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원병의 아가서 묵상 35; 감추어진 하나님 나라의 동산 ( 6장 8-1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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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병의 아가서 묵상 35; 감추어진 하나님 나라의 동산 ( 6장 8-12절 )

일요시사 0 989 0 0

8  왕비가 육십 명이요 후궁이 팔십 명이요 시녀가 무수하되

9  내 비둘기, 내 완전한 자는 하나뿐이로구나 그는 그의 어머니의 외딸이요 그 낳은 자가 귀중하게 여기는 자로구나 여자들이 그를 보고 복된 자라 하고 왕비와 후궁들도 그를 칭찬하는구나

10  아침 빛 같이 뚜렷하고 달 같이 아름답고 해 같이 맑고 깃발을 세운 군대 같이 당당한 여자가 누구인가

11  골짜기의 푸른 초목을 보려고 포도나무가 순이 났는가 석류나무가 꽃이 피었는가 알려고 내가 호도 동산으로 내려갔을 때에

12  부지중에 내 마음이 나를 내 귀한 백성의 수레 가운데에 이르게 하였구나



수련의 생활을 할 때 병원이 높은 언덕 위에 있어서 주위 동네가 한 눈에 다 들어왔다. 수련의는 밤에도 병실로, 응급실로, 수술실로 뛰어다닐 때가 많다. 밤에 일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려면 병원건물에서 나와 언덕길을 조금 내려가야 했는데, 그때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밤 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이 아니라, 동네를 빨갛게 물들인 붉은 십자가들이었다. 교회가 정말 무지하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당시 나의 눈에는 십자가들로 가득 찬 동네가 마치 공동묘지처럼 보였다. 주님께서 달리신 십자가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공동묘지에 있는 십자가들로 보였던 것이다. 


십자가만 있고,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은 없는 교회, 이기적인 자기사랑만 있고 십자가의 헌신적인 사랑은 없는 교회, 당시에 교회들이 그렇게 보였다. 


왕비가 육십 명이고, 후궁이 팔십 명이고, 무수히 많은 시녀가 있었지만 왕의 눈에 완전해 보이는 자는 하나뿐이었다. 그녀는 왕궁에 있는 무수히 많은 여인들이 아니었다. 산골에서 양을 돌보고, 포도원 일을 하느라 햇빛에 검게 타고 사막의 모래바람에 낡은 게달의 장막 같은 모습의 술람미 여인이었다(1장 5,6절). 


주님의 참 신부는 화려한 곳에 있지 않았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치장도 하지 못하고, 묵묵히 자기가 할 일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그런데 11절에 보면, 왕은 골짜기의 푸른 초목과 포도나무와 석류나무를 보려고 호도 동산으로 내려갔다. 푸른 초목과 포도나무와 석류나무가 있는 호도 동산은 주님의 동산, 하나님 나라의 동산을 상징한다. 그런데 이 동산이 어디에 있는가?  


골짜기의 푸른 초목을 보려고,,,, 골짜기에 있었다. 들판에 넓게 펼쳐져 있는 것도 아니고, 높은 언덕에 눈에 잘 띄게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골짜기에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도 이와 같다.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 가운데에 화려하게 빛나는 영광의 나라가 아니다. 은밀한 가운데 조용히 임하여 있는 나라다.


그런데 마 5:14에서 주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라고 하셨다. 교회가 산 위에 있다는 말씀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세상의 빛으로서의 교회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신 것이다. 교회는 산 위에 있는 동네처럼 세상사람들이 다 보고 있으니, 하나님 나라의 백성다운 신앙공동체로서 세상의 빛으로 바르게 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십자가만 있는 교회가 아니라, 십자가의 사랑이 있는 교회다. 십자가의 사랑으로 세상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알리라는 것이다. 교회가 산 위에 있다는 말씀은 교회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 나라의 동산이 골짜기에 있다고 하였다.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교회는 마치 산 위에 있는 동네처럼 세상사람들 눈에 잘 띄지만, 교회 안에 있는 하나님의 나라는 골짜기에 있는 것처럼 세상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에 감추어진 골짜기와 같은 것이다. 


세상에 수없이 많은 교회들이 있어도, 세상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뭔지도 모르고, 그런 나라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눈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 중에도 하나님의 나라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데 있다. 교회는 보여도, 하나님의 나라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골짜기에 감추어진 비밀의 동산인 것이다.


주님께서는 다시 오실 때에 하나님 나라 밖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가복음 17장 26-30절(표준새번역)

26 노아의 시대에 일이 벌어진 것과 같이, 인자의 날에도 그러할 것이다.

27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가고 하였는데, 마침내 홍수가 나서,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28 롯 시대에도 그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나무를 심고 집을 짓고 하였는데,

29 롯이 소돔에서 떠나던 날에,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내려서,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30 인자가 나타나는 날에도 그러할 것이다.


노아의 시대에 세상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가고 하면서 살다가 홍수가 나서 모두 멸망을 당했다. 롯의 시대에도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나무를 심고 집을 짓고 하면서 살다가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내려서 모두 멸망을 당하였다. 주께서 다시 오실 때도 똑 같다고 말씀하셨다. 


먹고 마시고 장가가고 시집가고 사고 팔고 나무를 심고 집을 짓고,, 그냥 먹고 살기에 바쁜 모습이다. 주어진 인생을 열심히 살았던 평범한 생활인들의 모습이다. 이 사실이 더 무섭다. 그저 평범하게 살다가 마지막 날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홀연히 최후의 심판을 맞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사실은 그들의 눈에는 오직 육신의 눈에 보이는 현실세계가 전부라는 데 있다. 눈에 보이는 세계만 보고 산다면,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는 골짜기에 감추어진 나라다. 


하나님의 나라는 모든 사람의 것이 아니다. 교회에 속해 있다고 해서 하나님의 나라에 속한 것은 아니다. 


주님께서는 눅 8:10에서 말씀하신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유로 하나니, 이는 그들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주님께서는 또 마 13:16에서 말씀하신다. “너희 눈은 봄으로,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도다” 


진정한 복은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있는 복이고,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들리는 복이다. 그 복음의 중심에는 십자가의 사랑이 있다. 십자가만 빛나고, 십자가의 사랑은 흐려져가는 이 시대에,,, 주께서는 주의 신부를 찾고자 골짜기로 내려가신다.



채원병 목사<오클랜드정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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