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교민뉴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일요시사 0 185 0 0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이걸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이 말을 싫어한다. 내가살아와 보니나이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모든 면에서 기능이 떨어지니 저 말들을 이루기 위해서는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안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늦게 나마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각성의 격언이 될 수는있을 것이다.


나는 산을 많이 다녔다. 프로 산악인은 아니었지만 20대 젊은 시절의 유럽 알프스 원정을 비롯해서 30대에 한번, 40대에 한번 이렇게 2번의 히말라야원정도경험했다. 그리고 사이사이 여러 지역 단체에서 주관하는 마라톤 대회에도 많이 참가를 했다. 여세를 몰아 여기 이민을 와서는 핸더슨 마라톤대회와 타카푸나 철인 경기에도 참가를 했었다. 40대까지만 해도 내가 생각하는 나의 체력은 20대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실제로 그러했다(아이고,겸손해야 하는데…).


그러다가 나의 왼쪽 무릎에 이상을 느껴 진찰 결과 무릎연골이 하나도 없다는 판정을 받았고 거 뭣이냐…축구 선수들이 많이 다친다는 전방인지 후방인지 십자인대도 끊어졌다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들으면서 나의 취미 활동은 막을 내렸다. 나를 진찰했던 러시아 출신의 박사님 왈 앞으론 뛰면 안 된다, 큰 배낭 메고가는 산행은 안된다, 안된다,안된다의 연속. 그러면서아직 나이가 많지않으니 수술보다는 피지오로 무릎 근육을 단련하면 그냥 보통 사람으로 사는 것은 가능하다는 조언을 받았다.


그리하여 절뚝거리면서 피지오를 다녔는데 어느 순간 절뚝거리지 않게 되었고(아마도 2년정도 지나서)요즈음 와서는 다시 뛰어볼까? 라는 교만한 생각도 들만큼 많이 정상을 찾게 되었다. 그렇지만 매일 무릎 강화훈련과 코어운동을 하고 있고 러시아 박사님 조언대로 하루 6천보 정도의 걷기를 빼먹지 않고 있다. 자전거 타기가 무릎 근육을 강화하는 것에는 가장 좋다고 했는데 이곳 오클랜드가,그리고내가 사는 지역이 자전거 타기엔 좋은 환경이 아니어서 그것만큼은 못하고 있다. 


나는살아오면서 2-3년에 한 번 정도만 감기에 걸릴 만큼 감기에 강한 체질이었는데 나이가 점점 많아지면서 우습게도 코로나19는 3번이나 걸렸다. 코로나를 아직 한 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비해서 코로나를 3번이나 걸렸다는 것은 그만큼 나의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리하여 요즈음엔 나이에는 장사가 없다 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이 늙으면 병원이 가까워야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나는 그럴 때마다 아니예요…저 같은 경우는 관계없는 말이예요. 저는 아프지 않을 거예요. 뭐 이렇게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그런 생각이 참 가소로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 내 생각은 틀렸다. 나도 똑같다. 아무리 몸이 건강해도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모두 똑같아진다. 여기저기가 조금씩 아파오고 병원에가면 어디가 좋지 않습니다…라는 판정을 받고 이렇게,그렇게 우리네 몸은 망가져간다. 그리하여 점점 더 자신감은 사라져가고 모든 일에 조심 조심하면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그런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이것이 내 하루의 Routine 이다.

눈을 뜨면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빨리 몸을 일으키면 어지럽다.

안구 건조증으로 눈이 침침하니 세수를 할 때 눈을 많이 씻고 맛사지를 많이.

입안도 한번 헹구고(매스컴에선 소금물로 하면 좋다고 한다).

오늘은 어느정도 충혈되었는지 눈도 체크해보고(이번 코로나 이후 눈이 빨개지더라).

그리고 부엌으로 가서 내 도시락으로 김밥 한줄을 만들고 과일도챙긴다.

그 사이 따뜻한 물이나 차를 한잔 마신다.

이때 비타민도 먹고 철분제도 먹고 무릎에 좋다는 건강식품도 먹는다. 

이 3가지 알약을 매일 먹는데 나는최근까지 이런 류를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 다음 매일 하던 대로 무릎강화 피지오와 코어운동을 바닥에서 잠깐 한다.

그러다가 유치원 가는 손주가 내려오면 얘가 갈 때까지 놀아준다.

손주가 붕~ 하고 떠나면서 바이바이 하면 야호! 그때부터는 나의 자유시간이다. 



이후 화초에 물을 주고 집안 청소도 하고 가드닝도 하고 차도 닦고 그러다가근처 공원으로 집사람과 걷기를 나가는데 대충 2km 정도에 3천보 정도를 걷게된다.다녀와서는 인터넷으로 한국소식도 듣고 유튜브도 보고 책도 보고 그러다가12시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출근을 하는데 손주가 아침밥을 남긴 날은 내가 그걸 해결하기 때문에 매일의 아점의 양과 시간이 일관적이지는 않다.

