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 上 海 (3)

교민뉴스


 

여행을 떠나요~ 上 海 (3)

일요시사 0 797 0 0

Julia Yoon      (09 489 5480 )

Travel Expert / Flight Centre Milford



기념품을 구매하기엔 티엔즈팡을 적극 추천하는데, 인사동과 매우 비슷한 느낌처럼 작은 가게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장소이다. 유럽과 중국의 느낌이 섞여 매우 서정적은 분위기를 뿜어내는 아름다운 거리인데 에코백, 가죽 노트, 그림 등 흔한 열쇠고리보다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실용적인 기념품들이 구매 가능하다. 가격도 중국 답게 매우 저렴하고 무엇보다 상점에 들어가도 주인 분들의 강요 없이 자유롭게 둘러보는것이 허용되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이다. 티엔즈팡에는 매우 유명한 변소 까페가 있는데, 벽에는 목욕 가운이 걸려있고 의자도 변기 모양으로 되어 있었다. 주문한 초콜렛 아이스크림은 변기 모양의 접시에 담겨 나왔는데 질감이 생각보다 너무 묽고 진짜 같아서 차마 다 먹지는 못했다. 가게 안에 위치한 화장실 문에는 ‘이곳은 진짜 화장실 입니다’ 라고 적혀 있는 부분이 매우 귀여웠다. 상해의 또다른 쇼핑 메카는 인민광장이다. 거리에 수많은 가게들이 즐비해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브래드인 H&M을 더불어 한국 브랜드인 이니스프리까지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추천할 만한 관광지는 신천지에 위치하고 있는 상해 임시 정부 청사이다. 건물에 입장 하나 마자 상해 임시 정부에 대해 설명해주는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는데, 모든 분들의 용기와 희생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윈스턴 처칠의 유명한 명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는 말처럼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창조된다. 상해 임시 정부는 삼일운동 이후에 설립되었고, 군사, 외교, 경제 ,교육 등 여러가지 분야에서 활동을 하며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줬다고 한다. 중국도 많은 후원을 해줬다고 하는데 괜시리 고맙고 마음 한켠이 시큰하며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장소였다. 상해 임시 정부 청사에서 나와 신천지 거리를 걷다보면 한국의 가로수길 같은 느낌이 짙게 난다. 모든 건물들이 굉장히 세련된 유럽풍이고, 외국 분들이 매우 많이 눈에 띈다.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식당들도 서양 음식점이 대부분일 정도로 중국의 전통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색다른 느낌을 받고 싶을 떄 방문하면 좋을 것 같은 장소다. 

도심 속의 분주함에 조금은 지친다면 공원의 방문도 추천한다. 중국은 공원에서의 산책이 하루의 너무 당연한 일부분이라 공원이 넓고 탁 트여있으며 시설이 호수와 함께 매우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다. 세기 공원 (世纪公园) 을 방문했는데, 겨울이었는데도 그리 차갑지 않은 선선한 바람, 탁 트인 경관, 그리고 겨울 햇살이 어우러져 복잡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상해에서는 굉장히 많이 사랑받는 공원으로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맞먹는 평판을 가지고 있다는데 그 이유를 바로 알 것 같았다. 아쉽게도 무료 입장은 아닌데, 성인은 15원 (뉴질랜드 $3불), 학생은 10원 (뉴질랜드 $2불)의 입장료가 있다. 봄이나 가을에 책 한권 들고 혼자 오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오면 정말 좋을 것 같은 장소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상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관광지 중 하나는 예원 정원이다. 1600년대 명나라 시대 고위 관료인 반단원이 부모님을 위해 지은 정원인데, 완공하는데 무려 18년이 걸려 부친이 완공 전 돌아가셨다고 한다. 호수와 건물들의 조화가 매끄럽고 매우 전통적이며 웅장한데, 밤이 되고 불이 켜지면 그 웅장함이 배가 되기 때문에 꼭 야경 구경을 추천한다. 
상해에는 매주 수요일 레이디스 나이트라고 여자분들께 술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하는 곳들이 꽤 있다. 그 중 하나가 푸동에 위치하고 있는 하얏트 호텔 (92층) 인데, 호텔에 처음 입장하면 조용하게 지인들끼리 대화하는 분위기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디제이분이 신나는 음악을 틀으며 파티처럼 분위기가 변하고, 다들 하나둘씩 춤을 추기 시작한다. 밤 8시부터 10시 반까지 무료 샴페인이 무제한 제공이라 여성분들은 꼭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The Bund’의 반짝이는 거리를 걷다 보면 캡틴 바라는 유명한 술집을 볼 수 있는데, 6층에 위치하고 있다. 상해의 영롱한 불빛이 한눈에 들어오며 술도 많이 비싸지 않다. 유스호스텔이 밑에 위치하고 있어 젊은 층의 손님들이 많이 방문하는 추세이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외국 손님들이 매우 많으셨다. 

내가 중국 여행을 하며 하루에 한번은 꼭 방문했던 식당은四川中路399号 에 위치한 솬라펀 (직역하면 시고 매운 국수라는 뜻이다) 식당이다. 와이탄 혹은 The Bund근처에 있는 식당인데 혀의 오감을 자극하며 중독성이 상당하다. 

나에게 상해 여행은 가족과 함께 가지 않은 첫번째 여행인 만큼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을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무질서 속에 질서를 찾았고, 낯설음 속에 익숙함을 찾았고, 밤의 어둠 속에서 불빛을 찾았고, 부족함 속에서 충분함을 찾았고,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친구를 찾았다. 나에게 상해는 이렇게 상반된 두 면을 가지고 있는 완벽하지 않은 완벽한 도시였고, 그래서 그것이 사람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난 영원히 내가 상해와 빠져버린 사랑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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