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Waiheke Island에서 소년이 되었다.

교민뉴스

우리는 Waiheke Island에서 소년이 되었다.

일요시사 0 13 0 0

오랜만에 와이헤케 섬으로 트레킹을 간다. 집에서 일행들과 합류하는 곳까지 차를 타고 가서 동네 적당한 곳에 파킹을 하고 동료들과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시내의 브리토마트에 내렸다. 빨리 가면 09시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탈 수 있을 걸로 생각해서 버스를 내려 달려가기까지 했는데 웬걸 공휴일인 관계로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긴 줄로 인해 그 배를 타지 못하고 보내고 나니 다음 배도 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오늘은 자주 보는 사람들만의 오붓한 산행이다. 우리도 그렇지만 줄서 있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은 들떠 있는 모습이다. 사람들을 보니 헐렁한 복장의 키위들도 있지만 호주나 다른 나라 관광객도 많아 보인다.  


와이헤케 아일랜드. 여기도 같은 오클랜드 시에 들어가지만 관광지인 데다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니 자주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오늘까지 해서 서너 번 정도 와이헤케에 들어가 본 것 같다. 홉 카드 태그는 배로 들어가기 직전에 설치되어 있었다. 배에 올라 먼저 햇볕 좋은 2층으로 갔는데 자리가 하나도 없다. 우리는 얼른 내려와서 잘 차려 입은 정신없이 빠른 말의 스페인 관광객 뒤로 자리를 잡았다. 파도가 조금 있는 오클랜드 앞바다를 우리가 탄 배는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지금 이 시간만큼은 늙은이든 젊은이든 모두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선박 요금이 좀 비싸다. 1pm 이후 와이헤케로 출발하고 돌아오는 것을 7pm 이후로 돌아오게 되면 off peak 요금의 적용으로 25%가 저렴해진다고 나와있는데 그렇게 해도 어른 46불 어린이 20불 가족 99불이다. 그러지 않으면 즉 정상적인 요금은 62불, 28불, 132불이나 된다. 이렇게 와이헤케 가는 것이 비싼 걸로 유명하니 연금을 받는 날이 가까워지는 분들은 기다렸다가 연금과 함께 지급하는 골드 홉카드를 이용하시라. 홉카드로는 랭이토토는 유료이지만 와이헤케는 그냥 갈 수 있다. 실제 낚시로 매주 오시는 어르신들도 많다고 한다. 


도착완료! 화창한 어느 날 우리는 들뜬 마음으로 선착장에서 바로 우측의 해안으로 진로를 잡았다. 카약을 배우는 일련의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숲속으로 들어갔다. Lower Contour Wetland Track이다. 이 길을 통해서 Oneroa 라는 동네로 간다. 도중 이곳에 낚시 오신 아는 형님들을 우리 일행 중 한사람이 만나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바쁜 게 없는 우리는 일단 이분들 낚시하는 곳으로 가서 낚시부터 하기로 했다. 잠시 쉬는 가운데 들은 이야기는 지금 세상이 험악한 가운데 미국 부자들, 한국 부자들 합계 30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곳 와이헤케에 집을 살려고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잘난 사람들이 뉴질랜드를 등지고 호주로 한국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하기야 세상에 난리가 나면 뉴질랜드만큼 안전한 나라가 어디 있을까? 외딴 이 섬나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라이기에 세계 제 1차대전, 2차대전의 화마를 피했던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제 3차대전이 오더라도 이곳만큼은 희망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벌써 남섬에는 세계적인 부호들이 땅속 벙커를 만들어두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니 여러분들, 뉴질랜드가 가진 지형적인 장점이라도 생각하셔서 이제는 이곳에서 그냥 사시기를 바란다. 인간이 얼마나 잘살아야 만족을 할 것인가? 물론 이곳 뉴질랜드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집값도 비싸고 렌트비도 비싸고 안 비싼 것이 거의 없을 지경이지만 누가 굶어 죽었다는 소리를 여러분은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굶어 죽지만 않으면 너는 만족할 거냐? 라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온다. 물론 세상 어디가도 쉬운 곳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형님들이 낚시하는 곳에서 구경하다가 우리도 낚시대를 하나 받아서 던져 보았다. 입질은 무지 많은데 잡아 올리고 보면 손바닥 정도의 스내퍼 밖에 없다. 오클랜드 동해안 낚시 규정이 30cm가 되어야 잡아갈 수 있으니 아무 소용이 없다. 하기야 우리야 심심풀이로 하는 것이니 고기가 커도 아무 소용이 없지만 말이다. 여튼 재미있게 놀다가 그쪽 형님들하고 이별을 하고 우리는 다시 워킹에 나섰다. 날이 얼마나 뜨거운지 오늘 얼굴과 팔이 많이 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길을 가는데 이곳 경치가 대단하다. 





그리고 오클랜드에선 가능하지 않은 것이 있는데 바닷가 경치 좋은 곳에 있는 집들의 정원에 큼지막한 조각품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무슨 회장님 집인가? 라는 소리가 나왔다. 하하. 뉴질랜드는 바닷가에 예술인들이 많이 산다고 들었는데 그런 류의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언제인가 북섬의 유명한 관광지 Paihia에 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바닷가에 있는 민박집에 숙소를 정하였었는데 그 집 뿐만 아니라 동네 전체가 예술인촌처럼 여러가지 그림과 조각품이 동네 길거리에 많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이 아주 편안했다. 여기 오클랜드 사람들의 표정이 대한민국 서울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과 그리 다른 점이 없다면 그곳 사람들은 많이도 틀려 보였다. 뭐 그런 사람들이니 그렇게 살 수 있으리란 생각도 들었다. 좋은 옷을 입을 필요도 없고, 맛있는 걸 먹을 필요도 없고, 삐까번쩍한 차도 가재도구도 모두 필요 없는 뉴질랜드 시골의 그곳 바닷가 사람들이 아직도 내 기억속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멀리 우리가 내렸던 선착장이 보이는 곳에서 한참동안 사진을 찍었다. 모두가 소년이 되어서 익살스럽게 그리고 재미나게 사진들을 연출한다. 바로 앞으로 보이는 바다 건너편은 강아지 한 마리가 주인을 향해 앉아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이렇게 재미나게 놀다가 돌아온 Matiatia Bay 에는 오클랜드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선착장이 바글바글거린다. 언제 조용한 시즌에 여기와서 다시한번 오늘의 코스를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모두들 잘사시라! 세상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교민 권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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