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뉴질랜드 서예대전 및 하태규 작가 개인전 서예와 서각이 만나 '함께 작품 속으로'
사단법인 뉴질랜드 한국서예협회(회장 김영안)와 뉴질랜드 한국서각협회(회장 하태규)는 11월 2일(토) 오후 2시부터 7일(화)까지 마이랑이 아트 센터에서 33명의 작가들과 함께 서예 및 서각(書刻)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재외동포청, 주오클랜드 분관, 뉴질랜드 한국교육원, 오클랜드 카운슬 ‘Creative NZ’ 등의 후원을 받았다.
전시회 개막식에서는 정영남 뉴질랜드 한국미술협회 회장과 뉴질랜드 한국서각협회 하태규 회장이 각자 붓으로 작품을 쓰고 그리는 시연을 선보였다. 즉석에서 시연된 작품들은 현장에서 바로 전시되어 관람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뉴질랜드 한국교육원의 정성훈 원장은 “타국에서도 고국을 잊지 않고 우리 전통 문화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모습이 매우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취미로 시작해 몇 년 만에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완성한 것에 놀랍고 감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정민기(7세) 어린이도 “아빠와 함께 와서 서예를 배우며 언젠가 나도 멋진 작품을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매년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 작가들은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최소 4주에서 6개월까지 시간을 들여 동분서주하며 다양한 구상과 준비 과정을 거친다. 김경옥 작가는 “미인도”를 완성하기 위해 4주 동안 구상과 색칠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김은수 작가는 자신이 매일 다양한 작품을 구상하며 소박하게 취미로 즐긴다고 말했지만, 그의 그림 솜씨는 최고 수준이었다.
또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 작품을 선보인 김현승 씨는 월암 정영남 화백에게 수강한 지 6개월 만에 “석란”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이 작품은 마치 수년간 갈고닦은 실력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 주위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이성자 작가는 “바람에게 묻는다”, “오우가”, “청포도” 등의 작품을 한 자 한 자 쓰며 완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물을 보니 매우 뿌듯했다고 전했다. 월천 이애련 작가는 “아침마당”이라는 작품을 통해 이른 아침 앞마당에서 재잘거리는 새들을 표현하며 작품의 재미를 오롯이 담아냈다. 한일수 작가는 “한글세상”이라는 글씨 작품을 이어 쓰며 완성했는데, 몇 주 동안 매우 고된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전시회장 안쪽 작은 룸에는 하태규 서각가의 개인전 작품이 전시되었다. 특히, “서보”라는 대작은 서예에 관한 논문으로 서기 687년에 작성되었으며, 서예 기법과 미학의 원리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중국 서예 연구의 중요한 문서를 붓글씨로 완성한 작품이다. 전시된 모든 작품이 그야말로 예술적 가치를 자랑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서른세 명의 작가가 48점의 서예 작품을 선보였으며, 서각 작품까지 포함해 총 68점이 전시되었다. 오픈 첫날 주최 측은 전시를 관람하러 온 약 80여 명의 관람객들에게 행운권을 나누어 주었고, 25개의 상품이 걸린 추첨 이벤트를 열어 다양한 선물을 나눠 주며 참석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시회는 11월 7일까지 이어지며, 아직 관람하지 못한 교민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차정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