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1절 102주년 기념주일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1905년 11월 17일에 “을사늑약”으로 인해 외교권을 일본에 강탈당하게 됩니다. 이후 1910년 8월 29일에 일본에 의해 한일합병을 당하게 됨으로 국권마저 빼앗기게 됩니다.  그로부터 약 10년 뒤인 1919년 3월 1일 전국적인 만세운동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를 기념하여 3.1운동이라고 부릅니다. 당시 기독교인이 전체 인구의 약 1.5프로 내외였습니다. 그런데 3.1운동을 하다가 잡혀들어간 사람들 중에는 기독교인이 20프로 전후입니다. 결국 기독교인의 대다수가 3.1운동에 참여했다는 겁니다. 기독교에 담긴 자유와 평등의 의지, 또한 나라 사랑의 마음이 폭발한 것이죠. 

지금 우리나라에서 코로나와 관련해서, 또는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서 교회가 어려움을 당하기도 하고, 오해를 당하기도 하고, 고의적인 왜곡을 통해 참 힘겨운 때를 보내고 있는데, 그럼에도 교회에는 주어진 사명이 있습니다.   “소금은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맛을 내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믿는 자로서 변화의 역사를 이루는 소금으로서의 삶을 살아야 할 줄 믿습니다. 

 오늘 “바벨탑” 사건을 통해서도 이런 변화의 역사에 대한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바벨탑에 담긴 가장 중심 메시지가 무엇인가요?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생각이 서로 대립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요?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드시고 말씀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이어서 지난 주에 우리가 노아의 홍수 사건을 보았는데, 홍수가 끝나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죠. 그 때도 하나님께서는 노아에게 말씀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하나님의 뜻은 생육하는 것, 번성하는 것, 땅에 충만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단 한 단어로 말씀드리면 이겁니다. “흩어짐” 하지만 오늘 인간이 바벨탑을 쌓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4절 마지막 부분을 보십시오.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바벨탑을 쌓은 목적입니다. “흩어짐을 면하자.” 하지만 최종 결과는 어떻게 되나요? 9절 마지막 부분입니다.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

 바벨탑 사건에 담겨진 의미가 명확하죠. 인간들은 안 흩어지겠다는 것이고, 하나님은 흩으시겠다는 겁니다. 그리고 결국은 하나님께서 흩으십니다. 이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요청되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흐르고 넘쳐 변화를 이루라!”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함께 말씀을 통해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나를 추구하면 하나님의 뜻을 이루지 못합니다. 

우리가 늘 주님 앞에 서면, 주의 십자가 앞에 서면, 나 자신의 죄를 고백하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주님 앞에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그럼 왜 우리는 맨날 주님 앞에 죄인이어야 할까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간은 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내면에 죄의 본성이 있다는 거죠.

오늘 본문에도 보면, 바벨탑을 쌓을 때에 저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4절입니다.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여기 보니까 흩어짐을 면하는 것 말고도 저들이 목적한 바가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 이름을 내고” 내 이름을 드러내겠다는 것입니다. 이름을 낸다는 게 뭔가요? 내 이름을 알려보겠다는 겁니다. 내 행적을 드러내보겠다는 겁니다. 

원래 바벨이라는 곳은 시날 평지에 위치한 곳인데, 앞서 10장에 노아와 그 아들들의 족보를 다룰 때에 이미 한 번 언급된 장소입니다. 노아의 아들들인 셈과 함과 야벳의 족보를 쭉 나열하다가 10장 8절에 가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구스가 또 니므롯을 낳았으니 그는 세상에 첫 용사라.”  니므롯은 용사입니다. 힘 센 사람, 용맹한 사람, 자기 힘을 가지고 뭔가를 이루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가 처음 소개된 10장 8절에 용사라고 소개되고, 9절에 용감한 사냥꾼이라고 소개됩니다. 이어서 10절에는 그가 시날 땅에 “바벨”이라는 성을 비롯하여 12절까지 수많은 성읍을 건설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 바벨탑을 쌓는 데에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이 이 니므롯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니므롯은 인류 최초의 왕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바벨론, 앗수르, 니느웨 다 니므롯에서 시작됩니다. 그야말로 당대에 이름을 날린 사람입니다. 하지만 나를 추구하고, 자기 이름을 드러낼수록 하나님의 뜻에서는 점점 멀어지게 되죠. 어떤 이들은 바벨탑을 쌓은 이유가, 단순히 흩어짐을 면하자는 차원에 머문 것이 아니라, 저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 하나님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도 무엇인가요? 일본 제국주의로 세계를 집어삼키겠다는 것이었죠. 이 외에도 지금도 수많은 바벨탑을 쌓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내 이름을 내고자, 정치의 바벨탑을, 경제의 바벨탑을, 무신론의 바벨탑을, 갖가지 나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바벨탑을 쌓아갑니다.  하지만 나를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하나님과는 더 멀어질 뿐입니다. 바벨탑을 높이 쌓으면 쌓을수록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크게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믿는 자로서, 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나라를 추구하는, 나의 이름이 아니라 예수님의 이름을 드러내는, 내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더욱 가까워지는 삶을 살아가시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두 번째로, 흩어짐은 죽음이 아니라 변화의 길입니다. 

