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역사] 사라진 전설의 해양민족 페니키아(Phoeni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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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역사] 사라진 전설의 해양민족 페니키아(Phoeni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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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12세기... 지중해 청동기 시대는 바다민족에 의해 종말을 맞았다.



아직도 정체가 불분명한 바다민족은 동지중해 지역에서 번영하던 제국들을 멸망시켰다.

이들은 기이하게도 정복이 아닌, 약탈과 파괴만을 일삼다 사라져 버렸고...

그 바람에 수많은 도시들이 불탔고, 교역은 완전히 중단되었다.

그렇게 쑥대밭이 된 땅을 장악한 민족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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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저놈들 설마 바다민족... 해적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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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 어르신 우리가 바다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바다민족은 아닙니다요."


BC 1200여년 경... 현재 가나안 지역은 새로운 이민족들이 석권했다.

이들은 멀리 남동쪽 틸로스와 아라두스라는 섬에서 왔다고 하는데,

이곳은 현재 바레인 지역이었다.

이곳은 페르시아만 해상 교역과 진주채취가 활발했는데,

이곳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지중해 연안까지 진출한 것이었다.

이들이 훗날 페니키아라고 불린 해양민족 집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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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키아 인들은 해양민족답게 배만드는 기술이 몹시 뛰어났다.


사실 페니키아인들은 BC 1200년 이전부터 지중해 지역을 들락이고 있었다.

BC 1400년대 이집트 기록에는 레반트 일대에서 활동하는 페니키아 인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느슨하게나마 파라오의 지배를 받는 이들이라고 적어놓았다.


페니키아 인들은 바다민족이 쓸고 간 땅에 새로이 항구와 도시를 세우고,

배를 만들어 이집트와 소아시아, 그리스까지 활발한 교역에 나섰다.


이들의 항해기술은 매우 뛰어났다.

당시에 이미 별의 운행이나 태양의 각도를 계산해서 항해했으며,

해류의 흐름까지도 살펴서 배를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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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그리스와 로마에서 사용한 갤리선도 페니키아에서 처음 개발했다.



이들은 고향에서 산출되는 진주 뿐만 아니라 청금석과 주석, 염료를 거래했다.

새로 정착한 가나안 지역에서 페니키아 인들이 주목한 상품은 삼나무였다.

레바논의 삼나무는 매우 품질이 좋았으며, 이집트 왕족과 귀족들이 선호했다.

페니키아 인들은 목재 수출 전문 항구를 건설했는데, 이곳이 티레와 비블루스였다.


이렇게 바다를 주름잡고 다니다 보니, 

이집트에서 해군을 양성할때 이들을 고문으로 초빙하기도 했다.

이 중에 페니키아 인들의 능력을 주목한 파라오가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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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니들 항해만렙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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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 폐하. 필요한게 있으시면 말만 하십시오. 세상 끝까지 가서 구해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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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안 그래도 세상끝까지 가봐야 해.

난 우리 케메트(이집트)의 땅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 지 궁금하거든.

니들이 홍해에서 남쪽으로 쭉 내려가서 확인하고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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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 잘못 들었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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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까지 가서 확인해 보라고!

이 대륙이 얼마나 큰지! 미지의 남쪽에는 뭐가 있는지!"



이집트 26왕조의 파라오 네카우 2세는 매우 야심찬 인물이었다.

그는 아시아 정복을 꿈꿨을 뿐만 아니라,

동방과 활발한 교역을 위해 나일강과 홍해를 연결하는 운하도 건설하려 했다.

당연하게도 이 운하 건설은 많은 반대에 부딪쳤는데,

네카우 2세 입장에서는 운하를 건설해야 하는 타당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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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과의 무역만으론 부족하지. 

남방에 진귀한 상품이 있다면 나일-홍해 운하 건설의 명분이 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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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일강은 놔두고 왜 굳이 바다 연안으로 가라는 겁니까?"

그쪽은 저희도 한번도 안 가봐서 리스크도 졸라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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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하고 돌아오면 2배로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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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폐하! 믿고 맡겨주십시오! 확실하게 탐사하고 오겠습니다!"



기원전 600년, 네카우 2세가 고용한 페니키아 탐사대는 홍해를 출발,

아프리카의 뿔을 지나 남쪽 연안을 따라 항해를 했다.

그들은 아프리카 최남단에 도착하였고,

그곳에서 다시 연안을 따라 북으로... 대서양으로 들어섰다.

지브롤터를 지나 북아프리카 일대를 지나 이집트로 귀환하였다.


이들이 탐사에 걸린 기간은 약 3년...

연안을 따라 항해를 하면서 도중에 식량이 떨어지면 정박하고 밭을 갈아 농사도 지었다고 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탐사를 기록으로 남겼지만, 

당대 이집트와 그리스인들은 이를 구라로 여겼다.

그렇게 봤던 이유 중에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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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남쪽으로 계속가니까 해가 북쪽으로 지나가더라고?

