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가서 묵상 40; 왕이 그 머리카락에 매이었구나 ( 7장 4-5절 )
4 목은 상아 망대 같구나. 눈은 헤스본 바드랍빔 문 곁에 있는 연못 같고, 코는 다메섹을 향한 망대 같구나
5 머리는 갈멜 산 같고, 드리운 머리털은 자주 빛이 있으니, 왕이 그 머리카락에 매이었구나
맑은 못이 풍광을 담아내듯이, 맑은 영혼의 눈은 하나님의 세계를 담는다.
하나님 안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나, 하나님의 자녀가 된 사람은 모든 것이 새롭다. 세상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죽어있던 영혼이 하나님 안에서 새 생명을 받아 새롭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을 봐도, 하나님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가 없게 된다.
하늘을 보아도, 그냥 하늘이 아름답다가 아니다. 해와 달과 별들이 새롭게 보인다. 창조주 하나님의 영원하시고 전능하신 손길이 보인다. 또한 눈에 보이는 하늘 너머에 있는, 우리가 궁극적으로 들어가 영원히 살게 될 천국을 바라보게 된다.
이는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해당이 된다. 하나님을 통해서 하늘과 창조세계를 바라보듯이, 우리의 삶도 하나님 안에서 바라보는 눈이 열리게 된다.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니, 그 동안 살아온 인생도, 현재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일들, 좋은 일이건 괴로운 일이건, 모든 일들을 하나님 안에서 바라보게 되고, 받아들이게 된다.
하나님을 먼저 보고, 그 안에서 창조세계와 우리의 삶과 처지와 환경을 보게 된다.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눈 앞에 놓여있는 삶의 문제를 먼저 보고 하나님을 보면, 문제는 커 보이고 하나님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을 먼저 보고, 그 하나님 안에서 현실의 문제를 바라보면, 이 또한 나의 아버지가 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주신 상황임을 알기에 안 좋은 일조차도 하나님 안에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먼저 본다,,, 하늘과 땅과 모든 창조세계의 주인이시고, 나의 모든 삶의 주인이신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이해하게 된다.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만물과 만사를 바라보게 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성경을 여는 첫 문장이다. 그 만큼 중요한 말씀이다. 여기에는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단순히 하나님이 천지의 창조주라는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창조하셨다는 말씀은 하나님만이 모든 것의 유일하고 진정한 주인이라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선언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천지창조와 만물에 대한 절대주권을 선언하는 것으로 인간들에게 첫 말씀을 여셨다.
아가 7장 4절에서는 술람미 여자의 목의 아름다움을 칭찬하고 있다. 목이 상아망대 같다고 하였다. 그 만큼 목이 가늘고 길고 깨끗하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성경에는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고 제 멋대로 사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고 하나님께서 ‘목이 곧은 백성’이라고 책망하시는 표현이 여러 번 나온다. 영적으로 보면 목은 우리의 의지를 나타낸다. 목이 상아 망대처럼 깨끗하고 아름답다는 말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성도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징한다.
또 코는 다메섹을 향한 망대 같다고 하였다. 망대는 적을 살피고, 방비하는 곳이다. 원수 마귀는 우리가 하나님에게 순종하지 못하도록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서 방해한다. 우리를 유혹하고, 세상욕심에 빠지게 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지만, 핵심은 한 가지다. 우리 마음을 하나님으로부터 빼앗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살전 5:17에서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말씀하신다. 아무 것도 하지 말고 하루 종일 기도만 하라는 뜻은 물론 아니다. 항상 기도에 힘쓰고, 우리의 삶 자체가 기도가 되게 하라는 뜻이다. 한 마디로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하나님을 마음중심에 모시고 살라는 말씀이다. 하나님을 마음중심에 모시고 살 때, 비로소 순종은 시작된다. 마음중심이 하나님을 떠나서는 순종도 있을 수가 없다.
5절에서 머리는 갈멜산 같다는 말은 성도들의 머리에 영광의 면류관이 쓰여져 있는 모습에 대한 상징이다. 그리고 왕이 그 머리카락에 매이었다는 말은 왕이신 영광의 주께서 성도들을 온전하게 다스리시는 모습에 대한 묘사다.
주께서 머리가 되시고, 주의 영광을 위해 순종하며 사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주께서 우리의 머리가 되실 때, 주의 영광이 나타난다. 머리가 몸을 다스리지, 몸이 머리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자기가 머리가 되려 한다. 주께서 계셔야 할 자리에 자기가 앉아있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다.
신경외과 인턴 시절에 중환자실에 가면, 뇌수술을 받고 누워있는 환자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누워있는 모습,, 식물인간이다.
식물인간,,, 내가 머리가 되어 살아가는 상태가 영적으로는 식물인간의 상태다. 내가 머리가 되고, 내가 주인이 되고, 주의 영광보다 나의 영광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영적으로는 무뇌아요, 식물인간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모두 중환자실에 누워있어야 할 식물인간들 아닌가,,
노천명 시인은 목이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라고 했지만, 하나님께서는 목이 뻣뻣해서 슬픈 자들이여,, 이렇게 말씀하신다.
주님을 늘 가까이 하고 모시며 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주님은 간 곳 없고 내가 왕 노릇하고 있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시계추처럼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왔다 갔다 살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 입으로는 주여 하지만, 삶은 어느새 자기가 주인이 되어 있다.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아 붓고, 의지를 다 끌어올려도, 내가 완전히 죽어 주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며 살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지만, 우리를 붙들어주는 중심추는 주님이시다. 주께서 중심추가 되셔서, 우리를 붙들고 계신 것이다.
우리는 시계추처럼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하며 사는 것 같지만, 우리는 우리의 참 주인이신 주께 붙들려 있는 주의 자녀들이다. 주께서 비틀거리는 우리의 인생걸음을 굳게 붙들어주시고, 주권적 은혜로 그 길을 인도하신다.
광야 같은 인생 길을 걸으면서도, 우리는 나와 나의 삶과 모든 것의 참 주인이신 주를 바라본다. 주 안에서 광야도 또한 하나님의 세계다. 하나님의 은혜의 세계다.
채원병 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채원병 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