바벨의 저들은 흩어지는 것을 거부합니다.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저들은 죄의 길을 추구합니다. 죄가 뭔가요? 하나님의 뜻을 등져버리면 그게 죄인 겁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바벨탑은 하나님의 뜻을 정반대로 도전하는 행위였습니다. 또한 저들이 오늘 흩어짐을 면하고자 바벨탑을 쌓는 것 자체가 그 안에 죄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이전에 노아의 시대 때에 죄가 세상에 가득하니까, 하나님께서 세상을 물로 심판하셨잖아요. 그리고 지금 시대를 보니까, 불안한 겁니다. 혹시 또 노아의 홍수와 같은 심판이 오지는 않을까? 그 두려움에 바벨탑을 쌓는 거죠.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저들이 흩어지기를 원하셨습니다. 죄악의 삶 속에 안주하면서, 자신의 이름이나 욕망만을 추구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속에서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하나님의 뜻은 지금도 동일하게 우리에게 실현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다 흩어지는 걸 싫어합니다. 모두 다 “여기가 좋사오니”의 습성이 있어요. 베드로가 말하죠. “주여! 여기가 좋사오니, 이곳에 초막 셋을 짓고, 우리가 함께 여기서 함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초대교회도 보면 예루살렘에만 모여 있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는 박해를 통해서라도 흩어버리십니다. 사도 바울과 같은 인물을 이방인의 사도로 세워 세계를 다니며 복음을 전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전세계의 모습을 역사적으로 보면, 복음이 들어가는 곳마다 죽은 땅이 살아나고, 죽은 심령이 살아나는 역사가 임합니다. 

 흩어짐은 죽음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출발입니다. 창세기에 저들이 흩어져야 세계 곳곳을 정복하고 땅을 다스릴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저들은 방주가 머문 아라랏산, 그 산등성이는 살기가 불편하니까, 겨우 떠나서 시날 평지에 이르러, “이 정도면 충분하다. 여기는 언덕도 아니고, 산도 아니고, 평평한 들판이다. 이제 여기서 성읍을 쌓고, 흩어지지 말고 여기만 머물자.”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마음, 우리의 시선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지금 사는 것도 이 먼 곳 뉴질랜드까지 와서 살고 있잖아요. 그럼 이제 우리의 몸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도 넓어져야 합니다. 우리의 복음 전파의 의지도 넓어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겁니다. 흩어짐을 통한 변화의 역사를 이루시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끝으로, 십자가 사랑은 전함으로 완성됩니다. 

우리가 지금 사순절 기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사순절은 우리 기독교인들이 정말 특별한 마음을 가지고 지내야 하는 기간입니다. 거룩한 영적인 순례의 여정을 걸어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약속하신바 성령을 기다리라.”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죠. 이어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성령을 받기 전까지는 예루살렘에 머물러야 한다. 왜요? 영적인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령이 임하시면, 이제 예루살렘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의 증인이 되어야 함을 말씀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성령충만하다는 증거가 어디서 드러납니까? 우리가 권능을 받았다는 증거가 어디서 나타납니까? 우리가 정말 십자가의 능력으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었다는 증거가 어디서 나옵니까? 우리가 세상에 나가 증인된 삶을 살아갈 때에, 비로소 그 증거가 드러나는 줄 믿습니다. 

십자가 사랑은 전할 때에 완성됩니다. 강단에 붙어 있는 십자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내 손에만 들고 있는 십자가도 아직 한참 부족합니다. 나 혼자 구원 받은 그 자리에 머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십자가 보혈의 능력을 그렇게 작은 것으로, 그렇게 하찮은 것으로 치부해서는 안됩니다. 

 제가 헌금기도 할 때에,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합니다. 뉴질랜드를 위해서, 세계를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렇게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과 내가 지금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내가 뉴질랜드에 살고 있구나.” 생각하는 것과 내가 지금 뉴질랜드를 위해 기도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오늘 3.1절 기념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영상을 보고, 자료를 보면서 “아! 그래 3.1운동이 이렇게 일어났구나. 이런 역사적 의의가 있구나!” 아무리 생각하고 감동을 받아도,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그 심정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가 없습니다. 내게 경험되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나에게 십자가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십자가의 사랑, 희생, 그 능력을 얼마나 깊이 체험하고 계신가요?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복음 전파의 사명 힘써 감당한 바울의 고백입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고백이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복음 전파의 사명 감당함으로, 십자가 사랑의 완성을 이루는 우리 모든 성도님들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모든 성도 여러분! 우리 믿음의 선조들은 적은 숫자를 가지고도, 한반도 땅 전체에 흐르고 넘쳐 변화를 이루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도 동일한 사명이 주어졌습니다. 우리 믿는 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영적으로 흐르고 넘쳐, 내 삶을, 우리 가정을, 우리 대한민국을, 이 땅 뉴질랜드를, 또한 세계 열방을 변화시켜나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