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오클랜드 재향군인회(회장 우준기)는 11월 11일 오전 11시, 오클랜드 파넬에 위치한 도브 마이어 로빈슨 파크(로즈 가든)의 ‘영원히 기억하리’ 참전용사 기념비 앞에서 재향군인회 임원 및 회원 약 10여 명이 모여 ‘UN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을 기념하며 대한민국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했다.

이날 행사는 1918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제1차 세계 대전이 종전된 것을 기념하여 시작됐다.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에서 전몰 병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이 시간을 매년 묵념의 시간으로 삼았으며, 점차 1차 대전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로 확대됐다. 대한민국 정부는 2007년, 캐나다 출신 한국전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의 제안에 따라 이 날을 ‘UN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로 지정하여, 매년 전 세계가 한국 시간에 맞춰 부산 UN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에는 ‘UN 참전용사의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11월 11일이 공식적인 추모일로 자리 잡았다.

제1회 UN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 행사는 2007년 11월 11일 부산의 UN 묘지에서 국가보훈부장관이 추모 메시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으며, 해외 각국에서는 국가보훈부가 각 참전국 협회 등에 전달한 추모사를 낭독하는 방식으로 동참했다. 제2회 행사는 2008년 11월 11일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대규모 행사로 확대되어, 주요 언론 매체의 보도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2013년까지는 정부 주관으로 UN 참전용사들을 국내에 초청해 기념식을 진행했으며, 2020년부터는 매년 부산 UN 기념공원 UN군 위령탑에서 ‘Turn Toward Busan’이라는 이름의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UN기념공원은 6·25 전쟁 당시 전사한 UN군 참전국 11개국의 2,320위 용사가 영면한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다. 올해 한국에서 열린 ‘턴 투 워드 부산’ 추모행사는 18회째를 맞아,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추모 비행이 펼쳐졌고, 세계 각국의 추모객들이 부산을 향해 묵념하며 전몰 장병들의 넋을 기렸다. 특히, 올해는 태국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장병의 유해가 태국 용사로서는 최초로 이곳 UN기념공원에 안장됐다.

뉴질랜드 재향군인회 회원들은 묵념 후 간단한 다과를 나누며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보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며, 행사는 차분히 마무리되었다.

차정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