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의 일상톡톡 22; 새 풍속도
일요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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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5 13:14
-코로나 이후, 뉴질랜드도 소비 패턴이 확연히 달라졌어. 정육점만 해도
신선도 높은 생고기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야.
-우리 집도 냉동 삼겹살보다 가격이 조금 비싸도 생 삼겹살을 사게 되더라고.
가족 건강을 위해 좋은 걸 택하는 게 자연스런 쏠림이고.
-맞아. 외식이나 여행이 제한되다 보니, 집에서 가족과 신선한 재료로 좋은 음식
만들어 먹는 게 새로운 풍속도지.
카운트 다운 식품파트에서 일하는 샌디의 전화에 앤디가 맞장구쳤다.
코로나가 불러온 위생개념과 가족 챙기기가 예전과는 사뭇 달라졌다고 서로 공감했다.
-예전에는 직장 나가 일하고 외부 사람 만나다 보면 부부간에 대화도 좀 적었잖아.
요즘은 일거리도 줄고 일찍 퇴근해도 누구 만나지도 않고 일찍 집에 오니 자연스레
부부간 이야기도 많아졌어.
-그래. 코로나 이후 그것도 새로운 풍속도네. 이런 건 그런대로 바람직한 현상이지.
-뭐니 뭐니 해도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걸 깊이 깨닫게 된 시간이지.
가족 건강을 위해 신선도 높은 식자재를 골라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일이고.
어쨌든 이렇게 짬짬이 시간 내 전화해주는 친구 샌디가 고마웠다.
앤디의 스마트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샌디의 목소리가 더없이 정겹기까지 했다.
비 오는 토요일 오후, 집에 있어도 심심치 않았다.
주방에서 아내가 부침개를 붙이는지 고소한 냄새가 코 끝에 스며들었다.
지붕 기와로 떨어지는 빗소리도 운치 있게 느껴졌다. 유유자적한 시간이 깊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