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Ara Tahuna Estuary Cycleway and Walkway
오늘 가는 코스가 오클랜드의 북쪽, Orewa Town 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에 적당한 8km, 2시간 정도의 워킹 코스라는 것에 만족을 하면서 1번 모터웨이를 나와서 Hibiscus Coast Highway 를 달렸다. 또 워킹코스의대부분이 평평한 길로 구성되어 있어서 업다운에 힘이 부치는 분들에게는 여기야 말로 최적의 코스라는 생각을 해본다.
주차는 오레와 타운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자마자나타나는 Estuary Arts Centre 주차장이 좋다. 또 이곳에는 Café 까지 있는 만큼 워킹 후의 뒤풀이를 하기에도 좋다. 식사를 원하는 경우에는 오레와 타운에 맛있는 가게들이 많고 또 한식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한식당까지 최근에 생겼으니 나들이 하루행사의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는 셈이다. 또 하나, 뉴질랜드에서 흔하지 않은 원점 회귀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산행은 아니지만). 즉 출발지점으로 다시 복귀하는 코스인 것이다.
오늘 날씨가 좋다. 덩달아 야외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우리 또한 기분이 좋다. 날씨가 반이상을 차지하는 뉴질랜드 경치에서 우리는 행복한 워킹의 첫걸음을 시작했다. 이 코스의 이름에 Estuary 라는 말이 들어가는데 이 지형은 강이 바다와 만나면서 소금기 있는 강물이 되지만 바닷물만큼 짜진 않다고 한다. 그리하여 이런 강이 바다에 이르면서 하류부분이 삼각주 형태를 만들게 되는데 이를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한다. 정말 여기 Orewa River 가 뉴질랜드의 다른 강에 비해서 아주 넓은 형태로 바다와 만나고 있었다.
출발지점을 조금 올라가자 작은 지류가 오레와 강과 만나는데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를 코스는 건너가고 있었다. 물고기는 보이지 않지만 바닷물에서도 잘 자라는 맹그로브 (Mangrove) 나무가 주변에 많이 나타났다.맹그로브 나무는 나무뿌리가 물 밖으로 튀어나와 여기서 산소를 흡수해서 나무 전체에 공급한다고 한다. 이 나무는 소금물에서 번성하고 영양분과 퇴적물을 걸러내어 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나무로 또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종류의 맹그로브 중에서 뉴질랜드에서는 오직 한 종류의 맹그로브만 있다고 한다. 그런데 뉴질랜드 맹그로브는 뿌리가 물밖으로 나와있진 않는 듯하다.
다리를 건너가니 오른쪽으로 오레와 칼리지의 축구장이 나타나는데길은 왼쪽에 있는 강의 기슭을 따라 주택가를 지나가고 있었다. 나름대로 잘 가꾸어진 정원이랑 예쁜 집들을 보면서 걸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따금씩 자전거도 지나간다. 여기 오레와란 동네가 리타이어 빌리지가 많은 고로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지나간다. 이분들은 세계적으로 뉴질랜드가 잘살던 시기를 젊은시절로 보낸 만큼 뉴질랜드의 그 어느 세대보다도 기품이 있고 여유가 넘쳐난다. 이런 분들은 우리 같은 이방인들에게 인사도 곧잘 하신다. 아니지, 젊은 내가 먼저 해야지 그랬다. 하하…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리고 흰구름 몇 점을 앞에 두고 걷노라면 이 세상 모든 걱정이나 고민이 사라진다. 그저 조물주가 만들어놓은 이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에 내 자신을 맡길 뿐 우리는 그저 감사하고 행복해하면 족한 것이다. 젊은 시절에 스위스에 가본적이 있다. 난생 첫 해외여행을 그 아름다운 알프스가 있는 나라로 갔으니 그때의 기분이어떠했을지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여튼 스위스처럼 아름다운 나라를 나는 지금까지 본적이 없다. 그리고 오늘의 이 아름다움은 스위스 못지 않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주택가와 연결되어 가던 길이 오레와 강으로 흘러가는 또다른 지류를 만나면서 작고 좁은 Kelly’s Bridge 를 건너게 된다. 앞으로는 새로 건설된 Millwater 라는 동네를 가로 질러 가게 되는데 대부분 2층집이다. 마당은 별로 없으리라…그러나 방은 많겠지.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Millwater Parkway 라운드 어바웃 전에 왼쪽으로 만들어진 산책로로 접어 들었다. 이제 강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웬통 아스팔트와 뉴질랜드의플랙스 화초가무성하게자란길을우리는걷는다.
이제재미는 반감되었다. 왜냐면 주탁가를 걷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Metro Park 에 다다르면서 많은 스포츠 구장이 나타났다. 축구뿐만 아니라 럭비와 테니스와 농구 등등, 거의 복합 스포츠센터 수준이다. 이런 것이 뉴질랜드의 장점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한국처럼 먹고 마시는 상업지역의 건설하기보다는 넓은 잔디구장에서 이렇게 여러가지 운동을 할 수 있는 스포츠 구역을 정부가 앞장서서 선도해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건전한 발상인가!
우리는 킹스웨이 시니어 스쿠울을 앞두고 왼쪽의 강변 쪽 소로로 접어들었다, 시멘트 길이 포장되어있어서 걷는 사람들 사이로 자전거가 쌩하고 지나다닌다. 그러다가 다시 강을 만나면서 강변으로 이어지는 주택가 뒷길을 가게 되는데 이쪽의 풍경도 처음 우리가 시작했던 곳의 주택가 못지않게 이쁜 경치를 자랑한다. 결국 이번 워킹코스는 강변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집집마다 이쁘게 꾸며놓은주택과 정원의 조화를 보면서 가는 재미가 상당한 것이다.
워킹코스엔군데군데 벤치가 있어서 흐르는 강을 보면서 그리고 저멀리 떨어지는 낙조를 보면서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회고라고 할까? 생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었다. 결국 열심히 걷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동료와 선후배가 이것저것 대화를 하면서 그리고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수 있는 코스라고 할까?...오늘을 열심히 살아온 당신 그리고 과거를 무자비하게 일만 해왔던 당신이 내일을 위해,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자신을 정리하고 함께한 친구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이렇게 코스는 출발했던 오레와브릿지를다시 만나면서 끝이났다. 도합 2시간짜리인데 우리는 많이 쉬어서 2시간 반이나 걸렸다. 이제 여름철이 되면서 다리위에선 강물로 다이빙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청소년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배 나온 어른들도 보인다. 뉴질랜드에 여름이 왔다. 다들 야외활동에 매진하시라! 박차를 가하시라! 여름이 최고다!
-교민 권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