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 음악회에 갔다 와서

교민뉴스


 

밥 딜런 음악회에 갔다 와서

일요시사 0 748 0 0

바람이 불면 땅바닥으로 쓸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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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826) 오클랜드에서 열린 밥 딜런의 음악회에 갔다 왔다. 노벨문학상 수상자(2016)라는 명성에 이끌려서 좀 더 친해진 가수다. 젊은 시절 ‘Blowing in the wind’로 이름만 알고 있던 가수였고, 그렇게 세월만 지나갔다. 가수가왜 문학상을 받는지하는 의문 때문에 그의 시디(CD)를 사서 듣고 또 들었다.

그의 노래는 감정에 호소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고 어떤 사상을 가진 노래였다는 어렴풋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반전, 평화, 삶을 줄기차게 노래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몇 달 전에 딸아이가 표를 사주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음악회를 가게 되었다. 여든을 앞둔 노()가수라서 짐작에 청중의 대부분이 노인네겠거니 했는데 정말로 꽉 들어찬 공연장에는 장년과 노인이 대부분이었다. 뉴질랜드에서 이처럼 많은 사람이 모인 걸 본 적이 없어서 그의 명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막이 오르고 저 멀리 무대에서 그림자 같은 움직이는 물체가 번쩍이는 막대기를 들고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밖에 없었다. 값싼 표라서 흔히빠라디(paradie)’라고 부르는 천정(하늘)에서 가까운 자리여서 듣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한 곡 한 곡 시간이 흘러가면서 알 수 없는 노래를 밥 딜런 혼자서 부르고 있는 것이다.

노가수는 목소리도 이미 저물었고 노랫말은 끝을 흐려버려서 짧은 영어로는 귀를 붙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언가 건지려는 마음으로 음악에 몰입해 갔다. 노래는 거의 하나의 곡에다 모든 가사를 붙여서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음악회가 끝날 무렵 ‘Don’t Think Twice’ 곡 하나만 내가 아는 노래고 모두가 모르는 다른 노래였다.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 감사할배라는 분이 계셨다. 좋은 일이나 궂은일에나 언제나 감사, 감사하고 다녀서 동네에서 붙여준 별호가 감사할배였다.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면 언제나 민요조 곡조로 모든 찬송가를 부르셨다. 듣는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웃고 있지만 혼자서 끝까지 부르시던 그 할배를 만나는 기분이었다.

밥 딜런의 노래를 듣는 도중 내가 좋아하는 ‘Blowing in the wind’ 한 곡만 듣는다면 이 음악회가 아주 만족스러운 음악회였다고 내심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도중에 자리를 뜨는 사람도 간혹 보이고 여느 음악회처럼 감성 충만의 그런 음악회가 아님에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하게 보였다.

음악회가 끝나고 무대에 불이 꺼지고 다시 커튼콜로 연주자들이 자리를 잡고 시작한 첫 곡이 바로 내가 그렇게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Blowing in the wind’가 또다시 그 톤으로 영 다른 노래처럼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The answer is, my friend”도 정신을 차리고 듣지 않으면 지나칠 정도로 흐려서 노래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노래를 본래 부르던 바대로 그렇게 한번 멋지게 불러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마음 한쪽에 남아 있었다.

 오는 길에 다시 한번 음악회를 곱씹어 보았다. 이 음악회는 밥 딜런의 무게감이 무대와 객석을 채우는 자리였고 나이든 광대의 절규 같은 것이 느껴졌었다. 백발의 노장이 무거운 몸으로 리듬에 맞추어 몸을 흔들며 맛이 간 목소리로 흐느끼고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노래도 늙었고 사람도 늙었고 이 광대의 마지막 고별 무대가 아닌지 모르겠다. 시간도 흐르고 사람도 흐르고 그렇게 서서히 사라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전혀 흥이 나지 않는 멋없는 노래로 만들어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지난날의 젊은 밥 딜런의 모습을 보기 원하는 관객들에게이게 바로 나라는착각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지. ()에서 말하는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 가르침 밖에 따로 전해주는 비법이 있다는 그 별전(別傳) 밥 딜런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노랗게 곱게 물든 은행나무 한 그루를 보고 오는 느낌이 들었다. 바람이 불면 땅바닥으로 쓸려갈….

“Blowing in the wind, blowing in the wind….”

콧노래로 흥얼거리면서.

_여심은 

<스콜라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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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ing in the wind(바람만이 아는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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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봐야)

Before they call him a man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 비둘기는 얼마나 많이 바다 위를 날아봐야)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백사장에 편히 있을까)

How many times must the cannonballs fly

(전쟁의 포화가 얼마나 많이 휩쓸고 나서야)

Before they are forever banned

(영원한 평화가 찾아오게 될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바람만이 답을 알고 있다네)

 

How many years must a mountain exist

(산은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야)

Before it is washed to the sea

(씻겨서 바다로 갈까)

How many years can some people exist

(사람은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Before they're allowed to be free

(진정한 자유를 얻을까)

How many times can a man turn his head

(언제까지 고개를 돌리고)

And pretend that he just don't see

(모르는 척할 있을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바람만이 답을 알고 있다네)

 

How many times must a man look up

(얼마나 많이 올려다 보아야)

Before he can see the sky

(진짜 하늘을 있을까)

How many ears must one man have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Before he can hear people cry

(타인의 울음소리를 들을 있을까)

How many deaths will it take till he knows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어야)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음을 알게 될까)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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