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의 뉴스포커스 (47) 환경/가드윗/도래환경/국제관계
가드윗의 대서사시 I 편, 매년 지구 반바퀴 여정 / News Focus
한국의 봄 3월은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생기 넘치는 절기임을 이미 옛적부터 알고나 있었듯 수천년 동안 머나먼 남쪽나라 뉴질랜드에서 매년 3월 이 시기에 맞춰 1만km 이상을 먹지도 않고 조류 생체리듬에서도 예외일 수가 없는 밤잠도 설쳐가며 꼬박 열흘 가까이를 쉬지도 않고 날아 한국의 서해안을 찾아가는 해안가 이동철새 가드윗 –‘Godwit’- 이 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수만 종의 날개달린 생명체 중에서도 ‘하나님의 지혜’가 담긴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범상치 않은 이름이 그 옛날부터 지어진 해안철새 ‘가드윗’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도요 물떼새 종 중에서도 뉴질랜드 해안 물떼(도요)새 3종 즉, 큰뒷부리(bar-tailed)도요와 흑꼬리(black-tailed)도요 그리고 붉은가슴(red-knot)도요의 사촌 형제격인 이 새들을 통칭한다.
미물과도 같은 이 새들이 각종의 조개 갑각류 및 해조류 등 먹이가 풍부한 뉴질랜드의 청정해역을 뒤로하고 매년 3월이면 어김없이 북서쪽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무슨 피치 못할 사연이라도 있단 말인가? 그리고 9월이 오면 북쪽(알래스카)에서 11,680km를 남하해 뉴질랜드(미란다)에 귀환하기 시작하여 이듬해 2월 중순이면 개체수 피크(절정)를 이룬다. 그리고 또다시 3월이면 긴 여행을 떠나는 기이한 이동 패턴을 반복한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하얀 모래언덕처럼 보이는 미란다 소택지마다의 주위에 유구한 세월동안 쌓여 형성된 조개껍데기 언덕 저층 화석을 탄소동위원소 연대 측정한 결과, 과거 4500년간을 가드윗의 대서사시 장정 속에 한국의 서해안 거기서도 새만금 지역 그 중에서도 인류가 보물 취급할 기세로 인류문화유산 습지 보존지 1호로 지정될 뻔도 했던 그 황금 갯벌 지역만을 고집해 떠나는 이유가 이 시대에 와서야 비로소 밝혀진 것이다.
지난달(2월) 하순 – 말까지 몇 차례에 걸쳐 둘러본 미란다 해역의 모습은 의구하되 알래스카 툰드라에서 부화해 데려와 본터 학습숙지 후 또다시 3월달 먼 길 떠날 채비로 장거리 비상연습 및 어린 가드윗들에게는 태어나 처음 가보게 될 북서부의 중간 기착지이기도 한 제 2의 무릉도원에 무사히 다다르기 위한 맹훈련을 하고 있는 군무가 장관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갖은 사유로 급속히 줄었던 가드윗 개체수가 한국 새만금 갯벌을 비롯 4대강이 살아있던 예전의 전성기 때와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제 2의 장소(북한일부지역과 중국의 압록강하구)로 옮겨 이민정착 소생해 가고 있음을 말해 주듯 해를 거듭할 수록 점점 회복돼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넓다란 미란다 해역에서 전체 집단 종합훈련을 마친 후 남풍이 부는 시기(3월)에 맞춰 5-60마리씩의 소 군단을 형성하여 1진, 2진,… 3-4월 마지막 진까지 출발이 계속 된다. 그 소그룹 속에는 5-6마리의 리더(지도자)들이 있어 기러기 떼 형상인 V자 모형의 대오를 형성하여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맨 앞에서 인간 문명의 이기인 항공노선 네비게이션 유도와 똑 같은 코스 방향 유도로 교대 임무를 수행한다.