나는 1시간쯤 빨리 직장에 가는데 이유는하루 6천보를 채우기 위해서 모자라는3천보를 마무리하기 위해서이다. 회사 부근에 개천이 하나 있는데 그쪽으로 가는 특별 난 소로가 있어서 그걸 왕복하면서 또다시 나의 하루를 시작한다.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길이어서 이 길을 걸으면서 하늘도 보고 구름도 보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도 보고 그런다. 억새인지 갈대인지 한국보다 몇배나 큰 그들을 보면서 값없이 그저 주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고 할까? 그리고 이 길의 끝에 다다르면 엄청나게 큰 소나무와 흘러가는 개울울을 볼 수 있다. 만조에 이르면 근처 사방이 다 물에 잠기는데 간조가 되면 작은 도랑물로 변하면서 작은 뻘도같이 만들어진다.

이런 것이 나의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까? 그런 만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를 고쳐본다. ‘나이엔 장사가 없다’ 라고. 하하…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이번에는‘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본다.나이 들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요구한다. 나는 그것을 직접 경험해 봤다. 2012년에 시작했던 공부를 2022년에서야 끝마쳤기 때문이다. 레벨 6를 마치고 7에 들어가서 한과목만 하고는그만뒀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도저히 나의 수준으로 따라 갈 수 없었던 게 이유이기도 했다. 

나중에 뜻하는 바가 있어 겨우 복학을 했는데 학교측에서는 남은 2년안에 모든 과목을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이 안된다는 것이 복학의조건이었다. 내 생각에는 한학기에 한과목씩 신청해서 좀 더 여유있고 널널하게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2년안에 7개의 과목을 모두 해야한다니 이건 또 무슨 조화인가?아이고…그것도 예전처럼 공부만 하는 것도 아니고 풀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공부까지 해야 하니 일생일대 큰 난관에 봉착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러던 중에 예상하지 못한 일까지 발생했는데 그건 바로 한 과목을 낙제까지 하게 된것이다. 정말 또 아이고 라는 소리가 나왔다.

그리하여 한 학기에 2과목 수강을 하던 것을 3과목까지 늘리게 되면서 공부하랴 일 나가랴 정말 어렵게 생활을 했다. 과제를 내는 날짜에 맞춰서 밤 새우기를 몇 번씩 했는데 그럴 때 마다 그래…이 나이에 무슨 공부? 그만두자는 생각까지 들었고 그때 깨달은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래! 공부엔 때가 있구나, 제 때에 해야 하는구나…남들 할 때 같이 공부하고 남들 일할 때 같이 일하고 남들 쉴때 같이 쉬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구나,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사람의 인생이구나를 절감했던 것이다. 그래서 젊은 시절 제때에 공부를 하지 않고 나중에 하겠다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도시락 싸서 말리고 싶은 나를 발견한다.


그래! 공부에는 때가 있다. 나이 들수록 머리 회전이 되지 않아서 어렵다는 것도 있겠지만 내 머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안돌아가기는 마찬가지이니 회전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라는 말을 위안 삼아서 공부를 미루지 말자. 그저 젊은 시절 다 같은 또래끼리 학교에서 공부할 때 하기 바란다. 공부가 그렇게 싫더래도 부모님이 받혀주는 이 시기에 다른 짓 하지말고 꾹 참고 학교 나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란 것이다. 생각해 보라…젊은 시절 공부가 싫어서 뛰쳐나왔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그럭저럭 용돈 벌이하는 아르바이트 밖에는일이 없을 것이다. 물론 자기만의 재능이 출중한 젊은이들이 있긴 하지만 우리 모두가 그런 사람은 아니지 않는가! 대부분의 우리는 공부를 통해서 그리고 더 상위의 전문 교육을 통해서 이 사회에서 필요한 한 사람의 직업인으로 길러지는 것이다.

이런 것이 공부에 대한 나의 솔직한 의견이라고 할까? 그런 만큼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를 고쳐본다. ‘배움에도 때가 있다’라고. 하하…


요즈음 들어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관심 분야가 건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평균 수명이 점점 많아지면서 골골 90보다 팔팔 80이 좋다고도 이야기한다.즉, 조금 덜살더라도건강하게살다가 죽겠다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인지상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치매라는 병이다. 우리는 누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 치매라는 무시무시한 병에 관해서 걱정을 하게 된다. 이 눔은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극심한 불편과 고통을 주기에 누구든지 자기가 죽더라도 최소 이 병만큼은 피하고 싶으리라…


이렇게 모두가 공감하는 치매의 공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뭐 손을 많이 써야 한다, 지능을 많이 쓰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니 고스톱이 딱~ 좋다는 둥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이것 마찬가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화의 일종인 만큼 대단한 처방은 없어 보인다. 그저 열심히 운동하고 잘 먹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감사하면서 사는 것이 답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래는 치매에 관한 관련 전문가의 조언이다 (health chosun.com).


‘치매가 빨리 오는 그룹, 치매가 천천히 오는 그룹의 차이는 교육 수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최종학력뿐만 아니라, 평소 책을 읽고, 대화를 많이 나누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사람,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인지 습관을 가진 사람이 치매가 늦게 왔다. 뇌를 많이 써서 새로운 신경세포 연결이 일어나고, 뇌 신경세포가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위에 있는 내가 싫어하는 말들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와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라는 것이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치매와 가장 큰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치매로 죽기가 싫다면 혹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믿음을 가지고 다양한 여러가지에 도전을 해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또 하나의 자기최면을 통해서 머리 회전이 안되더라도 부단한 꺾이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결국 내 생각은 틀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와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은 절대 맞는 말이다. 


<글. 사진 권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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