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키오라" 마오리어로 인사하며 뉴질랜드와 인연 강조
동포간담회 참석…"반드시 평화구축 약속"에 동포들 "응원" 화답
양정철 前비서관 형 참석…애초 헤드테이블 초청자였으나 다른 자리에
문 대통령, 뉴질랜드 교민들과 건배
(오클랜드=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키오라(Kia ora·마오리어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뉴질랜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현지시간) 오클랜드 시내 코디스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동포들을 격려했다.
동포 260여명이 참석한 간담회장에는 '나라답게 정의롭게, 여러분이 대한민국입니다. 한국과 뉴질랜드, 만리 우정에서 새로운 미래로, 영원한 밤의 우정 : 같은 노래를 부르는 두 나라'라는 글귀가 새겨진 배경막이 내걸렸다.
문 대통령 부부가 행사장에 들어서자 한복 차림의 남녀 화동이 장미 꽃다발을 전달했고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뉴질랜드의 인연을 특별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준비하면서 우리 국민에게 사랑받았던 '연가'라는 노래가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민요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의 번안곡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며 "머나먼 남반구 민요가 한국까지 전해진 것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을 통해서였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뉴질랜드 전체 병력이 만 명 중 6천 명이 한국전에 참전해 우리를 도왔고, 이분들은 지금도 가장 치열하게 전투를 치렀던 가평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며 "그 노래 제목으로 지금 양국 공동제작 영화가 준비되고 있다. 참으로 고맙고도 끈끈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구축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반드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꼭 해내겠다고 약속드리겠다"고 하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일부는 "응원합니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뉴질랜드 교민들과 인사하는 문 대통령
박세태 오클랜드 한인회장은 환영사에서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을 기존 4강 구도에서 뉴질랜드와 아세안, 인도 등 3국을 통한 경제 확장의 하나로 해석한다"며 "우리 교민은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공동 번영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소미 변호사는 "뉴질랜드 정부의 이민법 강화와 이민 축소 정책으로 교민 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해 인력난을 호소하는 동포가 많다"며 "이민 정책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미영 웰링턴 한글학교장은 한글 학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재원 조달 등 정책 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헤드테이블에는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뉴질랜드 제1야당인 국민당 국회의원인 멜리사 리, 최형엽 OKTA(세계한인경제인협회) 오클랜드 지회장, 김수남 뉴질랜드 한글학교협의회장, 조건우 뉴질랜드 보건부 과장, 송창주 오클랜드대 한국학과 디렉터, 박태양 동포 원로, 김순숙 웰링턴 한인회장, 안기종 민주평통 뉴질랜드 협의회장, 여승배 뉴질랜드 대사, 김은희 뉴질랜드 한인여성회장, 홍승필 뉴질랜드 대한체육회장, 김용현 예술인, 필드하키 전 한국 국가대표 김순덕씨가 자리 잡았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의 형인 양정석 코리안리뷰 발행인도 참석했지만, 헤드테이블에는 앉지 않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양씨는 뉴질랜드 한 지역의 한인회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당초 간담회 헤드테이블 착석 대상자로 초청됐으나, 다른 테이블에 앉아 행사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이 백의종군하는 터에 그의 형이 대통령 행사장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공개되면서 대통령과 함께하는 헤드테이블 착석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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