2007-9년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제공한 첨단장치 실험 덕택에 과거 제반의 이론 분분했던 학설을 과학적 검증을 통해 뒤집는 경이로운 사실 중 하나는 출발부터 도착시까지 감청한 그들끼리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으로 깊은 잠 아닌 설잠을 자가며 단 한마리도 바다에 빠져 죽거나 대오 이탈 없이 한반도 서해안에 당도할 시에는 고도를 낮춰 목적지(새만금)에 무사히 안착한다는 사실이다. 그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은 세대가 바뀐데다 그들의 조상 대대로 이어온 뇌파 지도에서 사라진 새만금이 지워지고 새로운 중간 기착지가 갱신(update) 입력돼가고 있는지는 앞으로 수년간의 관찰 태그 분석을 통해 밝혀질 것이다.
환경 측면에서 세계 조류학계와 강인한 체력을 가진 생명체 가드윗의 호르몬 인자에서 조류독감 해법 찾기에 전력했던 의학계는 물론 세계의 환경매체가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왕실과 해당국들의 정부에서까지도 지대한 관심과 연구(정책) 대상이었던 가드윗 생태환경 변화에 얽힌 초미의 사건! 즉, 한국 서해안의 광활한 새만금 황금갯벌 수장(파괴) 공사시 매년 그곳만을 맴돌다 25,000 마리씩 아사(폐사)하는 중에도 일부는 허기를 못참아 근처 비무장 지대나 북한으로, 상당수는 좀더 먼 곳인 중국 접경의 압록강 하구에 도착해 과거 수천년간 유유히 이어오던 장거리 이동 삼각패턴을 깨고 살아남은 이민정착 가드윗 1세의 2,3,4,5 세대임을 직감할 수 있어 만감이 교차한다.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곳곳에서 몰려드는 환경 철새들로 지구환경 지도상에 원심 화살표가 집중되었던 한국의 서해안 그 중에서도 새만금 갯벌지역!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풍부한 단백질 +알파 성분의 갯지렁이 등 황금과도 같은 새 먹거리의 보고였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최고의 환경정화 다기능을 지니고 있는 갯벌의 중요성을 비추어 볼 때 장장 33.9km에 이르는 인위적 방조제 설치로 그 광활하고도 보물 같았던 새만금 갯벌을 매립시켜버린 건설 공사는 거기서 얻은 한치 앞의 경제적 이득보다는 잃은 것이 실로 크다 하겠다.
유네스코에서 인류문화유산 보존습지 람사르 등재 0순위로 확정시 됐었던 새만금 갯벌이 세계 환경학회와 특히 필자가 속해 있기도 했던 뉴질랜드 환경연합 운영위원회(BOT)에서 가드윗 살리기 일환으로 이동경로 중간 기착지 실사(조사)팀을 현장에 급파하는가 하면 정부차원의 메시지 전달 등 요로를 통한 반대의 이유를 줄기차게 제시하며 한국의 환경연합 단체들과 연대하여 무던히도 분투했으나 정책 개발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 허무하게 무너진 기억이 나 더욱 가슴 아프다.
미국 조지아대 오덤(Odum)교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기 전까지만 해도 그 광활했던 갯벌판이 중금속을 수반한 황사현상의 바람과 함께 한반도 상공을 맴도는 뿌연 투성이의 먼지를 자석처럼 흡착해 중화시키는 필터링 역할을 해 왔다니, 십수년이 지난 작금에 와서 고농도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으며 비상저감조치를 위한 국가 재난선포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조국의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 *가드윗의 대서사시 II 편은 금년 상반기 환경 후속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
*오늘의 발췌뉴스: < Referred to STUFF, News Talk ZB, New Zealand Herald, TVNZ and Shorebirds & Natural History and GODWITS written by Keith Woodley / 2002 – 12 March 2019 >
*뉴스 현장취재/종합주해/원문번역: 박성훈, 드론촬영: Jason KIM, 사진: Jung S. LEE,
현장안내: Amanda Hunt, Chris & others – 뉴질랜드 Miranda Naturalists’ Trust,
자료협력: Keith Woodley – Miranda Shorebird Centre Lib., Firth of Tha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