이 색히들이 구라를 쳐도 적당히 쳐야지...

이건 거의 신성모독 급이다 이거야!"



헤로도토스는 이 기록 때문에 이 페니키아 뱃놈들이 개구라를 깐다고 여겼다.

하지만 적도를 넘어 남반부로 가면 해가 북쪽으로 지나가는 건 사실이다.

그 때문에 페니키아 인들이 실제 아프리카를 한 바퀴 돈 것은 REAL 사실임이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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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한노라는 카르타고 항해왕은 이들의 항해를 역으로 탐사했다.



BC 5세기, 한노는 60척의 선박과 약 3만의 선원을 이끌고 북서 아프리카 탐사에 나섰다.

그는 탐사 활동 뿐만 아니라 중간 기착지로 도시도 건설하고 신전도 지었다.

그리고 현지에서 채용한 원주민을 앞세워 현재 카메룬 지역까지 둘러보았다.


이 과정에서 한노는 털이 북실북실한 야만 부족과 마주쳐서 그들과 싸웠다고 한다.

생긴게 워낙 해괴해서 한노는 이 야만족의 가죽을 벗겨 가지고 왔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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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가 만난 야만족은 고릴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페니키아 인들이 과감하게 탐사에 나설수 있었던 데는 이전부터 원양 항해에 능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동쪽으로는 인도와 아프가니스탄까지 가서 청금석을 가져왔으며,

지브롤터 너머 브리튼 섬에서 주석을 조달했다.


브리튼 섬에 처음 발딛은 이는 한노 이전에 항해사로 유명한 히밀코라는 인물이었는데,

그의 항해와 관련된 기록에서는 기묘한 부분이 있다.



헤라클레스 기둥(지브롤터) 사이에 사는 주민들은 

그 너머의 바다를 곧잘 항해하곤 했다.

히밀코가 항해하여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바다는 항해하는 데 무려 넉달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바다가 너무 넓어서 바람의 힘으로 배를 나아가게 할수 없었고, 

바닷물은 고요히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또한 여울 사이에 해초들이 튀어 나왔는데, 

그 해초가 마치 덤불처럼 우거져서 배가 걸릴 지경이었다고 한다. 

바닷물은 깊지 않아서 바닥에는 얼마 안되는 물이 간신히 차 있을 뿐이었다. 

바다 생물들이 언제나 여기저기에서 출몰하고, 

느리게 움직이는 배 사이로...(중략)



이 기록을 본 학자들은 히밀코가 현재 바하마 제도 인근을 항해한 게 아닌가 추정한다.

바하마 제도의 얕은 사구가 저 기록에 언급된 것과 비슷하고,

항해에 넉달이나 걸린 점, 중간에 무풍지대가 있는 점, 해초가 무성한 점도 동일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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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카르타고 금화에 신대륙으로 보이는 지도가 새겨져 있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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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문명 유적지에서 발견된 두상. 

생김새가 카르타고 상인과 흡사하다고 한다.



페니키아 인들은 생소한 지역에서는 '침묵의 거래'라는 방식으로 교역을 했다고 한다.

원주민들이 토산품을 가지고 와서 해안에 두고 가면,

페니키아 상인들은 그 가치에 맞는 상품들을 댓가로 남겨두고 떠나는 방식이었다고...

그래서 대서양을 건넌 페니키아 인들이 이런 방식으로 마야인들과 교역했을 거라 보는 학자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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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서 쓰던 갤리선으로 과연 대서양을 건널 수 있는가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아일랜드 성자 브랜단이 코러틀이라는 작은 가죽배로 

대서양 일대를 항해한 적이 있기에 마냥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기도 뭣하다.

20세기에 이 코러틀로 북대서양을 건너 캐나다까지 간 용자들도 있다.



페니키아는 페르시아 제국이 서진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은 레반트 일대를 석권하고 모든 속방으로부터 조공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페니키아 인들이 과거 이집트나 아시리아 등에서 누리던 특권이 사라졌다.


하지만 페니키아에게 가장 큰 타격이었던 건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이었다.

페르시아 해군은 페니키아 인들에게서 충당했는데,

살라미스 해전에서 패전은 페니키아 인들에게 심각한 손실을 안겨주었다.


이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티레를 박 to the 살 내면서

레반트 일대에서 페니키아 인들의 영향력도 크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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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자 페니키아 인들은 본진을 북아프리카 카르타고로 옮겼다.



페니키아 인들은 카르타고를 중심으로 북아프리카와 이베리아일대를 석권하는 제국을 건설했다.

그러나 지중해 패권을 두고 이탈리아를 통일한 신흥국가 로마와 충돌했고...

결국 3차에 걸친 전쟁에서 패하고 로마에 합병된다.


레반트 일대에서도 가늘게 명맥을 이어가는 페니키아 인들이 남아 있었지만,

이들도 결국 로마의 시리아 속주에 통합되었다.

이로서 천년 넘게 바다를 주름잡았던 해양민족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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