
오클랜드 한인학생회(AKSA) 총무. 회계와 인포메이션 시스템을 공부하고 있으며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지난 레벨4 락다운 때부터 코로나 관련 번역활동을 하고 계시죠?
오클랜드 한인학생회는(이하 ‘AKSA’) COVID-19 뉴질랜드 한인연대(이하 ‘한인연대’)의 일원으로 뉴질랜드 정부에서 발표하는 코로나 관련 브리핑을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레벨4 락다운 때부터 번역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영어가 편치 않은 분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이 활동을 하면서 AKSA가 뉴질랜드 교민사회에 더욱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많은 분들이 저희의 번역을 기다려 주시고 필요로 해주신 덕분에 더 큰 책임감과 성취감을 느끼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코로나 관련 번역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건지요.
AKSA는 암울하고 힘든 락다운 시기에 우리 교민들과 학생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해 왔습니다. 그러다 코로나 관련 정보가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한국어 번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정부 브리핑은 영어로만 진행되다 보니 다수의 교민들이 정보를 해석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번역한 소식은 주로 어떤 곳에 활용되고 있는지요.
AKSA에서 번역한 브리핑 번역본은 한인연대를 통해 교민분께 전달됩니다. 한인연대는 변호사, 경찰,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 모여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설립된 단체입니다. 저희가 제공한 번역본은 일요시사, 뉴질랜드 타임즈, 코리아 포스트 웹사이트에 기사형태로 업로드되고 한인연대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각 지역 한인회, 한인 카톡방 등을 통해 배포하고 있습니다.
변역 활동 시 AKSA 임원들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요.
번역업무는 학생회 17명 임원 전부가 참여하고 두 명씩 짝을 지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장단 중 이승환 부회장이 임원들의 번역 시간표를 짜는 역할을 하고, 나머지 회장단은 번역 후 검토를 거쳐 한인연대 카톡방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매일 진행하는 정부 브리핑은 이승환, 김민엽 부회장과 이예광 총무가 주로 담당하고, 브리핑 외 번역일이 있을 때는 최은솔 회장이 담당하며 회장단 네 명이 모두 서로의 일을 돕고 있습니다. 정기 브리핑 번역 이외에도 교민사회에 꼭 전달해야 할 정보, 예를 들면 NZ COVID Tracer 어플리케이션 설치 및 이용 방법을 한글 버전 포스터로 제작하여 공유하기도 하였습니다.
회장단 여러분이 주시는 도움이 매우 든든한데요. 교민들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리라 믿습니다.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시죠?
든든하게 생각해 주셔서 굉장히 힘이 됩니다. 사실 번역일은 외부적으로 크게 부각되거나 티가 나는 일이 아니라서 기사를 보는 사람들이 간단하게 보고 넘어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분들이 저희 학생회를 독려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저희가 많은 교민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고마워 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덕분에 저희 또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번역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는지요.
무엇보다 시간 관리인 것 같습니다. 임원들 각자 일주일에 평균 2번, 오후 1시마다 오로지 번역을 위해서 시간을 빼놓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중요한 과제나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는 쉴 틈없이 공부하고 번역 준비까지 해야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번역활동 초기에는 일상용어가 아닌 의학, 법률 전문용어를 실시간으로 듣고 동시에 번역을 해야 해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까봐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번역 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이 있었다면.
이렇게나마 한인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성취감인 것 같습니다. 특히 영어가 불편하신 교민들께 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정확하고 빠른 정보를 교민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경각심과 현실을 보여줄 수 있었기에 더욱 더 서로의 안전에 대해 신경쓰게 된 점 또한 좋은 점인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기회로 정말 많은 분들께 저희의 번역본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을 할 때도 저희의 번역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이 마치 기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 더욱 애정을 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정부 브리핑 번역일은 대학생으로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점을 생각해보면 다른 또래 학생들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쌓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임원진의 부모님들께서 저희가 번역한 기사를 보시고 매우 좋아하셔서 내심 효도하는 기분도 드는 것 같습니다,
주관적으로 COVID-19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우선 이번 코로나 사태로 다방면으로 큰 피해를 입으셨을 교민분들께 유감을 표합니다. 해외의 다수 국가의 재유행 사례를 목격하였지만, 뉴질랜드에서도 코로나가 재유행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하였고 저희에게도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이번 사태로 대부분의 교민들이 집에서 일상을 보내게 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암울하고 우울할 수 있지만 모두가 조금 더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정부 규제를 잘 따르고 안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들과 정부의 성공적인 방역체계를 통해 이번 사태가 호전될 거라고 믿습니다.
교민들께서 회장단 여러분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는 경우가 있는지요.
여러 교민분들과 각종 한인 단체에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이번에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 지역감염이 시작되고 오클랜드 내 경고 레벨이 3으로 격상된 당일에 AKSA가 다시 정부 브리핑 번역본을 전달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분들이 기뻐하셨습니다.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로 교민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고, AKSA가 교민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단체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그동안 교민사회에 도움을 준 또 다른 활동이 있었는지요.
AKSA는 뉴질랜드 내 여러 교민단체가 한국 문화를 알리거나 공익을 위한 행사를 진행할 때 학교 캠퍼스에 장소를 마련해 드리거나 인력지원 등 도움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여러 교민단체와 협력하여 이번 연말에 있을 각종 행사에 대학생들이 기획에 참여하고, 행사에 젊은 한인과 많은 키위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하여 많은 교민이 암울하고 힘든 시기를 보냈기에 연말에 있을 다양한 행사들로 인해서 교민들이 웃음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외에도 다른 한인단체들이 교민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열심히 돕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 다시 오게 되면, 그때도 교민들께 이와 같은 도움을 줄 의향이 있는지요.
언제든지 AKSA는 준비되어 있고 저희 뿐만 아니라 학생회를 지지하는 모든 분들이 같이 협력해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어려운 일이 생기든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습니다. 앞으로 저희 활동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글 박성인 기자
사진 AKS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