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와 인문학 산책 ] 성서와 인문학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는 '키루스 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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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와 인문학 산책 ] 성서와 인문학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는 '키루스 대왕'

일요시사 0 55 0 0

왜 우리는 지금, 2600년 전의 페르시아 왕을 만나야 할까?


뉴질랜드 교민 여러분께,

<성서와 인문학 산책>의 세 번째 여정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세 위대한 종교의 뿌리가 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여정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오늘은 그로부터 천 년 이상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역사상 가장 넓은 제국을 건설했던 한 위대한 군주를 만나보고자 합니다. 그의 이름은 **키루스(Cyrus the Great, 한국어 성경에는 ‘고레스’로 표기)**입니다.


--성서의 인물이 아닌, 이방의 왕이었던 그를 어째서 ‘성서와 인문학 산책’의 주인공으로 초대했을까요? 여기에는 놀라운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구약성서에서 유대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으로부터 “나의 목자”, “기름 부음을 받은 자(메시아)”라는 최대의 찬사를 받은 유일한 인물입니다. 동시에 알렉산더 대왕, 율리우스 카이사르 같은 후대의 영웅들로부터 ‘가장 위대한 군주’로 존경받았으며, 오늘날 UN은 그의 정책을 ‘세계 최초의 인권 선언’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2600년 전 유대 민족의 해방자였던 키루스는 오늘날 이란 민족에게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의 후예를 자처하는 이란과, 그가 해방시켰던 유대인의 후손인 이스라엘이 현재는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역사의 아이러니. 이 지점에서 우리는 키루스라는 인물을 통해 과거와 현재, 종교와 정치, 갈등과 화합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혹은 잠시 분주한 일상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위대한 왕 키루스가 걸었던 파란만장한 역사의 길을 함께 산책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1부: 변방의 목동 소년, 세계의 주인이 되다


1장): 늑대의 젖을 먹고 자라난 아이

우리의 이야기는 지금의 이란고원에 위치했던 작은 왕국 ‘메디아’에서 시작됩니다. 기원전 6세기, 메디아의 왕 아스티아게스는 무서운 꿈을 꿉니다. 자신의 딸에게서 나온 소변이 온 아시아를 뒤덮는 꿈이었습니다. 왕은 이를 불길한 징조로 여겨, 딸이 낳은 갓난 외손자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이 아이가 바로 훗날의 키루스였습니다.

하지만 왕의 신하 하르파고스는 차마 아이를 죽이지 못하고 한 목동에게 대신 처리를 맡깁니다. 마음씨 착한 목동 부부는 죽은 자기 아기 대신 왕의 외손자를 몰래 거두어 키웁니다. 마치 로마의 건국 신화처럼, 키루스는 험난한 운명 속에서 평범한 목동의 아들로 자라납니다.

소년 키루스는 어릴 때부터 리더십이 남달랐습니다. 동네 아이들과 ‘왕 놀이’를 할 때면 늘 왕의 역할을 맡았고, 명령을 따르지 않는 귀족의 아들을 채찍질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이 결국 아스티아게스 왕의 귀에 들어가고, 왕은 소년의 당찬 모습과 출생의 비밀을 직감하며 그가 자신의 외손자임을 알게 됩니다.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고 생각한 왕은 키루스를 죽이지 않고 그의 본래 부모가 있는 페르시아의 작은 속국 ‘안샨’으로 돌려보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은 소년은 이렇게 역사의 무대로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2장): 관용으로 제국을 건설하다

페르시아로 돌아온 키루스는 뛰어난 지도자로 성장합니다. 그는 여러 페르시아 부족을 하나로 통합한 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외할아버지 아스티아게스의 메디아를 정복합니다. 하지만 그의 정복은 일반적인 약탈과 파괴와는 달랐습니다. 그는 메디아의 수도를 파괴하지 않았고, 왕을 몰아냈을 뿐 메디아의 귀족과 백성들을 페르시아인과 동등하게 대우했습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인 정책이었습니다.

이후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서쪽으로는 막강한 부를 자랑하던 리디아 왕국을 정복하고, 동쪽으로는 중앙아시아의 광활한 영토를 손에 넣었습니다. 마침내 그의 시선은 당대 최고의 제국, 바빌론으로 향합니다. 난공불락의 요새로 알려진 바빌론 성벽 앞에 선 키루스는 또 한 번 기발한 전략과 함께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관용 정책’을 준비합니다.

