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으로 뉴질랜드에 한인이 이민을 통해 등장하고 참 많이 시간이 지났다. 웰링턴의 한 교민교회는 설립 30년이 넘었다고 하니 어림잡아도 한인이민 역사는 족히 30년은 넘었으리라. 

참 힘들었다. 말 통하는 모국 한국을 떠나 각자가 가진 수 만가지의 이유와 목적으로 우리는 뉴질랜드에 정착해서 살고있다. 그렇게 1세대가 힘든 수고를 토양으로, 1.5세대와 2세대 그리고 3세대가 토양의 양분으로 뿌리를 잘 내리고 있다. 하지만, 몸은 이곳에 있으나 늘 모국 한국의 정치적, 경제적 소용돌이와 같은 격랑은 그저 물건너 온 타지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주사(做事)가 되어 때론 울며 웃으며 내 일이 아니라고 외면하지 않았다. 내 부모와 형제 그리고 친구들이 살고있는 내 조국 대한민국이 그렇게 세계속에 우뚝 서 주기를 응원하고 지원했다.

최근 달라지는 한국의 모습은 5.18로 대변 되는 20세기 한국의 봄이 재조명되며,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기에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비춰진다. 무엇이 불통과 농단 그리고 거짓으로 가득찼던 나라를 바꾸게 하는 계기와 힘이 되었을까? 

 단언코 '투표'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바름과 진실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상식의 일'이고 '권리'이다. 우리가 주권자이기에 이것이 옳은 것이다. 앞서 적었던 지난 수 십년 동안, 이 나라 뉴질랜드에서 우리 한인들은 특유의 근면성과 성실함으로 타 이민자들과 경쟁하며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곳 뉴질랜드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우리는 우리가 이곳에 살고있으며, 이곳의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속에서 이미 한 명, 한 명의 일원인 것이다.

뉴질랜드에 살고있는 3만 여 교민. 이곳에서 우리는 이민자 일까? 주권자 일까?

이곳 뉴질랜드에 살고있는 우리는 이민자이자 주권자이다. 적어도 우리는 디아스포라로 이 땅에 오지 않았다. 우리는 엔더버(Endeavour​)요, 패스파인더(Pathfinder​)로 이곳에서 정착을 했고, 이젠 우리 자녀들의 든든한 미래를 지원하는 거름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는 역사를 이어온 우리의 정신이고 책임일지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자연에서 흐르는 강물이 아니다. 우리가 쟁취해서 얻어야 할 것들이다. 예컨데 프랑스와 영국의 시민운동이 있지 않았다면 그들의 권리와 미래는 요원했을 것이다. 그 시절 그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일구어 냈기에 그들과 그 후손들은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다지만, 그들의 그 세대 어른들이 하지 않았다면... 두 나라는 지금껏 온통 암흑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 땅의 우리 교민들은 의지와 의식은 있으나, 망설인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 대신 하겠지 하며 본인의 책임과 의무를 미룬다. 나 하나 쯤이야...

우리가 현지 투표에 적극 임해야 이곳의 정당과 정치인들은 한인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예컨데, 100명의 한 국가 출신의 이민자들이 살고 있는데, 이 중에 90명이 투표했다고 치자. 과연 어느 정당과 정치인들이 이 국가 출신의 교민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들의 축제와 기념일에 소위 '얼굴 도장'을 찍지 않을 수 있을까? 또 이들 자녀를 위한 각종 지원을 아낄 수 있을까? 이들은 90% 투표 참여자들이기에, 이들의 의무를 다했기에 이들이 받을 당연한 권리라고 말할 수 있을것이다. 

투표. 이것이 팩트고 현실이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있다 

여당을 또는 야당를 지지하거나, 다양한 의견과 소리를 내거나 이 모두가 너무나 건전하고 당연하다.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투표로 이어져야 한다. 우리 교민 모두를 위해서. 

이제 다가올 9월 23일 투표를 앞두고 있다. 훌륭한 한인 후보들도 출사표를 던지고 임전(臨戰)하고 경쟁하고 있다. 이는 교민사회 미래를 위해서 축복이다. 우리 한인들을 위해, 나를 위해, 내 아이들을 위해. 도전하는 자랑스런 한인 후보의 나이 많고 적음이 무슨 대수랴? 한인의 위상을 높여 줄 분을 뽑겠다는데, 돈 많음과 적음이 무슨 묘수랴? 우리 아이들의 밝은 내일을 위해 바르게 계획하고, 우리의 입과 귀를 맞게 해줄 고마운 분을 뽑자는데.. 

희망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쓸 쉬운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 뉴질랜드 국회에서 이민자의 수고를 알아주고 응원해 줄 우리의 리더를 뽑는다면 우리는 이곳의 한인 희망을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와 '그녀'가 정보를 모으고 계획하고, 실천하게 우리가 밀어주자. '그'와 '그녀'도 역시 우리의 한 명인 교민이다.

<나우엔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