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Poi / Starling Park / 34-44 Glen Road, Ranui

교민뉴스


 

Te Poi / Starling Park / 34-44 Glen Road, Ranui

일요시사 0 192 0 0

Poi 라는 것이 여자 마오리들이 공연을 할 때 빙글빙글 돌리는 줄에 달린 흰 공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는데 찌르레기 새를 뜻하는 Starling 이라는 말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했는데 공원에 있는 설명서에 의하면 이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찌르레기 새(Starling) 가 먹이 활동을 하면서 자기 몸을 비틀고 돌리는 모습이 Poi 공연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Te 는 뭐 영어의 The 와 같은 뜻이니 특별하진 않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마오리어 중에 poi 가 들어간 말로는 Poiuka(soft ball/baseball) 와 Poiwhana(soccer) 가 있는데 이곳 Te Poi/Starling Park 가 Ranui Swanson Football 과 Waitakere Bears Baseball Club 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바 그만큼 이 공원이 이 지역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보인다.


Glen Road 를 달려서 Te Poi/Starling 공원의 주차장에 파킹을 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파킹 자리는 전혀 붐비지가 않는다. 공원 안내도에 의하면 4개의 크고 작은 운동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뉴질랜드 공원의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스케이트 보드 타는 공간과 함께 어린이 놀이터, 그리고 농구장도 마련되어 있다. 특별난 게 있다면 앞서 이야기 드렸다시피 야구구장이 있다는 것인데 점차적으로 뉴질랜드에 야구가 퍼져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옆 나라 호주는 아마추어 야구의 강국인만큼 언젠가는 뉴질랜드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파크에는 15분짜리 1,170 걸음의 900미터의 Footpath 가 워킹 코스로 잘 만들어져 있다. 혼자이던 동료가 있던 걸어 가면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면서 그리고 공원의 구석구석 설치되어 있는 헬스기구도 이용하면 꽤나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운동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곳을 2바퀴만 이렇게 돈다면 하루 운동량으론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운동이란 게 개인차가 있지만 이렇게 30분이상 주 5회 정도를 한다면 감기 정도는 다 도망갈 거 같다. 하하…나는 햇볕 좋은 날, 모자도 없이 선글라스도 없이 신선한 바람을 맞으면서 걸어 다니는 걸 정말 좋아한다. 날씨 좋은 날은 무조건 나가시라! 가까운 공원을, 아니면 동네 한바퀴라도 꼭 하시길 바란다.


주차장을 벗어나니 키가 엄청 큰 침엽수가 나를 맞이한다. 삼나무도 아니고 전나무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경에 자주 나오는 레바논 백향목도 아닌 소나무의 한 종류…이럴땐 이름이라도 달아두면 좋겠는데 말이다. 하기야 뉴질랜드의 유명한 카우리 나무도 리무 나무도 소나무에 속한다고 하니 종류가 많긴 많은가 보다. 다행히 오늘 날씨가 맑아서 공원을 걷는 기분이 참 좋다. 날씨 좋은 날 공원 걷기, 이보다 더 좋은 시간이 있을까...마침 열심히 뜀박질하던 아저씨 두 명이 지나간다. 나도 참 많이 뛰어다녔는데 무릎 연골이 망가지면서 더 이상의 뜀박질을 못하는 것이 정말로 아쉽다. 


나무에 QR 코드가 있었는데 그걸 스캔하면 자라나는 나무에 대해서 관찰할 수 있다는 팻말이 있어서 그곳을 얼쩡거리고 있는데 이번엔 청춘 남녀가 내 곁을 지나갔다. 여튼 어쩌다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한가한 평일의 오후였다. 다음으로 나오는 것은 공원에 항상 있는 어린이 놀이터, 뭐 특별한놀이기구는 없었지만 어린이들이 오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그리고 그 놀이터를 지나가면 농구 코트와 스케이트 파크가 나온다. 둘 다 내가 제일 못하는 운동들…농구는 우리 나이대에선 그렇게 많이 하지 않은 것이었고 스케이트 보드는 우리 나이대에선 정말로 하지 않았던 것.


그래도 몇 전전에 스케이트 보드를 100불에 레벨 스포츠에서 하나 사서 차 트렁크에 넣어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연습을 했다. 수많은 엉덩방아를 찍으면서 이제 좀 탄다 그랬는데 아직도 점프를 하지 못하면서 더 이상의 단계로 성장하질 못하고 있다. 이것이 할아버지의 한계인가 보다 그러면서 거의 포기를 하고 있는 상황…아마도 아이들은 쉽게 배우겠지. 스케이트 보드가 점프를 해야 더욱 발전이 되는데 그 점프를 못하니…스케이트 보드의 점프를 알리(Ollie) 라고 하는데 이 기술이 알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는 처음으로 이 기술을 사용한 프로 스케이트 보더가 Alan Gelfand 란 사람이고 그의 별명이 Ollie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아까 지나간 청춘 남녀의 뒤를 멀찍이 따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스타디움 쪽에서 중년남자 하나가 나와서 소리를 지른다. 나를 보고 그러나 했더니 그게 아니고 앞서가던 청춘남녀에게 하는 소리였다. 그런데 그 소리를 들은 청춘남녀 중 한사람인 청춘남자가 잽싸게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영문일까? 어리버리한 가운데 다시 살펴보니 운동장 펜스에 걸어둔 점퍼가 보였다. 아…청춘남자가 점퍼에서 뭔가를 훔쳤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한하게도 우리 같으면 여자도 함께 도망갈 것인데 여기 청춘여자는 태연하게 그냥 자기길을 가는 것이었다.이것마저도 개인주의?


그 점퍼의 장본인인 남자가 달려서 뒤를 쫓자 이번에는 같은 축구팀의 남자들이 떼를 지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오늘 공원 워킹을 나와서 희한한 구경을 하게 생겼다. 이윽고 물건을 슬쩍한 남자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고 그를 뒤쫓는 사람들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펜스를 넘어서 그가 사라진 동네 길가로 달려 나갔다. 나는 말 그대로 사건의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뒷일이 어찌되었는지는 모른다. 청춘남자가 워낙 빨랐으니 잡히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그 점퍼의 주인은 느렸지만 그 동료들이 축구하는 사람인 만큼 십여명이 달려갔으니 아마도 청춘남자를 잡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청춘남녀란 말 자체에서 떠오르듯이 참 빛나는 시절이고 그 아름다운 시절인데웬 도둑질인가? 라는 생각을 하니 청춘남녀보다는 오히려 도둑남녀라는 생각도 든다.


이곳 파크에 있는 4개의 구장중에 가장 큰 곳이 축구와 야구장인데 이곳은 인조잔디 구장이다. 뉴질랜드에서 인조잔디 구장은 Turf 라고 표현하며 적절한 신발을 신고 운동하라고 게시판에 나와있다. 일반 운동화는 미끄러짐이 있어 위험할 것이고 또 쇠징 박힌 축구화는 인조잔디에 많은 손상이 있을 것이다. 침도 뱉지 마라고…하기야 잔디구장과 달리 인조잔디에선 내뱉은 침이 적나라하게 보이리라. 하하…


맑은 어느 겨울날 오후의 Te Poi/Starling Park 의 산책은 이렇게 끝이 났다. 개 목줄이 되어 있으면 얼마든지 애완견의 산책도 허용하는 만큼 그동안 주저하신 분들은 꼭 한번 방문하시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권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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