기원전 539년, 그는 바빌론을 관통하는 유프라테스강의 물길을 돌려 수위가 낮아진 강바닥을 통해 군대를 성 안으로 진격시킵니다. 바빌론은 거의 피를 흘리지 않고 점령되었습니다. 그리고 키루스는 바빌론의 왕 느부갓네살과 그의 후계자들이 수많은 정복지에서 끌고 온 민족들에게 자유를 선포합니다.

바로 이때, 바빌론에 70년간 포로로 잡혀와 나라 잃은 설움을 겪던 유대인들에게 꿈과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페르시아 왕 고레스는 말하노니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세상 모든 나라를 내게 주셨고 나에게 명령하사 유다 예루살렘에 성전을 건축하라 하셨나니 너희 중에 그의 백성 된 자는 다 올라갈지어다 너희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 (역대하 36:23)


키루스는 유대인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무너진 성전을 다시 지을 수 있도록 바빌론 왕궁의 재정으로 지원하고, 느부갓네살이 약탈해왔던 성전의 기물들까지 모두 돌려주었습니다. 이는 정복자가 피정복민의 종교와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의 정체성을 되찾아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관용 정책이었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칼과 창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관용’에 그 힘의 원천이 있었던 것입니다.


2부: 위대한 왕의 메아리, 역사에 울려 퍼지다

1장): 키루스 실린더, 인류 최초의 인권 헌장


키루스의 이러한 통치 철학은 단순히 성서에만 기록된 것이 아닙니다. 1879년, 고대 바빌론의 유적지에서 점토로 만들어진 작은 원통(Cylinder) 하나가 발굴됩니다. 바로 **‘키루스 실린더’**입니다. 여기에는 쐐기문자로 키루스가 바빌론을 정복한 후 펼친 자신의 정책들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티그리스 강 저편의 도시들, 아슈르와 수사와 아카드…들의 신상들을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고 영원한 거처에 자리 잡게 하였다. 나는 또한 그곳의 모든 주민을 모아 그들의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실린더의 내용은 성서의 기록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이는 키루스의 관용 정책이 유대인에게만 국한된 특별한 혜택이 아니라, 제국 내 모든 피정복민에게 적용된 보편적인 원칙이었음을 증명하는 강력한 고고학적 증거입니다. 그는 각 민족의 신을 존중하고, 포로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냈으며, 파괴된 신전을 복구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정신 때문에 **유엔(UN)은 키루스 실린더의 복제품을 뉴욕 본부에 전시하고, 이를 사실상 ‘세계 최초의 인권 선언문’**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권’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대였지만, 종교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한 그의 정책은 25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보편적 인권의 가치와 정확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2장): 영웅들의 영웅, 키루스를 존경하다


키루스의 위대함은 후대의 영웅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 알렉산더 대왕: 동방 원정길에 올라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한 알렉산더는 페르시아의 옛 수도 파사르가데에 있는 키루스의 무덤을 직접 찾아갑니다. 그는 소박하지만 위엄 있는 무덤 앞에서 깊은 존경심을 표했습니다. 훗날 원정에서 돌아와보니 무덤이 도굴당한 것을 발견한 알렉산더는 격노하여 범인들을 즉시 처형하고 무덤을 정성껏 복원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한 제국을 멸망시킨 정복자가 그 제국의 창시자에게 보낸 최고의 경의였습니다.

** 카이사르와 나폴레옹: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크세노폰이 쓴 **《키로파에디아(Cyropaedia, 키루스의 교육)’**는 키루스의 생애를 바탕으로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을 그린 일종의 정치 소설입니다. 이 책은 서양에서 오랫동안 군주와 리더를 위한 필독서로 여겨졌습니다.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이 책을 즐겨 읽으며 리더십을 배웠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역시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되었을 때 이 책을 탐독하며 위대한 선배 군주의 삶을 되새겼다고 전해집니다.

이처럼 키루스는 성서의 세계와 인문학의 세계,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이상적인 통치자’의 원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는 힘으로 억누르는 지배자가 아니라, 덕과 관용으로 다스리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3부: 역사의 아이러니,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이제 우리는 다시 21세기의 현실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리고 역사의 가장 쓰라린 아이러니 중 하나와 마주하게 됩니다.

