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를 만든 사람들 50인의 위대한 키위 이야기 40 육상 감독 - 아서 리디어드 (Arthur Lydiard)

교민뉴스


 

뉴질랜드를 만든 사람들 50인의 위대한 키위 이야기 40 육상 감독 - 아서 리디어드 (Arthur Lydiard)

일요시사 0 312 0 0

<1917년 7월 6일~2004년 12월 11일>



뉴질랜드가 낳은 장거리 육상계의 전설 같은 지도자


아서 리디어드를 얘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조깅 개발이다. 

10대 시절부터 달리기에 빠져 있던 그는 

조깅으로 살을 빼고, 

건강한 몸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4년 마다 지구촌의 스포츠잔치, 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 꽃은 대회 마지막 종목인 마라톤이다. 수만 명의 관중과 수십억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결승 테이프를 끊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게 된다.

 

뉴질랜드는 스포츠 강국이다. 메달 숫자만 놓고 따지면 그 대열에 들 수는 없겠지만 생활스포츠에서 볼 때는 어느 나라보다 금메달에 가까운 나라다. 아마추어 럭비선수들이 즐비한 데다 길거리 곳곳을 사이클 탄 사람들이 질주한다. 조깅(건강달리기)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뉴질랜드 국민 스포츠다.



럭비 연습 겸 한 주에 160km 달려

 

아서 리디어드는 뉴질랜드 스포츠를 세계만방에 알린 지도자다. 세계 육상계에서 그 이름은 존경의 인물로 남아있다. 두 시간을 넘게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마라톤에서는 아서 리디어드가 만들어낸 이론을 지금도 쓰고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다.

 아서 리디어드는 1917년 7월 6일 오클랜드 마운트 이든(Mount Eden)에서 태어났다. 그때 10대 남학생이 거의 다 그랬듯이 럭비에 미쳐 동네 운동장을 끼고 살았다. 뉴질랜드 럭비대표팀 올 블랙스는 그의 ‘아이돌’이었다.

달리기는 훈련 코스 가운데 하나였다. 수영과 카누에도 재능을 보였지만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 달리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아서 리디어드는 린데일 육상클럽(Lynndale Athletics Club)에 들어가 날마다 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 육상코치 마이클 웹스터(Michael Webster)가 쓴 『육상의 과학』(The Science of Athletics)이라는 책을 읽고 달리기 매력에 깊게 빠져들었다.

 아서 리디어드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달릴 수 있을까’ 하는 것뿐이었다. 과학 이론이 짜임새 있게 정리되어 있지 않았던 그때, 그는 자기가 기니 피그(Guinea Pig, 실험 대상자)가 되어 달리고 또 달렸다. 한 주에 160km, 그러니까 날마다 홀로 마라톤 경주(42.195km)를 하는 것과 같은 거리를 내달렸다.



서른두 살에 마라톤 출전, 12위 차지

 

아서 리디어드는 1950년 서른두 살에 오클랜드 엠파이어 마라톤대회(Auckland Empire Games)에 출전해 12위를 차지했다. 그에게 등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의 달리기 방법(주법)을 눈여겨본 육상 지도자들이 손을 내밀었다. 한 수 지도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이때부터 아서 리디어드는 뛰는 선수가 아닌 뛰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도자 길을 걸었다.

어니 해스컬(Ernie Haskell) 로리 킹(Lawrie King) 콜린 루식(Colin Lousich) 빌 로저(Bill Rodger) 같은 장거리 육상 선수들이 아서 리디어드에게 지도를 받았다. 다들 달리는 데는 ‘한 걸음’ 하는 선수들이었다. 뒤를 이어 머리 핼버그(Murray Halberg) 피터 스넬(Peter Snell) 존 데이비스(John Davies)도 도움을 얻었다. 훗날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뉴질랜드를 빛내준 스포츠 스타들이다.

 머리 핼버그는 이렇게 회상했다.

 “아서 리디어드는 우리 심장을 불태워 버릴 거라고 했어요. 달리고 또 달리는 것 외에는 아무 방법이 없다고 그랬지요. 그 방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큰 효과를 냈고, 곧 기록이 깨지기 시작했어요. 참말로 감동적이었지요.”

 머리 핼버그, 제프 줄리언(Jeff Julian), 피터 스넬 같은 세계 장거리 육상을 휩쓴 선수들은 스스로 ‘아서의 아이들’(Arthur's Boys)이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그 누구의 제자’라는 타이틀에서 아서 리디어드 만큼 이름값을 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외국에서 더 유명, 스카우트 제의 봇물

 

아서 리디어드는 뉴질랜드보다 오히려 외국에서 더 이름을 날렸다. 그를 모셔 가기 위한 다툼이 치열했다. 리디어드는 멕시코 핀란드 덴마크 호주 구소련 일본 미국 같은 나라들을 두루 다니면서 ‘빨리 달리기 비법’을 알려주었다. 그가 만든 이론을 정리한 『런 포 유어 라이프』(Run for Your Life)라는 책은 스물다섯 나라말로 번역됐으며 육상 선수들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인정받았다.

1960년대 초, 아서 리디어드가 미국에서 달리기 지도를 해준 일이 있었다. 이때 스포츠 용품을 만들어내는 나이키(Nike) 관계자 빌 바워맨(Bill Bowerman)은 아서 리디어드와 조깅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훗날 빌 바워맨은 이를 정리해 『조깅』이라는 책을 펴냈고, 이 책은 미국에서 100만 권이 넘게 팔리는 큰 인기를 끌었다.

아서 리디어드를 얘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조깅 개발이다. 10대 시절부터 달리기에 빠져 있던 그는 조깅으로 살을 빼고 건강한 몸매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아서 리디어드는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치고 핀란드 출신 아내, 에이라(Eira)와 함께 뉴질랜드로 돌아왔다. 아서 리디어드는 오클랜드 서쪽 와이타케레 레인지스(Waitakere Ranges)에 윈스턴 웍스(Winstone Walks)라는 달리기 코스를 마련해 부시 워커(Bush Walker, 숲 산책자) 수천 명에게 기쁨을 선사하기도 했다.



나이 70 넘어서도 코치로 뛰어

 

아서 리디어드는 1974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린 제10회 코먼웰스게임스(Commonwealth Games, 영연방 나라 올림픽) 육상 코치로 참가해 딕 테일러(Dick Tayler)가 1만 미터 달리기에서 우승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으며, 1990년에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오클랜드에서 열린 제14회 코먼웰스게임스 부코치로 나서 선수들을 직접 돌봐주기도 했다.

한평생을 달리기에 몸을 내던졌고, 또 빨리 달리려면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지를 전 세계 곳곳을 돌며 전파한 ‘달리기 전도사’ 아서 리디어드는 ‘디 오더 오브 뉴질랜드’(The Order of New Zealand)를 받았다. 뉴질랜드 사람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높은 명예를 담은 훈장이다. 

또 ‘스포츠 명예의 전당’(Sports Hall of Fame)에 이름을 올렸으며, 뉴질랜드 육상협회 평생회원으로 추대되는 등 명성을 높였다.  

 아서 리디어드는 2004년 12월 11일 미국 휴스턴 강연회에서 달리기 이론을 후배들에게 지도하고 난 뒤 호텔 방에서 쓰러져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마라톤 경주처럼 오랫동안 이어져온 호흡이 끊긴 때는 그의 나이 여든일곱이었다. 



글_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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