2600년 전, 페르시아의 위대한 왕 키루스는 유대 민족의 해방자이자 구원자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그의 덕분에 고향으로 돌아와 무너진 성전을 재건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구약성서의 저자들이 이방인인 그를 ‘하나님의 목자’, ‘기름 부음 받은 자’라 칭송하며 역사의 중심에 세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키루스의 후예를 자처하는 이란과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은 서로를 ‘악의 축’이라 비난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의 위기 속에 놓여있습니다. 키루스라는 한 인물을, 이란은 ‘위대한 건국의 아버지’로, 이스라엘은 ‘숭고한 해방자’로 동시에 기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같은 영웅을 공유하는 두 민족이 어째서 화해할 수 없는 적이 되었을까요?


이는 우리에게 리더십과 국가의 역할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키루스가 보여준 리더십의 본질은 ‘다름을 존중하는 관용’이었습니다. 그는 정복한 민족을 페르시아인으로 만들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각자의 신을 섬기고, 고유한 문화를 지키며 제국의 틀 안에서 공존하도록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의 제국은 획일적인 통제가 아니라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추구하는 연방 국가에 가까웠습니다.

오늘날 세계는 어떻습니까? 민족, 종교, 이념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외치는 극단주의가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다른 문화를 존중하기보다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배타적인 민족주의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2600년 전 한 위대한 군주가 실천했던 관용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대입니다.

키루스의 이야기는 단순히 흥미로운 옛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향한 거울이자, 미래를 향한 나침반입니다.

맺음말: 우리 시대의 키루스는 어디에 있는가?


<성서와 인문학 산책> 세 번째 여정을 마무리하며, 우리는 한 사람의 위대한 리더십이 어떻게 인류의 역사를 바꾸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키루스 대왕은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진정한 힘은 파괴가 아닌 건설에 있고, 진정한 권위는 지배가 아닌 섬김에 있으며, 진정한 위대함은 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만드는 관용에서 나온다는 것을 말입니다.

분열과 갈등의 소음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키루스가 보여준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을 되새겨 봅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에게, 또 우리 자녀들에게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과연 우리 시대의 키루스는 없는 것일까요? 어쩌면 그 위대한 정신은 거창한 정치가나 영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이웃을 존중하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먼저 손 내미는 우리 평범한 시민들의 마음속에 그 씨앗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는 것, 그것이 바로 키루스 대왕과의 산책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귀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다음 산책길에서 더욱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후기**

《"키루스의교육(키로파에디아)"》은 동양의 논어,맹자와 같은권위를 지녔으며, 2500년간서양의 왕실,귀족층,지식인층의 필독서 이였습니다.동양의'논어' 와는 달리,작은왕국의 키루스 어린시절부터 대제국을 이루기까지 일대기를 다룬 일종의 흥미진진한 정치소설로서( 412 폐이지분량) ,소크라테스의 제자 "크세노폰"이 그리스의 적국 페르시아의 국왕이지만,리더십과 인품을 존경한 나머지, 이책을 저술하게 되었슴니다,

크리스챤들도 ^^구약성경"에서 ' 이스라엘인을 바빌론포로에서 구한 왕' 정도로 박제화된 키루스대왕의 이미지에서~ 이책을 일독한후에는 2400년의 시간을 뛰어너머 살아숨쉬는 생생한 키루스대왕의 실제모습을 볼수 있슴니다, 후대의 세계3대영웅들 뿐만 아니라, 마키야벨리의 군주론에서.... 또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도 이책을 극찬 하고 있슴니다. 자라나는 청소년과,사업을 하시는분들, 인간관계 향상을 정립하시는분들에게 는 훌륭한 책이라 거듭 추천 드림니다.(;일단, 삼국지만큼 재미있슴)

매우 평이하고 쉽게 쓰여 있으며,현재 서양의 전통 명문 고등학교에서는 "리더십배양과 관용정신"의

필수독서목록으로 지정 하고있어, 뉴질랜드의 교민분과 청소년들에게 일독할것을 강력 추천드림니다.

매우 쉽게 읽어 나갈수있는 2400년된 인문학의 고전중의 고전 입니다.( 한국어번역책: "키루스의 교육", 크세노폰 지음/박문제 옮김, " 현대지성" 출판사)



홍영표

연세대 졸업,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M.B.A)

한신대 신대원 M,div 졸업( 신학석사), 

한신대 대학원 박사과정(P.D).

오클랜드 한인회장, 대양주한인회 총연합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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